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뉴스

경주 월성원자력 환경관리센터 착공식이 열린 지난 9일은 21년간 우리 사회가 겪었던 갈등과 저항을 축제의 마당으로 승화시킨 뜻 깊은 날이었다. 5공, 6공에 이어 문민정부, 국민의 정부에 이르기까지 어떤 정부도 해결하지 못했던 ‘국민적 갈등과제’를 날려버린 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참여정부도 출범 초기에는 이런 저런 혼선을 빚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해냈다. 여기에는 권위주의식 갈등해결이 아닌 민주적 절차에 의한, 대화와 타협을 통해 사회합의를 이끈 전략이 큰 몫을 했다. 경주 월성원자력 환경관리센터 부지선정, 새만금, 천성산 터널공사, 항만인력 공급체계 개선, 평택 미군기지 이전은 참여민주주의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통치(統治)의 시대’는 지나가고 ‘협치(協治)의 시대’가 왔음을 알리는 신호탄들이었다.

[SET_IMAGE]2,original,left[/SET_IMAGE]단군 이래 최대 국책사업이라는 평가를 받은 새만금 간척사업은 착공→중단→재개→중단의 가시발길을 15년 동안 걸어오다 지난해 3월 대법원의 확정판결로 논란이 끝났다.
91년에 착공된 새만금사업은 당초 98년에 완공할 예정이었지만 수질악화와 갯벌 손실 등을 내세우며 일부 환경단체가 공사 중단을 거세게 요구해 온 데다 법정공방이 장기화되면서 사회갈등을 불러왔다.
이 과정에서 1998년 감사원의 특별감사까지 받았고 결국 1999년 5월에는 새만금 사업의 환경문제 등을 진단하기 위한 민·관 합동조사단이 타당성 조사에 들어가면서 사업이 2년여간 중단됐다. 이후 정부는 2001년 5월 수질 보호 등 친환경 개발방침을 발표하고 2년여 만에 사업을 재개했다.
그러나 2003년 환경단체측이 갯벌보호 등을 이유로 본안소송 판결 때까지 공사를 중지해야 한다며 제기한 가처분신청을 서울행정법원이 받아들이면서 또 다시 사업은 중단되고 말았다. 정부는 서울고법에 즉각 항고해 2004년 1월 집행정지 결정 취소 판결을 이끌어내 방조제공사 재개를 위한 법적근거를 얻어냈다.
이후 행정법원은 초대형 국책사업의 본안 소송에 대한 재판이 계속 진행될 경우 예산낭비 등 피해가 크다고 보고 조정을 시도하게 된다. 지난해 2월에는 서울행정법원의 1심 판결에서 새만금 사업 계획을 변경 또는 취소하라는 일부 패소 판결을 내렸으나 지난해 12월 서울고법 항소심에서 정부 측이 승소한 데 이어 이번 대법원 판결에서 또 다시 승소 판결을 내림에 따라 지리했던 법적 심판은 마무리됐다.
정부는 시간이 걸리고 과정이 험난하고 비용이 들더라도 절차를 중시하면서 대화와 타협으로 갈등을 조율해오면서 정부를 신뢰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들어왔다.


‘도롱뇽 소송’으로 알려진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원효터널 공사착공금지 가처분 사건과 관련 대법원이 공사를 계속해도 된다는 결정을 내렸다. 3차례의 공사 중단과 법적 소송 끝에 대법원은 기각 결정을 내린 것.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감안하더라도 환경문제가 대형 국책사업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 결정문의 취지다.
대법원의 이 같은 판결로 환경 파괴 문제로 첨예한 갈등을 빚어온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원효터널 공사는 당초 계획대로 2010년 개통이 가능해졌다.
환경단체들은 대법원 판결을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결과를 존중하고 승복하는 성숙한 자세를 보여주었다. 사회적 갈등과제 해결의 새로운 지평을 연 의미 있는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 17일 부산항에 역사적인 일이 벌어졌다. 지난 100여 년 동안 관행으로 정착돼 온 항만인력 공급방식이 새롭게 개편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부산항운노조가 좌지우지했던 인력 독점시대가 막을 내리게 된 것이다.
특히 이번 항만인력 공급 개편은 노·사·정 3자가 대화와 타협을 통해 인위적인 구조조정이나 파업 없이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해 합의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난 1975년부터 논의돼 온 항만인력 상용화는 사회적 공감대 부족과 항운노조의 반대로 번번이 무산됐다. 특히 국민의 정부에서는 규제개혁위원회를 중심으로 4년여 동안 항만인력 공급체제 개편에 나섰으나 실패했다.
참여정부는 항운노조 상용화를 통한 항만의 효율성 증대를 동북아 물류중심국 실현을 위한 핵심과제로 추진해 결국 노력의 결실을 만들어냈다.
부산항의 상용화 도입이 확정되면서 다른 부두의 협상도 진전되고 있다. 지난 1월 초에는 인천북항 동국제강 부두에서도 상용화 노사협약이 타결됐다. 또한 개장을 준비 중인 인천북항 현대제철 부두에서도 노사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권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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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