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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호>유종상 저출산·고령화대책 연석회의 지원단 단장

[SET_IMAGE]2,original,center[/SET_IMAGE] ‘함께 키워요, 함께 나눠요.’ 저출산·고령화대책 연석회의가 공모를 통해 채택한 슬로건이다. 음미해 볼수록 잘된 구호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연석회의는 참여주체 모두가 ‘키우고’ 이해를 ‘나눠야’ 성공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국가적 과제에 대한 사회협약을 준비하기 위해 이해찬 전 총리가 태스크포스(T/F) 팀을 구성하고, 필자가 실무책임을 맡은 것은 지난해 11월. 유사한 기구가 드문 터라 과연 가능한 일인가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이 전 총리의 지속적인 독려와 문제해결 노력, 그리고 새로운 시도를 성공시켜 보자는 팀원의 열의로 이를 극복할 수 있었다. 연석회의의 의미, 운영방법, 논의 의제 등에 대해 노동·여성·종교·시민단체·학계·경제계 모두 각자의 입장에서만 이 문제를 바라보니 출발은 쉽지 않았다. 워낙 입장차가 컸기에 의제 선정부터 난항을 거듭했다. 몇 가지 거론된 사안 가운데 우리사회 전체가 당면한 사안임에도 그동안 간과됐던 저출산·고령화 문제가 첫 의제로 채택된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결코 평탄하지 않았던 준비 기간 끝에 올 1월 사회 각 분야 대표자가 모였다. 한자리에 모이기는 했지만 저마다의 생각이 크게 달라 이렇게 모인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 아니냐고 서로 격려하면서 조심스럽게 구체적 논의를 진행해 나갔다. 하지만 ‘저출산·고령화’가 우리사회의 최대 현안이라는 공감대에도 불구하고, 해결방법에서는 국가의 역할을 강조하는 측과 각계가 조금씩 역할을 하자는 입장, 특히 기업은 부담을 떠맡을지 모른다는 피해의식 등 입장 차이가 커서 구체적 대안 논의과정에서 격론과 고성이 오갈 정도로 위기도 몇 차례 있었다. 실무위원회 진행을 책임진 필자로서도 국가부담을 생각할 때 일부 노동·시민단체의 일방적인 요구에는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럴 때마다 회의장에서 결코 큰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서도 실행 측면에선 가장 구체성이 있는 종교계·노인회 등 일부 위원들의 묵직한 태도가 큰 버팀목이 됐다는 것을 밝히고 싶다. 각 참여주체도 일단 논의가 진행되고 목표시한을 정하자 결론을 도출해야 한다는 인식을 같이하게 됐다. 자기주장을 접고 상대를 이해하는 태도를 가지게 된 것은 앞으로 우리사회가 직면한 각종 문제를 논의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8개월의 산고 끝에 지난 6월 20일 ‘저출산·고령화대책 사회협약’이 체결됐다. 구체적 실천에 대한 합의보다는 선언적 의미가 강하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공보육시설 이용 아동수 30% 목표 설정과 임금체계와 연동된 정년제도 개선 의제를 협약문에 넣은 것은 획기적 성과로 꼽을 수 있다. 이번 사회협약 체결이 자신들의 정체성과 권익을 위해 목소리를 높여야 했던 투쟁시대의 종언을 고하고, 양보와 타협으로 ‘함께하는 성숙한 시대’의 도래를 알리는 종소리라고 깊이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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