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뉴스

언론인들에게 ‘더 공평하고 더 넓은’ 취재 기회가 제공된다. 정부가 각 부처에 산재한 브리핑실과 기사송고실을 대폭 합동화 하는 ‘취재지원 선진화방안’을 오는 8월부터 시행하기 때문이다. ‘개방·공평·정보공개’를 목표로 2003년 도입된 개방형브리핑제가 실질적으로 정착하고 우리의 언론 문화로 자리잡게 하기 위해서다.
국정홍보처가 지난 5월 22일 국무회의에 보고한 이 방안은 ‘공간적 개선’과 ‘취재서비스 강화’라는 ‘투 트랙’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 골자다. 다시 말해 합동브리핑센터를 확대개편하고 부실하다는 지적을 받는 브리핑을 더 내실화하는 한편, 정보제공의 수준을 높이려는 다양한 노력을 진행한다는 것.
이에 따라 현재 정부부처 내에 마련된 21개 브리핑실과 기사송고실은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과천청사, 대전청사 등 3곳으로 합쳐진다. 주요 경찰서와 검찰청 소재 기자실도 경찰청과 대검찰청 1곳씩 운영하고 기자들의 부처 방문취재는 사전 허가를 반드시 받도록 했다. 기자들의 정부기관 사무실 무단출입 제한은 새로운 것은 아니다. 2003년 ‘개방·공평·정보공개’를 목표로 개방형브리핑제가 처음 도입됐을 때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사전 약속 후 취재를 하도록 했었다. 이 제도는 처음에는 정착되는 듯 했으나 기사송고실이 업무공간과 밀접한 일부 부처에서는 무단출입이 되살아나고 사전 예약 없는 취재가 빈발했다.
일부에서는 여론수렴 과정의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국정홍보처는 그러나 “언론계의 경우 한국기자협회는 물론 인터넷 기자협회장단, 10여 명 이상의 언론학자들에게 의견을 물어 최종적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반박했다.
취재시스템 글로벌 스탠더드 돼야
왜 취재지원 시스템이 선진화해야 하는가. 우선 다양한 매체로 취재기회가 확대돼야 하기 때문이다. 어느 언론사든 자유롭게 취재할 수 있도록 개방형 브리핑제도를 정착시켜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새 방안에는 일선 경찰서 기자실을 제외한 중앙행정기관 브리핑실에는 600여 석 이상의 기사송고실 좌석이 마련돼 공평한 취재기회와 편의를 돕게 된다. 이렇게 되면 브리핑실의 운용을 효율화해 범정부적 종합취재지원 서비스가 가능하고 새로운 매체나 군소 미디어에게까지 취재기회와 정보접근이 확대된다.
주요 선진국 가운데 부처마다 기자실을 두고 있는 나라는 찾아보기 어렵다. 기자가 정부기관을 마음대로 출입할 수 있는 나라도 거의 없다. 언론은 낡은 취재관행에서 벗어나야 하고, 정부도 보다 충실한 정책정보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정부는 이 제도가 정착될 경우 정보접근이 쉬워져 국민의 알권리가 커질 것으로 기대했다. 지금과 같은 획일적 취재 환경이 개선돼 언론의 다양성이 실현되기 때문이다. 여러 곳에 분산돼 있는 브리핑실을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도 있다. 취재지원서비스가 향상되는 효과도 있다. 현재 부분적으로 운영 중인 합동브리핑실이 권역별 합동브리핑센터로 확대 개편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위치와 브리핑 수요를 감안해 기존 8개 부처의 브리핑실은 권역별 합동브리핑센터로 기능을 이전한다. 취재기자들에게 보다 효율적으로 정보가 제공되고 취재편의도 향상된다.
정부는 전자브리핑 제도를 통해 정보화 환경에 걸맞는 첨단 정보제공 시스템을 마련한다고 밝혔다. 전자브리핑을 통해 제주도에 있는 지역 언론 기자가 브리핑실에 오지 않고도 인터넷을 통해 농림부 장관에게 감귤 정책에 대한 질문을 즉석에서 할 수도 있다.
그만큼 취재 문호가 넓어지고 취재정보의 질도 높아진다. 이를 통해 언론 보도가 다양해지고 전문화 된다. 정부부처는 적극적 취재지원이 가능하도록 보다 구속력 있는 취재지원 지침을 마련할 예정이다.
정보공개 범위와 수준을 크게 확대하는 방향으로 정보공개법 개정도 추진되고 있다. 비공개로 명시된 정보라도 국민의 알권리 보장과 공익상 필요한 경우라면 공개하도록 방침을 정했으며, 공개 대상 정보는 국민의 청구가 없어도 온라인을 통해 사전공개 하도록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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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시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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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지원시스템 선진화 방안’에 대한 언론들의 비난을 놓고 학자들은 퇴행하고 있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김 교수는 “이번 브리핑 룸의 통폐합 계획도 그런 맥락에서 마련된 것으로 안다”며 “매일같이 뉴스가 쏟아지는 일부 부처를 제외하면 거의 모든 부처의 브리핑 룸은 기자들이 매일 가는 곳이 아닌 만큼 브리핑 룸을 통폐합하는 것은 상식적인 선택이며 기사송고는 사기업의 영역이므로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순리”라고 말했다. 이효성 성균관대 교수는 최근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기자들이 정부가 하는 일을 제대로 알면 되는 것이지 굳이 기자실을 통해서만 정부 부처를 알고 정보를 알아내고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모든 부처에 기자실을 둘 필요가 없다”면서 “이번 기회를 영역별로 취재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언론이 과거 관행을 답습할 필요가 없다”면서 “반발하기보다는 언론도 새로운 시대에 부응해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김동규 건국대 교수도 2005년 언론학회 세미나에서 “출입처와 기자단 운영은 취재의 편의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보도의 본질인 객관적이고 공정한 보도 활동을 제약한다”고 말한다. 그는 “즉, 출입처 테두리를 벗어나는 기사의 발굴과 보도를 억제하는 기제로 작용하며 기자들 간의 담합과 자율 검열을 정당화시켜 소위 ‘떼거리 저널리즘(pack journalism)’을 유도한다”면서 “이런 취재 관행은 결과적으로 발표저널리즘의 가장 큰 문제인 보도의 획일성을 조장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덧붙였다. |

