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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들, 몸집 줄이고 체질 개선 나서



 

공기업이 매년 ‘수능’처럼 치르는 경영평가에서 1위를 하는 일이 쉽지 않다. 지난해 공기업 경영평가 중 서비스진흥·제조 유형에서 1위를 차지한 한국광물자원공사의 선진화 작업은 다른 공공기관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2008년 7월 취임한 김신종 사장은 취임 직후 본부장 전원과 간부사원 47명 중 44명의 보직을 바꿨다. 간부 중 9명이 팀원으로 강등됐고, 직원 12명이 간부로 발탁됐다. 연공서열보다 능력과 성과가 우선이란 경영철학에 따른 것이다. 올초에는 대리나 과장급이 파견되는 관례를 깨고 최고위급 간부 3명을 해외사업 현장에 파견했다.

한국광물자원공사는 또 비핵심사업 매각 등 정부 공공기관 선진화방안을 적극 이행, 2012년까지 단계적으로 매각하려던 골재사업 출자회사 NRC를 지난해 말 매각하고 매각대금 전액은 해외사업 투자비로 사용됐다.

노조도 달라졌다. 지난해 공사 노조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먼저 임금동결을 선언했으며 공기업 중 처음으로 인사·경영권 침해조항을 삭제하는 등 단체협약을 합리적으로 개선했다. 무분규, 무파업 전통을 이어가며 매년 노사관계 우수기업으로 선정되고 있다. 지난해 임직원들은 자율적으로 임금 중 1∼3퍼센트를 반납해 소외계층을 지원하기도 했다.
 

한국광물자원공사와 같은 우수한 공기업 선진화 사례를 발굴하려는 정부의 관심도 높다. 3월 9일 서울 양재동 aT센터 3층 회의장에서는 기획재정부와 공공기관정책연구센터 주최로 ‘공공기관 선진화 우수 사례 워크숍’이 개최됐다. 이번 워크숍은 공공기관 선진화의 우수 사례를 발표하고, 이를 공유 확산하는 계기를 마련코자 개최됐다. 워크숍에서는 한국토지주택공사와 한국관광공사, 한국거래소, 한국수자원공사, 철도시설공단, 철도공사, 석유공사 등 공기업 선진화 우수 사례가 소개됐다.





 

지난해 10월 한국토지주택공사 초대 사장에 취임한 이지송 사장은 1월 19일 단행한 첫 인사에서 혁신적으로 연공서열을 파괴했다. 1, 2급 직원 80여 명이 임금피크제 시행에 따라 일선에서 물러났다. 대신 26개 부서장과 1백39개 팀장급을 능력 있는 하위직에서 발탁했다.
 

합리적인 인사시스템이 파격인사를 뒷받침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는 각 직급별, 직군별, 출신별 대표자로 구성된 ‘특별인사실무위원회’와 부사장 및 임원진으로 구성된 ‘보임인사추천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투명한 인사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팀장급 이상 상급자가 하급자를 선택하는 ‘인사 드래프트제’를 도입해 지난 1월 경쟁에서 탈락한 2급 간부 4명을 팀원으로 발령했다. 경쟁 탈락자와 평가 부진자는 3차례의 교육과 복귀 기회를 갖게 되며, 이후 심사에서 최종 탈락하면 ‘삼진아웃제’가 적용돼 직권 면직된다.

한국증권선물거래소에서 지난해 2월 개명한 한국거래소는 올 들어 임원의 50퍼센트와 부서장, 팀장 40퍼센트를 교체하는 등 파격적인 인사 쇄신을 단행하고 ‘부하직원 선택제’를 도입해 현장 중심의 인사관리를 하고 있다. 향후 ‘개혁추진단’을 설치해 정원 감축과 간부직 비율 축소, 임금 조정 등 개혁을 지속할 예정.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해 12월 전 직원을 대상으로 연봉제를 확대했다. 2급 이상 간부를 대상으로 연봉제를 실시해온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해 8월 연봉제 확대를 놓고 실시한 찬반 투표에선 반대표가 68퍼센트로 나왔으나 연봉제 대토론회, 대면설득 등을 거쳐 찬반투표를 다시 실시해 77퍼센트 찬성이란 결과를 얻었다.

철도시설공단은 성과연봉제의 적용 대상을 기존의 2급 이상에서 전 직원으로 확대하고 성과연봉 차등폭을 기존의 20퍼센트에서 1백 퍼센트 이상으로 확대함으로써 성과연동형 보수체계를 구축했다. 올 상반기 중 노사 합의를 거쳐 7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철도공사는 지난해 11월 26일부터 12월 3일까지 벌어진 노조의 불법 파업에 대해 ‘무관용의 원칙’을 유지함으로써 법과 원칙에 따른 합리적 노사관계를 구축했다. 석유공사는 지난 2월 4일부터 노조(유니언숍)를 ‘오픈숍’으로 전환해 단체협약을 개선했다. 조합원 의사에 따라 노조 탈퇴가 가능하게 됐고, 조합간부 전보 시 노조의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하는 조항이 삭제됐다.


 글·박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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