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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대통령입니다. 여러분이 이 방송을 들을 때쯤이면 저는 모래바람이 부는 아랍에미리트에서 큰 성과를 거두고 귀국 비행기 안에 있을 것입니다….”

지난 12월 28일 방송된 이명박 대통령의 라디오·인터넷 연설은 귀에 익은 대통령의 인사말에 이어 아랍에미리트연합 원전 수주 이야기로 이어졌다. 2008년 10월 13일 첫 라디오·인터넷 연설을 시작한 대통령은 2주일에 한 번씩 나라 정책과 대통령의 생각을 직접 육성으로 국민에게 전해주고 있다.

‘2010년은 국운융성의 해가 될 것입니다’라는 제목의 연설에서 대통령은 “역사상 첫 원자력발전소 수출은 정부와 많은 기업이 함께 노력한 덕분이기도 하지만 천운이자 국운이기도 하다”며 “한 해를 마무리하며 이런 기쁜 소식을 국민 여러분과 함께할 수 있어서 이 이상 기쁠 수가 없다”는 감회를 털어놓았다.

이날 연설에서 대통령은 각계각층 국민과 함께였다. 대통령은 먼저 자신의 위치에서 소임을 다하고 있는 국민들을 소개했다.

“노동은 고되지만 시민들이 기분 좋게 지나는 모습을 볼 때면 보람과 자부심을 느낀다”는 환경미화원 김근식 씨, “국제구조활동에 참여하며 이 활동이 전 세계로부터 존경을 받을 수 있는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실감했다”는 119국제구조대 황웅재 대원, “내년에도 완벽한 치안 유지에 힘쓰겠다”는 안양경찰서 봉유종 경찰관.






 

“모로코에서의 봉사활동을 통해 대한민국의 위상과 가치,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사실에 자부심과 긍지를 느꼈다”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 해외봉사자 강승원 씨와 “대한민국 대표라는 자부심으로 세계 평화유지군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다”는 동명부대원 박철 상사도 있다.

이들의 목소리를 전하며 대통령은 “국민들이 이처럼 자신의 위치에서 소임을 다하고 있어 항상 마음 든든하다”고 감사했다.

대통령은 소말리아에 파병근무 중인 이환욱 하사 부자의 이야기도 소개했다. 군무원 출신인 이 하사 부친은 암으로 사망하기 전 아들에게 자신의 죽음을 알리지 말아달라는 유언을 남겼고, 인도양 바다 위에서 이 소식을 접한 아들은 귀국 권유도 사양한 채 부친의 뜻을 따라 임무 수행 중이라는 감동적인 이야기다.

대통령은 “모두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헌신하는 그 마음을 통해 진정한 사랑, 용기, 애국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고 숙연해했다.
 

얼마 전 대통령이 나눔봉사가족을 초청한 자리에서 만난 김수자 씨 이야기는 “또 다른 하나의 아름다운 사연”으로 소개됐다.

광주 화정동에서 김밥 장사를 하는 김 씨는 결혼 후 수십 번 이사를 다녀 작아도 내 집에서 사는 게 소원이었고, 만일 소원을 이루면 평생 남을 돕고 살겠다는 결심을 했다. 드디어 1995년 집을 장만한 김 씨는 결심대로 장기기증을 하고 한 달 수입 1백만원 중 70만원을 기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양한 서민들의 목소리도 전해졌다.

4대가 살고 있는 대가족의 며느리이자 두 아이 엄마인 이세윤 씨. 그는 남편이 교통사고를 당한 후 생활고에 시달리다 미소금융에서 무담보로 2천만원을 대출 받아 경기 김포시에서 분식점을 운영하며 “일하는 것 자체가 행복”이라고 말했다.

경기 구리시장 상인인 이명자 씨는 “불황에다 대형마트 등에 치여 전통시장에서 장사하기 어려웠지만 정부 관심 덕분에 버텨냈다”면서 “얼마나 도움이 될까 반신반의했던 전통시장 상품권도 사용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신창전기에 근무하는 전영희 씨는 “올해 우리 회사도 무척 어려웠지만 노사가 서로 조금씩 양보한 덕분에 직원 해고 없이 회사에 잘 다니고 있다”며 내년에는 더 활기찬 회사가 되기를 기대했다.

대통령은 이에 대해 “국민 여러분 정말 많이 힘드셨다”고 위로하고 “저와 정부 역시 비상경제정부를 선포하고 위기 극복과 미래 준비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서민들이 경제회복을 체감할 때까지,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비상경제정부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든 국민들의 관심사인 일자리와 교육도 빠지지 않았다.

서울여대 4학년 이은영(언론영상학부) 씨는 “2010년 2월 졸업을 앞두고 취업 준비를 하고 있으나 취업이 쉽게 될지 걱정된다”고 했다. 중국에서 한국으로 시집 온 ‘6년차 한국 며느리’ 유진화 씨는 “결혼이민자뿐 아니라 그들의 자녀까지 차별하거나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호소했다.

희망적인 사연도 있었다. 부모님이 편찮으셔서 사교육 한번 받은 적 없지만 입학사정관제 덕분에 포스텍에 입학한 조현태(원주 대성고 3학년) 군은 “가정형편이 어려워도 열심히만 하면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다는 사실에 기쁘다. 이런 제도가 더 확대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경기 용인시의 세 자녀 엄마인 유선미 씨는 “요즘 정부의 서민지원정책 덕분에 걱정보다 희망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대통령은 이들의 목소리를 전하고 “저 역시 일자리와 교육문제가 가장 역점을 두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며 새해에는 입학사정관제의 참뜻을 살려나가고 다른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대한민국이 되어 국격을 올려나갈 것을 다짐했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아침에 눈을 뜨면, 연탄 때는 서민들이 또 어려워지겠구나 걱정이 되면서도 따뜻한 국물을 파는 노점상들은 좀 장사가 나아지지 않을까, 그렇게도 생각합니다.”

이렇게 여러 국민의 입장을 헤아리려 애쓴 대통령은 “지난 1년 국민 앞에선 낙관적이고 밝은 모습을 보이고자 노력했지만 제 속마음은 답답하고 어려웠다”고 털어놓으며 새해 인사로 연설을 마무리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올 한 해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새해에는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글·박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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