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제18호>정부 부처 정책홍보관리실 본격 출범

[SET_IMAGE]2,original,center[/SET_IMAGE] [SET_IMAGE]3,original,center[/SET_IMAGE] 정부의 정책홍보가 혁명적 변화를 맞고 있다. 혁명적 변화의 핵심은 ‘사후 수습형 홍보, 공급자 중심의 일방적 홍보’를 지양하고 ‘사전 기획성 홍보, 수용자 중심의 쌍방향 홍보’를 지향한다는 데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난 4월 전 정부 부처별로 직제 개편을 단행했다. 정책홍보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각 부처의 기획관리실과 공보관실을 정책홍보관리실로 통합한 것이다. 기획관리실장은 정책홍보관리실장으로, 공보관은 홍보관리관으로 그 명칭을 변경했다. 이 변화가 홍보정책의 ‘혁명’으로 불리는 이유는 단순한 직제 개편을 훨씬 뛰어넘는 ‘본질적 변화’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핵심은 노 대통령의 그간의 발언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노 대통령은 지난 5월20일 청와대에서 열린 각 부처 정책홍보관리실장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국민이 너무 많이 알아 곤란한 경우는 없다. 문제는 국민이 정책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경우다. 공개가 최선의 홍보다.” 노 대통령의 이런 홍보 철학에서 나온 것이‘정책은 바로 홍보’라는 발언이다. 노 대통령은 이날 이렇게 말을 이어 갔다. “이제 힘의 원천이 국민의 동의에 있다. 그러려면 우선 정책의 품질이 좋아야 한다. 정책 자체가 좋은 정책이어야 지지를 받을 수 있고 일시적으로 저항에 부닥치더라도 차츰 설득력을 갖게 된다. 국민이 실제 도움이 되도록 찾아가는 홍보, 그래서 국민이 잘못 이해하는 것을 바로 알게 해주는 것,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해주는 것이 홍보다. 나는 지도자이고 너희는 백성이라는 인식은 독재시대에나 가능한 일이다.” 이어 노 대통령은 “참여정부를 위해 홍보하려고 하지 말라”고 못을 박은 뒤, 이를 위한 “효율적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청와대의 이날 행사는 ‘참여정부식 정책홍보’의 본격적 서막을 알리는 것이었다. 장관급 부처의 정책홍보 책임자가 그전까지는 국장급인 공보관이었지만, 정책홍보관리실장은 차관보급(1급)으로 격상됐다. 정책홍보관리실장은 각 부·처·청에서 정무직인 장·차관을 제외한 직업공무원 중에서는 ‘넘버 원’의 요직으로 꼽힐 만큼 위상도 높아졌다. [B]홍보는 고객의 공감 필요, 국민의 사랑 받아야[/B] 정부의 정책홍보 주무부처인 국정홍보처는 정부 정책홍보의 대혁신을 위해 지난해부터 물밑작업을 추진했다. 지난해 4∼5월에는 국내외 홍보 전문가를 초청해 정책홍보 혁신 방안에 대해 무려 1달간의 학습과 토론을 진행했다. 당시 세미나에서 대한민국 최고 기업의 한 홍보책임자는 이렇게 말해 참석자들을 감동시켰다. “홍보활동을 공보활동이나 판촉활동과 혼동하지 말라. 공보는 ‘Follow Me(나를 따르라)’의 개념이다. 권위주의 시절의 정치지도자나 정부당국자 또는 군대에서나 통할 만하다. 판촉은 ‘Buy Me(나를 또는 내 것을 사라)’의 개념이다. 그야말로 물건을 하나라도 더 팔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일방적 판매 촉진 활동이다. 반면 홍보는 ‘Love Me(나를 사랑해 줘요)’의 개념이다. 홍보는 고객의 공감이 절대 필요하다. 정부가 정책홍보를 잘하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국민으로부터 사랑받을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그간 참여정부는 과거 정부와는 아주 다른 개념으로 정책 홍보에 접근했다. 그 차이점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고객 개념이다. 정책을 추진할 때 그 정책과 관련된 국민을 고객으로 여기고 고객의 의견을 잘 살피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른바 ‘정책고객’이라는 개념이 도입됐다. 다른 하나는 ‘정책품질’ 개념이다. 더 많은 고객의 동의와 지지, 자발적 참여를 얻어내기 위해 정부정책의 품질을 민간기업처럼 관리한다는 것이다. [SET_IMAGE]4,original,right[/SET_IMAGE] [B]정부 홍보도 민간 홍보 벤치마킹[/B] 고객이 없는 정책 또는 고객이 외면하는 정책은 의미가 없다. 고객인 국민에 대한 정부의 불성실한 태도이기도 하다. 