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한·인도 정상회담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



 

가야 시조 김수로왕의 왕비인 허왕후의 출신국이자 신라 스님 혜초가 고생 끝에 찾은 천축국이 바로 인도다. 거리는 멀지만 이처럼 역사적 인연이 적지 않은 인도를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은 1월 25일 인도 총리실에서 만모한 싱 총리와 한·인도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 데 합의했다. 한·인도 관계는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인도 방문 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장기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설정된 바 있다.

양국 정상은 두 나라 사이에 공고한 정치·안보협력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양국 외교차관을 수석대표로 하는 ‘외교안보대화’를 신설하기로 했으며, 올 상반기 중 ‘방산군수공동위원회’를 개최하는 등 국방군수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두 정상은 또 지난 1월 1일부터 한국과 인도의 포괄적 경제협력협정(CEPA)이 발효된 것을 환영하고 향후 CEPA의 원활한 이행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CEPA는 상품·서비스 교역, 투자, 경제협력 등 전반적인 경제교류를 포괄하는 협정으로 자유무역협정(FTA)과 동일한 효력을 지닌다. 한마디로 무역자유화를 강조하는 FTA보다 더 넓은 의미의 FTA다. 인도는 아직 유럽연합(EU), 중국, 일본과는 자유무역협정을 맺고 있지 않아 한국으로서는 인도 시장을 ‘선점’하게 된 셈이다.
 

아울러 두 나라 정상은 양국 간 경제·통상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새로운 비전으로 ‘양국 교역액을 2014년까지 3백억 달러로 증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인도 교역 규모는 2002년 26억 달러→2004년 55억 달러→2008년 1백56억 달러→2009년 1백14억 달러(추정)로 급증하는 추세.

이 대통령은 외국인 투자 유치에 적극적인 인도 정부의 정책을 높이 평가하고, 인도에 진출한 3백80여 우리 기업의 투자 및 기업 환경이 더욱 개선되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요청했다. 싱 총리는 한국 기업의 대(對)인도 투자가 더욱 활성화되기를 기대했으며, 인도 내 한국 기업의 애로사항 해소를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두 정상은 양국이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정보기술(IT)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분야의 상호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하고 소프트웨어 투자 확대, 인력교류 등 협력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더불어 에너지 안보와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 원자력 에너지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양국 간 원자력 협력 확대 방안을 협의했다. 이와 관련, 이명박 대통령은 향후 인도 내 원전 건설사업에 우리 업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인도 정부의 협조를 요청했다.

정상회담을 마친 두 나라 정상은 한·인도 양국 관계의 실질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또한 정상회담 직후 △한·인도 수형자 이송 조약 △IT 협력 양해각서(MOU) △과학기술 협력 프로그램 △우주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협력 MOU 등 주요 협정 및 MOU 서명식을 가졌다.
 

한편 이 대통령 내외는 정상회담 다음 날인 1월 26일 인도 독립을 기념하는 최대 국경일인 ‘리퍼블릭 데이(Republic Day)’ 행사에 ‘주빈(Chief Guest)’ 자격으로 참석했다. 인도는 1975년 이후 외국의 국가 또는 정부 수반을 리퍼블릭 데이 행사 주빈으로 초청해 왔는데, 인도 독립 60주년을 맞는 특별한 올해 이 대통령을 초청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이전부터 인도와 ‘특별한 사이’이기도 하다. 서울시장 퇴임 이후 인도를 찾은 이 대통령은 ‘인도의 실리콘밸리’라는 방갈로르를 방문했으며, 당시 인도 경제인연합회 연설에서 “한·인도 간 자유무역협정을 하루빨리 체결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인도 방문 전 녹음한 제33차 라디오·인터넷 연설(1월 25일 방송)에서 “유럽연합, 동남아국가연합(ASEAN)과 맺은 FTA에 이어 인도와의 CEPA로 일자리가 늘고 수출이 증가하는 등 우리 경제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란 기대를 밝혔다. 대통령은 이어 “아시아는 지구촌의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이번 인도 순방은 신아시아 외교에 방점(傍點)을 찍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대통령의 이번 순방 일정에 대통령의 장녀와 손녀가 동반한 데 대해 청와대 김은혜 대변인은 “인도 측으로부터 비공식적인 가족 동반 요청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동행 가족의 경비는 자비로 부담하며 2008년 페루 방문 때도 딸이 동행했고, 역시 자비 부담이었다는 설명이다. 김 대변인은 “정상외교에서 대통령의 가족 동반은 국제관례에서 벗어나는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2008년 한국, 중국 등을 순방할 때는 딸은 물론 동생 부부까지 동행했고, 지난해 11월 한국을 방문한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은 노모와 함께였다. 1979년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도 한일 순방 때 부인과 딸을 동반한 바 있다.
 

글·박경아 기자





지금 정책주간지 'K-공감' 뉴스레터를 구독하시고,
이메일로 다양한 소식을 받아보세요.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