대부분의 선진국은 정부 부처내에 기자실이 없거나 제한적으로 두고 있다. OECD 27개국 가운데 행정부 건물 내에 기자실을 운영하고 있는 나라는 미국과 일본, 이탈리아 등 3개국에 불과하다. 이들 역시 우리나라와 달리 일부 행정부서에만 기자실이나 브리핑실을 설치했다.


Q. 5공화국의 언론 통폐합을 떠올리게 하는 새로운 언론 통제다.
A. 합동브리핑 센터 설치는 언론 통제를 위한 통폐합이 아니라 합동브리핑센터를 확대·개편하는 것이다. 2003년 도입한 개방형 브리핑 제도를 정착시키기 위한 것으로 해외 사례를 토대로 한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Q.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한다.
A. ‘국경없는 기자회’가 지난해 발표한 기자실 운영 국가의 언론자유도 순위를 보면 한국이 31위, 이탈리아 40위, 일본 51위, 미국 53위다. 이 결과는 출입기자실 중심의 취재 관행과 국민의 알권리는 별개임을 보여준다.
정부와 언론관계가 투명해져야 비로소 국민의 알권리가 신장된다. 그동안 출입기자제 관행은 오히려 정부·언론간 유착을 조장할 가능성이 컸다. 합동브리핑 센터를 설치하면 취재 문호를 넓혀 정보접근권이 확대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Q. 기자들의 취재 자유를 침해한다.
A. 합동브리핑센터가 설치돼도 기자들의 절차에 따른 사무실 출입과 취재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단, 기자들의 사무실 무단출입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세계 어느 나라도 사무실 무단출입을 허용하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Q. 기자실을 없애자는 것 아닌가.
A. 일본 등 몇 개국을 제외하고 대부분 선진국은 기자실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
이번 방안은 취재 편의를 위해 언론사별 송고실과 공동 송고실을 제공한다. 군소·신생매체에도 기자실을 개방하고 취재지원을 위해 ‘송고실’로 개편하는 것이다. 현재 정부청사 출입증 발급 등록기자는 1400여 명, 상주기자만 800여 명으로 미국 130여 명 상주, 이탈리아 6명 상주에 비하면 지나치게 많은 숫자다.
Q. 밀실 행정·예산 낭비 등 언론의 감시 기능이 약화된다.
A. 출입기자제 관행은 정부·언론간 유착을 조장해 언론의 감시 기능을 위축시킨다는 지적이 많다.
그러나 전자브리핑, 정보공개법 개정 등은 정부의 투명성을 높이는 효과를 얻는다. 정부와 언론관계가 투명한 취재환경을 만들어 감시기능은 오히려 강화되는 것이다.
Q. 전자브리핑제가 취재기회를 오히려 가로막는다는 지적이 있다.
A. 브리핑, 대면·전화 취재 등 현재의 취재 지원은 동일하게 이루어진다. 아울러 인터넷을 통한 언론의 개별적 취재와 질의·응답도 가능해진다.
브리핑을 실시간 생중계함으로써 지방기자 등도 브리핑에 참여할 수 있다.
Q. 정부의 정보 공개가 선행돼야 하는 것 아닌가.
A. 이 방안은 정부도 바뀌어야 한다는 인식에 바탕을 두고 있다. 정보공개법을 개정해 공익적 관점에서 정보 공개를 활성화할 방침이다. 또한 ‘취재지원 지침’을 마련해 공무원의 소극적 취재 응대를 개선하겠다는 방안이기도 하다.
Q. 군소 언론사의 경우 정보 접근에서 소외되는 것 아닌가.
A. 기존의 인적 네트워크 중심 취재에서 절차를 준수하는 취재로 투명화하면 정보 접근성이 확대된다.
합동브리핑센터·전자브리핑을 통해 군소매체에도 취재기회가 폭넓게 주어짐으로써 모든 매체에 공평한 취재 기회가 보장돼 정보불균형이 개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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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