참여정부는 ‘삼겹살집 주인이 고객을 관리하듯’ 정부 당국자들이 자신의 정책고객을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이백만 국정홍보처 차장은 “정부 홍보도 민간 홍보를 벤치마킹해야 한다”면서 “기업에서 제품을 만들 때 홍보를 먼저 생각하고 만드는 것처럼 정부도 홍보를 전제로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직 개편은 기존의 공보관실이 장관 동정 점검과 단순 보도자료 배포 등의 기능에 그쳐 대국민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했다. 향후 정책홍보관리실은 정책 입안의 초기 단계부터 정책홍보협의를 의무화하고 홍보 계획 및 전략을 짜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에 따라 부처의 정책홍보 기구 및 인력도 21개 부(部)에 42명, 25개 처(處)·청(廳)에 25명 등 67명이 보강돼 정책홍보의 전문성 확보를 위해 민간인 전문가를 채용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부처 간 정책혼선을 막기 위해 주요 정책 발표 사전협의제를 제도화해 국정홍보처를 통해 정책홍보 전반을 미리 점검하고 있다. 즉, 대강 하는 홍보 방식에서 벗어나 홍보를 2중3중으로 점검해 효율성을 최대화한다는 것이다. 김창호 국정홍보처장은 각 부처 정책홍보관리실장들에게 “정책에 대한 의제를 잘 설정해야 하며(아젠다 세팅), 정책은 홍보를 전제로 해야 한다”는 점을 끊임없이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미디어 환경변화에 따른 콘텐츠 확충 ▷여론수렴 확충을 통한 쌍방향 홍보 ▷수요자 위주의 맞춤식 홍보 ▷정책발표 사전협의제 내실화 ▷정례 브리핑 활성화(1주일에 2~3차례) 등의 필요성을 주문한다. 과거 정부는 정책 자체의 질을 높이기보다 그 정책이 어떻게 국민에게 비칠까 하는 점에 노심초사했다. ‘부처의 입’이라고 할 수 있는 공보관은 언론에 늘 당당하지 못했고, 언론과 부처 사이에는 ‘부적절한 유착관계’도 심심찮게 형성됐다. 참여정부 들어 ‘가판(신문의 초판) 구독’ 관행이 사라졌지만 과거 공보관들을 가장 괴롭혔던 것은 이른바 ‘기사 빼기’였다. 과천청사 공보관들 사이에서는 가판 기사를 빼기 위해 ‘오늘도 한강을 건넌다’는 한탄조의 타령이 유행할 정도였다. 참여정부에서 정책홍보의 대혁신을 단행한 배경에는 이러한 관행과 폐해를 불식한다는 목적도 있었다. 그리고 공보관실 시절 단순한 언론 대응에 그쳤던 것과 달리 정책홍보관리실은 위기관리를 위한 상황실 역할도 부여받았다. 홍보 정책이 대변화를 일으키면서 기술적 측면에서도 다양한 기법이 활용되기 시작했다. 지난 3월4일 이희범 산업자원부 장관은 ‘미디어 다음’ 주최로 개최된 ‘원전정책에 대한 네티즌과의 토론회’에 참석했다. 이 토론회는 다음 홈페이지(www.daum.net)와 KTV를 통해 생중계돼 정부 정책의 새로운 ‘공론화 기법’으로 주목받았다. [SET_IMAGE]5,original,left[/SET_IMAGE] [B]정책홍보 수단도 변한다[/B] 정부 각 부처가 연두업무보고 주요 내용을 파워 포인트가 결합한 동영상으로 제작해 홈페이지에 게재한 것도 ‘새로운 실험’으로 평가받고 있다. 참여정부의 이 같은 시도는 정책홍보에 민간 교육 기법인 이-러닝(e-learning)을 접목한 것으로 정책홍보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 조직 개편의 특징 중 하나는 부처별 업무 특성에 따라 조직을 자율적으로 차별화해 선택할 수 있게 한 점이다. 정부는 정책홍보관리실의 3가지 설치 유형을 제시했다. 즉, 공보관과 기획관리실장을 폐지하는 것을 전제로 부(部) 단위의 경우 ▷장관 또는 차관 소속의 혁신기획관(과장급)과 차관 소속의 정책홍보관리실(홍보관리관)을 두는 방안 ▷차관 소속의 정책홍보관리실을 두는 방안 ▷청(廳) 단위 기관의 경우 기존의 기획관리관을 정책홍보관리관으로 개편하는 방안 등이 그것이다. 이를 통해 ‘톱다운제(기획예산처에서 정해준 예산 한도 내에서 부처에서 자율적으로 쓸 수 있는 예산제도)’ 도입에 따른 각 부처 재정·기획 기능 강화 방안과 연계해 정부 각 부·처·청 실정에 맞는 정책홍보관리실 모델을 개발하도록 한 것이다. 과거 정부에서 일방적으로 지시를 내리고 이에 따라 일률적 방식으로 조직을 개편했던 때와는 확실히 차별화된 방식이다. 새로운 홍보 시스템 정착을 위해 지난 연말부터 각 부처 종합평가에 정책홍보 평가 항목이 신설되고 올해는 그 배점이 더욱 커질 예정이다. 정책홍보 비중이 그만큼 커져 각 부·처·청장들은 어느 분야보다 신경 쓸 수밖에 없는 대목이기도 하다. 또 기획홍보, 매체홍보, 언론홍보, 홍보시스템 등 홍보의 전 부문을 교차해 면밀히 평가하기로 해 정책홍보에 대한 장·차관들의 관심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RIGHT]임천우 객원기자[/RIGHT]


지금 정책주간지 'K-공감' 뉴스레터를 구독하시고,
이메일로 다양한 소식을 받아보세요.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