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뉴스

지난 7월 21일 전국은행연합회는 반가우면서도 놀라운 발표를 했다. 2013년까지 2천7백여 명의 고졸인력을 채용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올해부터 향후 3년간 전체 2만2천5백여 명의 전체 채용인원 가운데 12.1퍼센트를 고졸인력으로 채운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 2년 간의 평균보다 약 2배가량 많은 규모다.
은행권이 고졸인력 채용을 확대한다는 것이 별스럽지 않게 들릴 수 있다. 하지만 IMF 외환위기 이후 고졸자들의 시중은행 취업이 사실상 중단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깜짝 놀랄만한 일이다. 외환 위기 당시 극심한 구조조정을 단행했던 은행권은 그동안 고졸인력
채용을 꺼려왔다. 유명상고 졸업생들을 ‘모셔가던’ 모습은 과거의 기억으로만 남아 있었다. 기업은행, 산업은행, 국민은행 등이 올해 고졸인력 채용을 발표할 때 ‘15년 만의 고졸 행원 채용’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이유다.
은행권에서 시작된 고졸인력 채용 확대 바람은 제조업과 유통, 서비스 등 산업계 전반으로 번져나가고 있다. 삼성전자, 현대차, LG전자, 포스코, 현대중공업 등 국내 유수의 기업들이 먼저 나섰다. 생산, 기능직 인력을 중심으로 고졸인력 채용을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졸업도 하기 전에 취업을 결정하는 기업도 있다.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STS반도체통신 등은 마이스터고의 우수학생들을 졸업 전에 채용한 후 재학 중에 업무 교육을 시키고 학자금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지원책을 시행하고 있다. ‘입도선매’식으로 우수인력을
일찌감치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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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향후 10년간 총 1천여 명의 마이스터고 학생들을 졸업 전에 선발할 계획이다. 이들은 현대차가 제공하는 방과후 교육활동, 방학기간 중 단기 집중교육, 현장실습을 받으며 보전과 금형 등 분야의 기술인력으로 육성된다. 졸업할 때까지 5백만원의 학자금도 제공된다.
삼성전자도 매년 1백명의 마이스터고 우수학생들을 선발해 채용할 계획이다.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사전 직무교육을 시키고 모두 5백만원의 학자금을 지원한다. 1기 학생들이 이미 모집돼 삼성전자 생산 현장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이 마이스터고를 주목하는 이유는 그만큼 우수한 자원이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이스터고는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인력을 길러낸다는 목표로 지난 2010년 도입한 특성화고다. 정부는 마이스터고 졸업생을 1백퍼센트 취업시킬 계획이다. 현재 약 3천6백명인 2학년 학생 가운데 64퍼센트인 2천3백명의 취업이 결정된 상태다.
공공기관도 고졸인력 채용에 나서고 있다. 교직원공제회는 올 하반기 1백71명의 전체 채용인원 중 26.3퍼센트인 45명을 고졸자로 선발한다. 내년에는 이를 52.1퍼센트로 확대할 계획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내년 신규 채용 인원의 30퍼센트에 해당하는 2백여 명을 고졸인력으로 충원한다. 이들이 취업 후 급여와 처우 등에서 부당한 차별을 받지 않도록 내부 규정도 정비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공기업 준정부기관의 인사운영에 관한 지침’을 개정해 고졸 출신 채용을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가유공자, 장애인, 여성, 지방인재, 이공계 전공자 등에게 채용기회를 확대하도록 돼 있는 ‘사회형평적 인력활용’ 지침에 고졸자를 포함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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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후 진학을 통해 전문역량을 높일 수 있는 기회도 확대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최근 ‘고등교육법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은 취업 후 일정기간이 지난 특성화고 출신이 정원 외로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재직자 특별전형’ 제도를 포함하고 있다. 올해 9개 대학이 이 제도에 참여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20개 대학으로 확대된다.
중소기업청은 16개 대학에 ‘중소기업형 계약학과’를 개설한다. 특성화고 출신이 학사와 석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정부가 비용의 70퍼센트를 지원할 계획이다.
고졸인력 채용 확대를 정부가 지원하는 이유는 ‘학력 인플레’로 대표되는 인력수급 불균형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채용, 보수, 승진 등 ‘학력 차별’을 피하기 위해 대학을 가려 한다. 이 탓에 산업현장이 비는 반면 청년실업률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학력에 따른 차별을 받지 않도록 모두에게 평등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정부의 구상이다.
글·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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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