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동해 명칭 일본해 단독 표기 가능성 낮다




미국 정부가 동해(East Sea)를 일본해(Sea of Japan)로 단독 표기한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마크 토너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은 지난 8월 8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연방정부 기관인 지명위원회의 방침에 따라 동해를 일본해로 단독 표기해야 한다는 의견을 국제수로기구(IHO)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IHO는 2012년 총회를 앞두고 동해를 어떻게 표기해야 하는지에 대한 회원국들의 의견을 모으고 있다. 현재 ‘일본해’라고 표기된 것을 그대로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변경할 것인지가 쟁점이다. 80개 회원국 중 27개 회원국이 이 사안을 결정하는 데 참여하고 있으며 미국 정부의 일본해 단독 표기 발표는 이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미국 정부의 발표 후 국내에서는 비판 여론이 일어났다. 우리 정부의 외교력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었다. 우리 정부가 동해의 표기 문제를 제기한 것은 1991년 유엔에 가입하면서다. 그전엔 18세기 말 근대적인 지도가 만들어지면서 1백 년 이상 사용된 ‘일본해’가 국제적인 표기였다.



우리 정부는 20년 동안 회원국의 지명위원회와 전문가들을 찾아다니며 ‘일본해’라는 명칭이 적절하지 않다는 점을 알려 왔다. 그 결과 동해와 일본해를 병기한 주요 세계지도가 2000년 2.8퍼센트에서 2009년에는 28.1퍼센트까지 증가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일본에 1백 년 이상 늦게 출발한 데다 일본의 견제가 집요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양호한 성적표라고 할 수 있다.

신맹호 외교통상부 부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우리 정부는 동해 수역 표기와 관련해서 그간 국제사회 내의 동해 표기 확산을 위해서 국제기구 차원에서, 주요국들과의 양자 차원에서 다방면의 노력을 해 왔다”며 “미국과도 긴밀히 협력해 왔고 앞으로도 계속 이러한 우리의 입장을 반영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의 이번 발표는 새로운 것은 아니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은 하나의 실체에는 가장 널리 쓰이는 하나의 이름만을 인정하는 ‘단일지명원칙’을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동해 수역에 대해 가장 널리 사용되는 ‘일본해’를 쓰고 있는 것이다.

IHO는 1929년부터 세계의 지명을 표준화한 <해양과 바다의 경계>라는 책을 내고 있다. 여기에 명시된 이름은 세계 각국에서 제작되는 지도의 기준이 된다. 지금까지 3차에 걸쳐 개정됐고 현재 4차 개정판을 위한 실무그룹(27개국 참여)이 구성되어 관련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동해처럼 하나의 지역이지만 여러 국가가 접해 있어 복수의 이름이 존재할 때 이해 당사국들의 합의에 따라 이름을 정하든지 여러 이름을 병기하는 것이 국제적인 관례다. 우리 정부는 이 점을 각국에 적극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주성재 경희대 지리학과 교수는 “교섭과 설득의 결과 실무그룹 참여국들이 동해 표기 문제는 한국과 일본의 합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며 “총회에서 일본해 단독 표기로 결정될 가능성은 낮다”고 전했다.

실제로 실무그룹 참여국 상당수가 일본해 단독 표기를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6개 국가가 동해와 일본해의 병기를, 10개국은 한국과 일본의 협의를 통한 이름을 지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 부대변인은 “(우리의 외교적 노력이) 실패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며 “이러한 노력을 계속해 나간다면 모멘텀이 쌓여서 우리의 입장이 충분히 반영되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글·변형주 기자 



지금 정책주간지 'K-공감' 뉴스레터를 구독하시고,
이메일로 다양한 소식을 받아보세요.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