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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주름살 펴게… 물가관리 고삐 죈다




소비자물가가 좀처럼 낮아지지 않고 있다. 기상악화, 구제역, 국제유가 상승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탓이 크다. 석유제품과 농·축·수산물이 전체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근원물가도 오르고 있다. 올초 2.6퍼센트이던 것이 지난 6월에는 3.7퍼센트까지 상승했다. 기상악화에 따른 곡물가 상승이 가공식품과 외식비 오름세를 부추기고 있다.

정부는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상승에 따라 서민생활이 불안해지고 있다고 판단, 다각적인 물가안정 정책을 펴 왔다. 하지만 물가상승 요인이 불가항력적인 측면이 많아 효과는 크지 않았다. 이에 정부는 물가관리에 고삐를 더욱 죄고 있다.

단기대응과 구조적 대응을 동시에 추진한다. 물가상승률을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 전망한 연간 4퍼센트, 하반기 3.8퍼센트 수준에서 안정화시키고 물가가 구조적으로 안정화되는 선진물가시스템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지난 5월 이후 공산품가격은 전체 소비자물가와 비슷한 수준인 4퍼센트 초중반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가전품과 섬유제품 등은 안정적이었지만 국제곡물가격 상승으로 과자와 빙과류 등 가공식품의 오름세가 컸다.

가공식품 가격의 안정을 위해 지식경제부는 지난 7월 22일 5개 식품업체와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를 통해 빙고, 아이스크림, 라면, 과자 등 4종의 가공식품을 오픈프라이스에서 제외하고 8월부터 가능한 품목부터 최대한 빨리 권장소비자가격을 표시하기로 합의했다.

낱개 제품에 표시가 어려운 경우에는 박스에 표시하거나 제품가격 리스트를 소매점에 배포하기로 했다. 대형마트에는 쌀과 수입산 삼겹살의 유통량도 확대할 것을 요청했다.

유통구조 개선도 촉진한다. 먼저 중소상점의 유통비용을 줄인다. 이를 위해 현재 2천3백개인 나들가게를 2013년까지 1만개로 늘리고 공동구매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나들가게는 중소기업청이 컨설팅과 판매시점관리(POS) 등을 지원하는 혁신형 동네 슈퍼다. 물류센터도 확대한다. 전국 18개의 중소 유통물류센터의 물류기능을 강화하고 통합물류센터를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새로운 유통채널도 육성한다. 인터넷숍과 프랜차이즈 등 가격경쟁을 주도하는 소매채널을 대상으로 ‘착한가게’를 선정, 시상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재제조(再製造: remanufacturing) 산업을 활성화 해 소비자들의 선택권과 비용절감을 확대하기로 했다.




농·축·수산물은 최근 기상악화와 구제역 등으로 롤러코스터 가격추이를 보이고 있다. 8월 이후 기상변화에 따라 가격변동 가능성은 열려 있다. 정부는 수급안정을 통해 변동폭을 최소화하는 데 정책의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서민생활과 밀접한 품목에 대한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

쌀과 배추는 정부비축물량 방출을 통해 수급을 조절한다. 2009년산 쌀의 소비 촉진을 통해 2010년산 쌀 부족을 메운다. 배추는 봄배추 수매물량을 방출하고 안정적인 생산을 위해 방제활동과 모니터링을 강화해 나간다. 휴가철에 많이 소비되는 삼겹살은 7~8월 수입물량에 대한 인센티브를 확대해 수급을 조절한다.

추석에 대비한 조치도 마련했다. 이번 추석은 예년에 비해 일러 과실의 공급부족으로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정부는 조기출하를 위한 생육촉진 기술지원을 강화해 물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사과와 배를 대체할 수 있는 과일세트도 공급하고 수입과일엔 무제한 할당관세를 시행하기로 했다.

농산물 유통구조도 개선해 나간다. 수급안정 시스템을 강화하는 한편 가격변동의 폭을 줄일 수 있는 거래방식을 확산하는 것이 요점이다. 수급안정 시스템을 위해서는 계약재배를 늘리고 생산량 예측모형을 시범운영한다. 거래방식도 개선한다. 생산지 인근 도시와 직거래장터와 사이버거래를 확대해 유통비용을 줄인다. 가격안정명령제 도입과 정가수의매매 확대 등 도매물가 안정화 조치도 추진한다.




