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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의 시골마을 두라메에 사는 소년 멜카무 타게세(8세)에게는 2009년부터 후원자가 생겼다. ‘한국컴패션’(대표 서정인)을 통해 후원자가 보내 주는 돈은 흙바닥과 진흙벽, 양철지붕으로 이어진 집에서 온 가족이 한 달에 1만8천원으로 살아가는 멜카무에게는 작지 않은 도움이었다.



멜카무는 7월 9일 아버지와 함께 지난 2년 동안 자신을 도와준 후원자를 만났다. 그의 후원자는 놀랍게도 에티오피아를 국빈 방문 중인 대한민국 대통령의 영부인이었다. 소년은 아시아 동쪽의 먼 나라에서 온 후원자에게 “커서 의사가 되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했다. 영부인은 소년에게 “씩씩하고 훌륭하게 자라 꼭 꿈을 이루고, 이웃과 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사람이 되라”고 격려했다.

같은 날 이명박 대통령 내외는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의 4대 빈곤지역 중 하나인 케베나 마을을 방문했다. 이 대통령은 봉사단원들과 함께 마을 공동화장실에 직접 소독약을 치면서 방역활동을 했다. 마을에 사는 6·25참전용사 후손의 집을 찾아가 감사의 뜻을 전하고 위로하기도 했다.

이날 이명박 대통령 내외는 우리나라 교회가 설립한 병원과 KOICA 의료진이 나가 있는 라스데스타병원도 방문해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환자들을 위로했다.

이명박 대통령 내외의 봉사활동은 이튿날에도 이어졌다. 이 대통령 내외는 현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우리 봉사단원들과 함께 아디스아바바에서 서쪽으로 1시간 15분가량 떨어진 가난한 마을 가레아레라 마을을 찾았다. 마을에서는 공용화장실·마을회관 신축, 미완성 보건소 완공, 우물 주변 울타리 개보수 등 마을환경 개선사업이 진행 중이었다. 마치 새마을운동이 한창 진행되던 1970년대 한국의 농촌마을 같은 분위기였다.




건설현장을 누비던 젊은 시절이 생각나서였을까? 푸른 점퍼 차림의 이명박 대통령은 “봉사를 하려면 철저히 해야지 구경하듯 하면 안된다”면서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이 대통령은 모자와 장갑, 안전모를 착용하고 직접 곡괭이로 건물 외벽을 뜯어내면서 작업을 지휘했다. 이 대통령은 곡괭이질을 하면서 “으샤으샤” 하는 기합을 넣는가 하면, “내가 완전 십장(작업반장)이다, 십장!”이라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그때마다 주위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이명박 대통령이 에티오피아에서 봉사활동을 한 것은 작년 1월 다보스포럼에서 만난 빌 게이츠 빌&멜린다게이츠재단 회장의 권유가 계기가 됐다. 당시 에티오피아 빈곤지역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돌아온 빌 게이츠 회장은 “세계 모든 정상들이 자원 있는 국가만 가는데, 이번에 꼭 자원 없이도 잘살겠다고 하는 나라도 방문해서 진정한 의미에서 아프리카 봉사를 해 봤으면 좋겠다”고 권유했었다.

올해는 에티오피아군 한국전 참전 60주년이 되는 해. 이명박 대통령은 에티오피아군 참전용사들에 대한 감사의 시간을 갖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명박 대통령은 7월 9일 오전 한국전 참전공원을 방문해 참전기념비에 헌화하고, 1백여명의 참전용사들에게 다과를 마련해 나누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이들에게 한국전 참전에 대해 감사의 뜻을 표하고 “참전용사 후손들에게 한국에서 직업훈련 연수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멜레세 에티오피아 참전용사회장은 “한국이 오늘날 선진대국으로 발전한 것에 대해 뿌듯한 긍지를 느낀다”고 화답했다.

