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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목고 바로잡고 일반고 수준 높인다


 

그동안 국민의 허리를 휘게 만들었던 사교육 범람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외국어고 등 특목고의 입학전형이 공교육에서 소화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것이 하나고, 또 하나는 일반계 고등학교의 공교육이 학생과 학부모의 눈에 차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특목고 제도를 바로잡고, 상대적으로 떨어진 일반계 고등학교의 교육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12월 10일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고등학교 선진화를 위한 입학제도 및 체제 개편 방안’은 이 두 가지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두루 담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공교육 강화를 전제로 학교 간 실질적인 교육경쟁을 유도해 전체 학생들의 학습능력을 높이겠다는 게 눈길을 끈다.

교육과학기술부 성삼제 학교제도기획과장은 “이번 방안은 교육과학기술부의 위탁을 받아 수행한 정책연구와 공청회 등을 통해 사회 각계의 여론을 수렴하여 수립됐다”고 밝혔다. 그만큼 오랫동안 준비해왔다는 뜻이다. ‘고등학교 선진화를 위한 입학제도 및 체제 개편 방안’에서 일반 고교 체제 개편에 관한 주요 내용을 살펴본다.







 

학년에 관계없이 고교 졸업 기준에 따라 학생이 수준별로 다양하게 교과를 선택해 학점을 취득하는 ‘무학년제·학점제’가 도입된다. 특히 영어, 수학 교육과정은 10~15단계로 구성해 각 단계별로 일정 수준에 도달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가도록 하는 세부 영역별 ‘국가 학업성취 수준’을 설정해 운영한다.

이때 우수 학생은 수월성 교육이 최대한 이뤄질 수 있도록 수준별 학습을 지원하고, 뒤처지는 학생은 최소 수준에서 맞춤형 교육을 실시해 학습능력을 향상시키도록 할 계획이다. 이 제도는 자율형 공립고, 자율형 사립고에서 우선 시행하고 일반계 고등학교는 시범 적용 후 확대 추진할 방침이다.

또한 고등학교 졸업요건으로 출석일수 외에 반드시 이수해야 할 최소 필수과목(국어, 수학, 과학 등)과 성취 수준을 정해 국가에서 설정한 최소 수준을 통과해야만 졸업할 수 있도록 하는 ‘고교 졸업요건제’를 실시한다. 뒤처지는 학생이 없도록 해 전반적인 고등학교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다.

아울러 영어, 수학, 과학 과목 성적 최상위권 학생들에게 최상 단계의 학습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고등학교 대학과정(Highschool College)’을 도입한다. 최상 단계의 영어 수업은 영어 전용을 원칙으로 운영하고, 강좌 수강생이 일정 수 이하일 경우 거점학교에서 실시할 예정이다.

또한 우수한 고등학생이 방학 중에 대학 수준의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대학입학 후에 학점으로 인정받는 ‘대학과목 선이수제도(University-Level Program)’를 확대한다. 학교장이 선이수 과목, 학업성취 수준을 고려해 추천서를 발급하고 대학별 자율 심사로 대상자를 선정한다. 대학과목 선이수제도 교육과정의 질을 관리하면서 참여 대학과 지역을 확대 추진할 계획이다.
 

일반계 고등학교 중에서 과학·수학, 영어, 예술·체육 등 특정 교과의 교육과정을 중점 강화하는 교과 중점학교를 확대 운영한다.

‘과학 중점학교’는 심도 있는 과학지식을 겸비한 우수 인재 육성을 위한 것으로, 과학·수학 교과 특성에 적합한 교육시설을 갖추고 과학중점과정을 운영하고자 희망하는 일반계고를 2012년까지 1백 개교를 지정(현재 53개교)한다.

‘영어 중점학교’는 영어과 교육과정의 자율적 운영 및 회화 중심의 수준별 수업 등을 통해 영어 의사소통 능력 신장을 도모하는 것이 목표인 학교다. 2010년까지 50개교, 2012년까지 1백 개교로 확대한다.

예술·체육에 흥미와 관심이 있는 학생들을 위한 ‘예술·체육 중점학교’는 교육과정 및 학교운영의 자율성을 확대한다. 2010년에 30개교 내외를 지정하고 추후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교과 중점학교는 시도교육청이 정한 일반계 고교의 선발 방식에 따라 신입생을 선발한다. 평준화 지역인 경우 선지원 후추첨 방식으로 학교를 배정하는데, 해당 학교는 내신성적 등의 기준을 정해 지원자격을 제한하거나 배정할 수 없다.







 

현재 복잡하게 구성돼 있는 고교 유형과 체제를 일반계고, 특성화고, 특목고, 자율고로 단순화하고 교육 프로그램의 다양화를 통해 학교교육의 선택권을 확대한다. 전문계고, 전문계특목고, 직업교육 특성화고는 ‘특성화고’로 유형을 단일화한다. 특목고는 설립 목적이 분명한 ‘과학고’ ‘외고’ ‘국제고’ ‘예술·체육고’만 존치하고, 여기에 ‘기술영재 육성’을 위한 마이스터고(산업수요 맞춤형 고교)를 추가한다. 자율형 공립고, 자율형 사립고, 기숙형 고교를 포함하는 새로운 고교 유형으로 ‘자율고’를 신설한다.

고입 전형 일정이 시도별로 한 달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을 해소하기 위해 시도별 고입 전·후기 전형일정을 같은 시기로 조정해 2011학년도 입시부터 전국적으로 시행한다.

또한 학생들의 실질적인 학교선택권 제한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 현행 법령상 고등학교 입학전형은 학교 유형별로 마이스터고, 전문계고, 특목고, 특성화고, 예체능고, 자율(립)형 사립고는 전기, 그 밖의 학교는 후기로 구분돼 있다. 학생은 전·후기 학교 가운데 각각 한 개 학교를 선택하도록 규정돼 있다.

이러한 획일적인 구분은 특목고 등이 우수 학생을 선점하게 만들어 학교 간 균형적인 발전을 제한해왔다. 또한 학생의 학교선택권을 제한한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특히 전문계열 학교인 마이스터고, 특성화고, 전문계고는 모두 전기에 해당해 여기서 선발되지 않은 학생은 일반계고로 진학해야 해 학생의 적성과 소질에 따라 학교를 선택하는 데 제약이 돼왔다.

개편안은 전·후기 학교 구분을 가·나·다 학교군으로 재편해 학생이 가·나·다 학교군에 속해 있는 학교 가운데 하나씩 순차적 또는 병렬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아래 표 참조). 학생은 최대 3개교까지 학교 선택권을 확대하고, 학교 간 경쟁력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 학교군 개편은 중·장기적으로 검토해 시행할 예정인데 전문계고, 예술·체육고에 우선적으로 적용하고 일반계고는 비평준화 지역이나 도지역부터 신청을 받아 추진할 방침이다.
 

글·최호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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