대중교통요금, 상·하수도요금 등 지방공공요금은 서민생활과의 연관이 밀접하다. 정부는 경영효율화를 통해 지방공공요금의 동결 기조를 유지하고 인상이 불가피하더라도 인상시기를 분산시켜 충격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상·하수도요금의 경우 올해 상·하수도 공기업 평가항목에 ‘경영 혁신을 통한 원가상승분 흡수효과’ 지표를 신설하는 등 원가절감을 통한 요금인상 억제책을 강화하고 있다.

외식비 등 개인서비스요금의 관리망도 죈다. 최근 외식비는 원재료가격 상승과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으로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하반기에도 이런 추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주부물가모니터단의 기능을 강화하고 업계의 자율적인 가격안정 분위기를 조성해 오름폭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지역간 가격경쟁을 통한 물가안정책도 도입한다. 시내버스, 지하철, 삼겹살, 돼지갈비, 김치찌개, 된장찌개, 설렁탕, 자장면, 배추, 무 등 10종의 주요 서민생활물가 품목에 대해 매월 지역간 가격을 비교하는 방법이다. 행정안전부는 이들의 지역별 가격을 조사해 홈페이지 등에 ‘서민생활물가 비교표’를 공개할 예정이다.

현장활동도 강화한다. 장·차관과 지자체장의 현장방문을 활성화한다. 지역별 물가책임관제도 운영한다. 행정안전부의 주요간부를 물가책임관으로 지정해 담당지역의 물가를 파악하고 가격안정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지방물가 종합상황실의 경우 상황실장을 부단체장으로 격상하고 개인서비스 요금 동향을 상시 보고하도록 했다.


시장경제의 효율성은 경쟁에서 비롯된다. 가격을 무작정 올리지 못하는 이유도 경쟁의 영향이 크다. 하지만 일부에선 가격담합을 통해 가격을 올리는 불법을 저지르는 일이 있다. 정부는 가격담합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와 제재가 실제로 가격인하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먼저 과징금제도를 개선했다. 가격담합을 했는지 여부를 가리는 최종 심결 전에 해당 사업자가 자발적으로 가격을 내리면 과징금을 더 많이 깎아 준다. 가격인하의 폭과 기간을 과징금 감경 폭에 반영해 기업의 자발적 가격인하를 유도할 계획이다.

담합을 비롯해 불공정행위에 대한 억제 수단도 강화하기로 했다. 기업의 불공정행위에 대한 제재는 크게 행정적·형사적·민사적인 방법이 있다. 이 가운데 과징금 등의 행정적 제재와 형사적 제재는 매우 활성화돼 있다. 담합에 대한 형사적 제재는 미국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반면 피해 소비자들이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민사적 제재는 미미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소비자단체 등이 기업의 불공정행위에 대한 민사소송을 제기하면 이를 적극 지원해 민사적 제재를 강화하기로 했다. 소송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소송에 참여할 소비자를 모집하는 경비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 등을 비롯한 전자상거래가 가격안정에 기여하도록 유도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공정위가 전자상거래업계와 공정거래협약 체결을 통해 소비자보호와 공정거래질서를 강화해 업계의 신뢰성을 높이는 것도 그 일환이다.

글·변형주 기자


8월부터 전기요금이 소폭 오른다. 전기요금 현실화의 일환이다. 전기요금이 원가를 밑돌 정도로 저렴해 한국전력의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데다 에너지절약 측면에서도 부정적이라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국제적으로도 한국의 전기요금은 OECD의 평균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주택용은 47.8퍼센트, 산업용은 54.6퍼센트에 그친다.

하지만 물가압력이 크기 때문에 인상폭은 최소화했다. 이번 인상으로 전기요금은 원가의 86.1퍼센트에서 90.3퍼센트로 올라간다. 요금인상률은 용도에 따라 다르다. 주택용의 인상률은 낮지만 교육·산업·심야용은 상대적으로 많이 오른다. 주택용의 인상률은 2퍼센트다. 오르기 전 월 4만원을 부담하던 4인가구의 경우 추가부담액은 월 8백원 정도에 그친다.

원가회수율이 낮았던 산업, 교육, 가로등, 심야전기는 인상폭이 크다. 산업계의 경우 평균 월 28만6천원을 더 내게 된다. 인상 전 산업계 월평균 전기요금은 4백86만원이었다.

서민들의 전기요금 인상 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장치도 마련했다. 전기요금을 깎아 주는 ‘에너지 복지할인제도’를 정률제에서 정액제로 바꿨다. 전기 사용량이 많을수록 혜택이 많은 불합리한 현상을 고치기 위해서다. 이에 따르면 기초생활수급자는 기존 월 5천2백30원에서 8천원으로, 차상위계층은 6백16원에서 2천원으로 할인액이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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