빈민촌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는 것은 비유하자면 ‘물고기를 나누어 주는 것’이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는 것’일 것이다. 때문에 이명박 대통령은 에티오피아 방문 중 기회 있을 때마다 1인당 GDP가 3백50달러(2010년)로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 이 나라가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우리의 개발경험을 전수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7월 10일 쉐라톤호텔에서 열린 ‘한·에티오피아 개발경험공유 워크숍’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한국이 개발도상국에 공여할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빠른 경제성장에서 축적된 한국의 개발경험”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워크숍에는 멜레스 제나위 총리가 아메드 수피안 재정경제개발장관, 느웨이 게브레압 경제수석보좌관 등 각료급 인사 30여명을 이끌고 참석했다. 멜레스 총리는 이 자리에서 에티오피아의 경제개발5개년계획을 설명하면서 “한국이 에티오피아의 경제발전 모델이며, 구체적 이행과정에서 한국의 개발경험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에티오피아의 경제개발 과정에서 한국의 성공뿐 아니라, 시행착오의 경험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조원동 KDI 교수(전 국무총리실 사무차장)는 한국의 경제개발계획 운용과 경제기획원의 역할에 대해 발표했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이사장 김세원)는 산하 23개 국책연구원에 축적된 경제개발 관련 각종 경험과 데이터 생산능력을 에티오피아 재정경제개발부 및 에티오피아경제발전연구소(EDRI)와 공유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7월 9일 열린 ‘한·에티오피아 비즈니스포럼’ 기조연설에서도 “한국이 지향하는 협력은 에티오피아의 경제발전과 자립”이라고 강조하면서 “에티오피아의 농업개발, 수출산업 육성, 광물자원을 활용한 산업화 등에 한국이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같은 날 아디스아바바 대학에서 환경학 명예박사학위를 받은 후 연설을 통해 자신의 인생역정과 한국의 발전과정을 설명하고, 학생들에게 “꿈을 갖고 에티오피아의 밝은 미래를 만들어 나가라”고 당부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7월 8일 멜레스 제나위 에티오피아 총리와 가진 양국 정상회담에서 에티오피아의 경제개발5개년계획인 ‘성장과 변화 계획’의 성공을 위해 협력하고, 한국의 개발경험, 농업기술과 농업개발 경험을 적극적으로 전수하기로 약속했다. 양국은 이날 과학기술협력협정, 무상원조기본협정, 대외경제협력기금(EDCF)기본협정 및 EDCF기본합의서, 희유금속 탐사 및 개발협력 MOU에 서명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에티오피아에 앞서 방문했던 콩고민주공화국에서도 우리의 경제발전 경험을 공유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7월 7일 열린 조셉 카빌라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한국의 경제개발경험 공유를 통해 콩고민주공화국의 경제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정상회담 후 두 나라는 대외경제협력기금(FDCF)기본협정, 경제기술협력협정 등에 서명했다. 양국 관계기관들도 SOC건설·자원개발연계협력합의서 및 석유개발공동조사 계약서에 서명했다.

이날 저녁 대통령궁에서 열린 카빌라 콩고 대통령 내외 주최 환영만찬에서도 이명박 대통령은 “양국은 식민지와 전쟁이라는 유사한 역사적 경험을 가지고 있으나, 한 발 앞서 경제발전에 성공한 한국은 콩고민주공화국의 국가재건에 있어서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7월 7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통화하면서도 “한국은 아프리카의 자원개발에만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다.

G20 정상회의에서 제안했듯이 아프리카가 경제자립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방식으로 개발에 참여하고자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귀국 후인 7월 13일 라디오 주례연설에서 “아프리카와의 협력 관계에서, 우리나라는 비록 중국이나 선진국에 비해 늦긴 했지만 다른 나라와는 다른 길을 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대통령은 멜레스 에티오피아 총리가 “선진국은 도움을 요청하는 우리의 수모를 모른다”고 말했던 것을 소개하면서, “우리는 그 심정을 잘 알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겸손한 마음으로, 개도국 경제의 자립능력을 키우는 데 역점을 두고자 한다”고 말했다.

글·배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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