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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까지 지진경보 10초로 단축키로






 

2월 25일 서울 동작구 대방동 공군회관. 결혼식이 열리는 주말 외엔 비교적 한산한 이곳에 이례적으로 이만의 환경부 장관과 전병성 기상청장을 비롯해 추미애 의원(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 신영수 의원(국회 국토해양위원회) 등의 정치인과 지진학계, 도시공학계, 산업계 인사들과 방재 관련 기관 관계자들이 몰려들었다. 국내에선 처음으로 한반도의 강진 발생 가능성과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하는 ‘한반도 지진대응 포럼’이 열린 것이다.

이 포럼에선 전문가들의 한반도 내 강진 발생 가능성, 예상 피해 분석과 방재기관들의 지진대책 발표가 이어졌다. 포럼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우선 큰 틀에서 한반도가 더 이상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점에 공감했다. 한반도는 지질학적으로 유라시아판 중간에 위치해 강진의 위험에선 다소 벗어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대적으로 유라시아판과 태평양판이 만나는 경계에 절묘하게 자리한 일본열도는 ‘지겹도록’ 지진 악몽에 시달려왔다.
 

그러나 판 내부 지역이라도 지진을 촉진하는 에너지(응력)가 활성단층, 즉 ‘살아 움직이는’ 단층에 축적되면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최근 주장이다. 단층은 지각운동으로 지층이 끊기면서 생긴 것으로, 지층이 잘려 있어 외부 힘에 취약한 지역이다. 고려대 지구환경과학과 이진한 교수는 “한반도에는 활성단층이 4, 5개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며 “대규모 지진이 수백 년마다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일부 전문가는 지진 관측의 경우 긴 주기의 반복적 움직임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에서 수십 년간 관측된 지진 사례만으로 강진의 가능성을 낮게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홍태경 교수는 “아이티는 약 2백30년 동안 지진이 발생하지 않다가 한 번 터진 게 대형 지진이었다. 지진은 수백 년 가까운 ‘인터벌’을 두고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우리나라가 1978년부터 본격적으로 지진 관측을 시작한 이래 30여 년간 규모 5.0 이상 되는 지진 발생 수가 적다고 해서 앞으로 대형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고 결론 내는 것은 오산”이라고 주의를 환기시켰다.

포럼에 참석한 전북대 지구환경과학과 조봉곤 교수도 ‘지진 연구의 새로운 패러다임과 대응기술’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본격 지진 관측 이전에 기록된 ‘역사’ 지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현시점에서 한반도, 특히 서울과 수도권에 강진이 발생할 경우 예상 피해는 얼마나 될까. 삼성방재연구소 이호준 수석연구원은 ‘대규모 지진 발생 시 피해 규모’ 주제 발표를 통해 “서울과 같이 인구와 고층건물이 좁은 공간 안에 밀집된 대도시의 경우 지진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노화 건축물 붕괴와 화재, 철도·지하철·차량 전복, 하천 제방과 댐 파괴에 따른 지진 수해, 가스·석유·액화천연가스 저장소 누출과 화재, 폭발 등 인적·물적으로 ‘괴멸적’ 피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방재기관 역시 대도시의 막대한 피해를 우려했다. 포럼에 앞서 2월 2일 소방방재청은 경기 광주 남한산성 인근 10킬로미터 지하에 규모 6.3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가정한 상황에서 자체 지진재해 대응시스템의 피해 규모 예측 프로그램을 활용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내놓았다.
 

이에 따르면 서울, 경기 등 전국에서 1천1백6명이 사망하고 2만6천4백5명의 이재민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티 지진 발생(1월 12일) 직후인 1월 18일에는 서울 남서쪽에서 아이티 지진 규모와 비슷한 규모 7.0의 지진이 발생할 경우 전국에서 무려 5만명이 사망하고, 62만1천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한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도 발표했다. 뿐만 아니라 건물도 93만 동이 부서질 것으로 예측됐다.

대규모 지진이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고 국민적 불안감이 증가함에 따라 이번 포럼에서 ‘범정부적 지진방재종합대책’이 발표됐다. 지진방재종합대책은 지난 1월 교육과학기술부, 국방부, 기상청 등 관련 부처가 지진방재종합대책 추진상황 점검 회의를 개최한 뒤 수립된 것으로 8개 분야 25개 과제를 담고 있다.

소방방재청이 발표한 이번 지진방재종합대책은 △인명과 재산 피해 최소화를 위한 국가 내진성능 목표 설정 △지진과 지진해일 관측 및 지진가속도 계측시스템 구축 △지진 관련 지도 제작과 활용 △내진설계 기준 제정과 기존 시설물 내진보강 조치 △해안침수예상도 제작 등 지진해일 대응시스템 구축 △신속 대응과 복구를 위한 지진재해 대응시스템 마련 △지진 관련 종사자 대상 전문교육 △지진 전문인력 확보와 지진재해대책법 개정, 관련 규정 정비 등이다.

한편 지난해 8월 지진조기경보체계 중심의 ‘국가 지진 대응체계 고도화 기본 계획’을 수립한 기상청은 지진 감시기술 발전을 위한 ‘SAFE 비전 2012’ 정책을 선포하고, 지진통보체계 강화를 통한 국가 지진조기경보체계 확립을 중점 추진할 예정이다. 2012년까지 국가지진정보센터를 설립하는 등 국가 지진 감시업무 능력을 제고하고, 지진 분석과 예측 기술 수준을 높이기 위한 연구개발(R&D) 투자도 확대한다.

나아가 현재 85~1백95초가 소요되는 지진속보 발표 시간을 점차 줄여 2015년까지 50초 내, 2020년까지는 10초 내로 단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더불어 지진 관측 자료 및 정보의 활용 가치를 높이기 위해 국가지진종합정보시스템(NECIS)도 구축할 계획이다.
 

글·유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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