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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 선종 1년… 장기기증 서약자 크게 늘어






 

최근 고등학교를 졸업한 김정수(18·경기 고양시) 군은 지난 1월 사망 및 뇌사 시 장기기증을 서약했다. 동기는 단순했다.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게 행복해서’다.

“올 초 난생처음으로 헌혈을 해봤는데, 남을 위해 뭔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이 그토록 기분 좋은 일이라는 걸 그때 처음 깨달았어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더 없을까 생각하다가 장기기증을 떠올렸지요. 그래서 당장 절차를 알아보고 서약을 했어요.”

김 군의 서약은 주변에도 영향을 미쳤다. 처음엔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해보라”며 말리던 김 군의 아버지는 결국 아들에게 설득되어 기증 서약을 했다. 김 군의 장기기증 사실을 들은 친구들 역시 장기기증에 마음이 기울고 있다. 한 사람의 서약이 여러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선종한 고 김수환 추기경의 각막기증이 그러했다. 보건복지가족부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이하 관리센터)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장기기증을 희망한 사람은 18만5천46명. 2008년 7만4천8백41명의 2.4배에 이르고 2000년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이래 최대 수치다. 해마다 증가 추세이던 장기기증 희망자는 2006년 9만여 명을 정점으로 약간 감소하기 시작했지만, 지난해 김 추기경의 각막기증이 생명나눔 운동에 다시금 불을 붙인 것이다. “장기기증 문화가 확산되는 데는 사회지도층 인사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게 관리센터 정흥수 과장의 말이다.

이렇듯 우리나라에 장기기증 문화가 뿌리를 내려가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장기기증을 희망한 사람은 59만3천6백79명. 관리센터가 집계를 시작한 2000년의 4만6천9백38명에 비해 12.6배나 된다. 생존 시 장기기증도 크게 늘었다. 생존해 있을 때 이식하는 장기로는 신장, 간, 골수 등이 있는데 그중 골수를 기증하겠다는 등록자는 2000년 4만2천5백90명에서 지난해 말 18만8천7백22명으로 증가했다.
 

장기기증 희망자가 늘면서 이식 수술 건수도 수직 상승했다. 2000년 1천3백6건이던 것이 2005년 2천86건, 2009년 3천51건으로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말까지 모두 2만1천5백1건의 장기이식이 이뤄졌다. 뇌사 장기기증을 통한 이식수술도 10년 만에 5배로 늘었다. 2000년 52명의 기증에 따라 2백33건의 이식수술이 시행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뇌사자 2백61명의 기증에 1천1백35건의 장기이식 수술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지금도 장기기증을 기다리며 애타게 도움의 손길을 찾는 이들이 많다. 지난해 말 현재 장기이식 대기자는 신장 8천4백88명, 간 3천5백1명, 골수 3천4백26명, 각막 1천97명 등 모두 1만7천55명이다. 관리센터 정흥수 과장은 “한 사람이 뇌사상태에서 장기를 기증할 경우 9개의 장기를 새로운 생명에 옮겨 심을 수 있다”며 더 많은 사람들이 장기기증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촉구했다.


글·김정희 객원기자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 Tel 02-2277-9950, 9952 www.konos.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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