정책/뉴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한국 예찬이 예사롭지 않다. 지난 2월 23일 국내 방송의 9시 뉴스는 오바마 대통령 소식을 전하면서 이렇게 시작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오늘(현지시간으로는 2월 22일)도 한국 얘기를 꺼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기준으로 일주일 사이에 세 번이나 한국을 언급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최근에 무슨 말을 했는지 시간 순으로 살펴보자.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 중 30년 만에 처음으로 새 원자력발전소 건설 계획을 발표하면서 한국의 성공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지난 2월 16일 메릴랜드주 랜햄의 한 노조교육센터를 방문해 “현재 세계에서 건립 중인 원전 56기(基) 가운데 21기가 중국, 6기가 한국, 5기가 인도에서 건설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원자력이든 태양광이든 풍력이든 우리가 미래 기술에 투자하는 데 실패하면 이러한 기술을 수입해야 하는 뒤처진 국가가 된다”고 강조했다.
사흘 후인 19일에 또다시 한국을 언급하며 미국인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네바다주를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라스베이거스 상공회의소 회원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외국과의 치열한 경쟁이 이뤄지고 있는 현실을 언급하면서 ‘고속열차 강국’으로 한국을 거론했다.
그로부터 사흘 후인 2월 22일 또 한 번 한국 부모들의 교육열을 예로 들며 미국의 ‘따라 배우기’를 고무했다. 이날 백악관에서 전국의 주지사들을 만난 그는 미국의 경쟁력 강화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지난해 방한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한국의 교육열에 대해 나눈 대화를 다시 거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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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한국을 자주 언급했다. 그는 대선 기간 내내 한국의 자동차 경쟁력을 치켜세우는 발언을 했다. 취임 후에는 특히 한국의 높은 교육열에 대해 여러 번 찬사를 바쳤다.
그는 왜 이렇게 한국을 자주 언급할까. 내면을 들여다보면 그만한 까닭이 있다. 우선 미국이 당면한 과제들에서 유독 한국이 우수한 성과를 올리고 있는 것이 큰 요인이다. 이를테면 미국의 최대 고민거리 중 하나가 교육이다. 미국에는 세계적 명문 대학이 즐비한데 무슨 소리냐고 하겠지만, 그것은 대학에 국한해서 보면 그렇다는 얘기다. 미국은 대학에 가서야 공부를 많이 시키는 시스템이다. 그 전 단계에서는 외국에 비하면 수업 일수도 적고 기초학력도 낮은 편이다.
아닌 게 아니라 미국의 학력 저하는 심각한 수준이다. 현재 미국 공립학교 중에는 중도 퇴학률이 40∼50퍼센트나 되는 학교가 수두룩하고, PISA(학업성취도 국제 비교연구)의 수학, 과학 성적은 선진국 중 하위권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4월 27일 미국 학생의 과학과 수학 능력이 한국 등지의 학생들보다 뒤지고 있다며 과학 연구와 발전을 위해 국내총생산(GDP)의 3퍼센트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세계 최강대국과 경제 강국으로서의 지위를 계속 유지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창출하려면 교육이 최우선 과제이며 한국이 좋은 사례라고 인식하고 있는 셈이다.
원자력, 고속철도, 풍력, 태양광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한국이 앞서가고 있는 것도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자극이 될 만한 대목이다. 원자력의 경우 미국은 지난 30년간 건설을 중단해 원전기술 수준이 후퇴한 반면, 미국에서 기술을 이전받은 한국은 독자적인 기술을 발전시켜 최근 아랍에미리트(UAE) 등 해외에서 초대형 사업 수주를 하는 등 이 분야의 강국으로 떠올랐다. 오바마 대통령에겐 원전기술 분야에서 단시일 내에 경이로운 발전을 이룩한 한국이 좋은 사례로 비쳤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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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는 우리로서는 기분 좋은 대목이다. 하지만 뒤집어 생각하면 유쾌하지 않은 대목도 있다. 한국이라는 나라의 특수성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일본은 이미 오래전부터 선진국이었고 현재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인구 보유국이면서 올해 일본을 뛰어넘고 미국을 바짝 추격할 것이 확실시되는 나라다.
그러나 한국은 미국에서 아직 이미지가 약한 나라다. 대다수의 미국인에게 한국은 한국전쟁과 과격 시위, 태권도 정도의 이미지가 떠오르는 개발도상국쯤에 불과하다. 따라서 오바마 처지에서는 “한국도 저렇게 잘하는데 우리 미국이 이래서야 되겠냐?”며 국민에게 자극을 주기에 한국은 안성맞춤인 나라인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을 자주 언급하는 것은 개인적인 차원의 이유도 있다. 그 자신이 혼혈이어서 이(異)문화에 대해 비교적 개방적인 데다 상원의원 시절인 2001년부터 2004년까지 태권도를 배워 녹색 띠를 따는 등 한국에 대한 이해도가 비교적 높다. 주위에 비중 있는 한인 참모도 적지 않다. 이런 요인과 한국의 국력 상승이 맞물리면서 시너지 효과를 낳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전쟁이 끝난 후 미국 대통령 중 공개석상에서 한국을 이렇게 자주 언급하고 우호적으로 말한 것은 오바마 대통령이 처음이다. 우리로서는 세계 최강대국의 대통령이 한국을 좋게 말하는 것이 물론 기분 좋은 일이다. 한국 이미지 제고에도 도움이 되는 것이 분명하다. 그의 칭찬이 ‘속 빈 강정’이 되지 않도록 실속을 채워나갈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고.
글·박영철(주간조선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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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