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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경인년 호랑이해가 밝았습니다. 오늘 출근길에 고생이 많으셨겠습니다만, 그래도 하얀 눈이 온 세상을 뒤덮는 것을 보니 새해의 시작을 축복하는 듯합니다. 국민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새해 첫 출근날인 1월 4일. 이명박 대통령은 TV와 라디오로 생중계된 신년 국정연설의 서두를 새해 인사와 함께 시작했다. 대통령은 이어 2009년 우리나라의 ‘2대 경사’인 G20 정상회의 2010년 개최 유치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 수주 당시의 감격을 회고하며 “2009년, 우리가 얻은 것은 자신감”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많은 사람들이 대외 의존형인 한국경제가 금융위기에 가장 취약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세계에서 경제위기를 가장 잘 극복한 나라로 꼽히고 있다. 우리 기업들은 위기 속에서 오히려 해외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면서 우리나라 수출이 세계 9위로 올라선 것을 축하했다. 또 인도와 유럽연합(EU) 등 거대 시장과 잇따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는 등 전 세계 시장의 약 3분의 2와 자유무역협정을 맺게 된 것도 2009년의 의미 있는 성과로 언급했다. 또 노사가 일자리를 나누고 공무원도 임금 동결을 감내하는 등 온 국민이 위기 극복에 앞장선 것이 자랑스럽다는 감회를 밝혔다.

이어 대통령은 2010년 한국이 거대한 변화의 물결 한가운데 있다며 새로운 세계 질서를 주도하는 나라가 돼야 할 이유를 설명했다. “지금 세계는 구질서가 해체되고 신질서가 등장하고 있다. 금융위기로 촉발된 세계경제의 위기와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 환경의 위기가 신질서를 재촉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금융위기를 경험하면서 세계는 ‘공멸이 아니라 공생이 가능한 경제’, ‘탐욕이 아니라 윤리가 살아 있는 시장경제’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으며, 일부 선진국이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선진국과 신흥국이 머리를 맞대고 문제를 푸는 새로운 경제 질서를 요구하고 있다. G20는 이러한 세계의 열망이 응축된 새로운 국제기구”라고 말했다.

또 녹색산업 강국을 겨냥한 한국의 발전 전략도 제시했다. 2009년 코펜하겐 기후회의에서 이 대통령이 제안한 ‘Me First’, 즉 ‘나부터 실천하자’는 “기후변화에 선제적이고 근원적으로 대처하는 것”으로 “녹색산업 강국을 겨냥한 한국 정부의 발전 전략”이라고 소개했다. 이런 의미에서 UAE 원전 수출은 저탄소 녹색성장을 우선적 가치로 삼는 우리 정부의 성과이자 세계의 비전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나라가 2009년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개발원조위원회(DAC) 회원국이 됨으로써 “세계 최초로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대한민국으로 바뀌었다”며 세계에 대한 우리의 책임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은 이어 국민들의 관심이 높은 새해 국정운영 기조를 밝혔다. 새해 국정을 “시야는 넓게, 일은 탄탄하게” 수행하겠다면서, 2010년이 실질적인 선진 일류국가의 기초를 확실히 닦는 해가 되도록 하기 위한 ‘3대 국정운영 기조’와 ‘5대 핵심 과제’를 제시했다.
 

3대 국정운영 기조에 대해서는 △글로벌 외교를 더욱 강화하고 △경제 활력을 높이면서 선진화 개혁에 박차를 가하며 △친서민 중도실용의 정책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런 기조 아래 5대 핵심 국정과제로 △일자리 창출 △교육개혁 △지역발전 △정치 선진화 △전방위 외교 및 남북관계 변화에 주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대통령은 정부의 첫 번째 국정과제가 경제를 살리는 것이라며, 그 핵심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라고 요약했다. 이어서 “더 많은 일자리, 더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올해 우리 정부를 ‘일자리 정부’로 자리매김하겠다”고 강조했다. 구체적 방안으로는 경기회복이 일자리 창출로 선순환될 수 있도록 대통령이 매달 ‘국가고용전략회의’를 열어 일자리 정책을 발굴하고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또 “서비스산업을 진흥하고, 혁신 중소기업을 육성하겠으며, 노동력 수요 공급의 불일치를 해소하기 위한 통합정보망을 구축하고 직업훈련 체제를 혁신하겠다”는 대책을 내놓았다.

창의적인 인재 육성과 공교육 정상화, 사교육비 절감을 목표로 하는 교육개혁안도 밝혔다. 대통령은 대학입시 자율화, 기숙형 고등학교 및 마이스터 고등학교, 취업후 학자금 상환제도(ICL) 등을 언급하며 새해에는 국민들에게 믿음이 가는 교육개혁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지역발전 정책에 대해서는 “각 지역의 발전 전략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지방에서도 경제회복이 피부로 느껴질 수 있도록 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산업 육성, 인재 양성, 인프라 확충, 정주여건 개선 등에 5년간 1백조원 수준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전국 72개 시군구를 지나는 4대강 사업에 대해서는 “지역의 일자리와 소득 창출을 위한 획기적 전기가 될 수 있도록 지역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 반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치개혁과 노사문화 선진화 방안도 제시했다. 올해를 정치개혁과 선진 노사문화 정착의 해로 삼고 성숙한 정치 문화 개혁, 법질서 확립, 배타적 지역주의 완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것이다.

대내외 외교정책 기조도 제시됐다. 대통령은 올해 우리나라의 G20 정상회의 개최가 ‘더 큰 대한민국’으로 갈 수 있는 좋은 계기라며, G20 정상회의를 통해 “세계경제를 빨리 회복시킴과 동시에 최빈국을 지원하고, 신흥국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며, 국제통화기금(IMF)이나 세계은행을 포함한 세계 금융질서의 개혁도 의미 있는 성과를 내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외적으로는 한미관계를 공고히 함과 동시에 새해에는 한중일 관계를 긴밀히 하면서 신아시아 외교, 아프리카 외교에도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국제사회에서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공적개발원조(ODA) 확대와 유엔평화유지군(PKO) 참여, 아프가니스탄 평화유지 활동 확대도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특히 올해 남북관계에도 새로운 전기를 만들어야 한다며, 북한이 조속히 6자 회담에 복귀하기를 촉구했다. 이로써 “한반도 비핵화가 진전되고 본격적인 남북 협력의 물꼬가 트이기를 기대한다”며 “우선 남과 북 사이에 상시적인 대화를 위한 기구가 마련돼야 하며, 북한도 진정으로 마음을 열고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서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6·25전쟁 60년이 되는 올해 북한과 대화를 통해 북한에 묻혀 있는 국군 용사들의 유해 발굴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일로영일(一勞永逸·지금의 노고를 통해 오랫동안 안락을 누림)’의 자세로 일하겠다며 신년 국정연설을 마무리했다. 일로영일은 중국 북위의 농업서적 <제민요술(齊民要術)>에 나오는 사자성어로 “재임 중 헌신을 다해 다음 정부, 다음 세대에 선진 일류국가를 물려주자는 대통령의 각오가 담긴 것”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글·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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