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뉴스
가족 해체가 가속화되고 1인 가구가 급격히 늘어나는 현대를 살아가는 이들의 대표적인 정서는 ‘분노와 외로움’이다. 그리고 그것에 동반되는 고통이나 여러 가지 부정적인 감정의 깊숙한 곳에는 인간을 싫어하는 ‘인간 알레르기’가 자리 잡고 있다. 어제까지 그렇게 좋았던 사람이 딱 한 가지 안 맞는 부분 때문에 급격히 싫어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집단생활을 즐기지 않는다. 사람이 싫어서 회사를 옮긴 적이 있다. 사람들 앞에서 약점을 드러내지 않는다. 한번 싫은 사람은 죽을 때까지 싫어한다. 장점보다는 단점을 먼저 발견한다. 성공한 사람들은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인간 알레르기’라는 용어를 만든 정신과 의사인 저자가 꼽은, 사람을 싫어하는 사람들의 증상이다. 저자는 이런 생각 때문에 인생이 불행하다고 느낀다면 한 번쯤 스스로 인간 알레르기가 있는 것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고 말한다. 특정인에게 인간 알레르기를 느끼는 사람은 또 다른 사람을 만나도 이 증상을 느끼기 때문이다.
유명 인사들도 인간 알레르기를 피해가지 못했다. 〈어린 왕자〉를 쓴 생텍쥐페리는 어린 시절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의 특징을 고스란히 안고 있는 아이였다. 학교에서 문제아로 취급받았고 반항적인 아이로 자랐다. 자라서는 조종사 일을 찾아 전 세계를 방랑했고, 제2차 세계대전 중 지중해 상공에서 사라져 돌아오지 못했다.
철학자 니체도 마찬가지. 그는 어릴 때부터 자폐증의 일종인 아스퍼거 장애를 앓았다. 세 살이 될 때까지 말 한마디를 못했다. 스물다섯 젊은 나이에 바젤대학 교수가 되었지만, 10년 후 대학을 그만두고 사람들과의 만남을 끊은 채 은둔에 들어갔다.
염세철학자 쇼펜하우어는 평생 동안 어머니를 증오했다. 늘 우울하고 신경질적이던 그는 어머니가 자신의 애인과의 관계 때문에 우울해하자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말을 꺼냈다. "아버지가 자살한 건 모두 당신 때문이야!" 그것으로 끝이었다. 그날 이후 두 사람은 의절했고 평생 다시는 만나지 않았다.
저자는 "인간 알레르기는 심리적 방어벽이 무너졌을 때 발병하기 쉽다"고 말한다. 보통 심리적 방어벽이 튼튼할 때는 아무런 일이 없다가 무엇인가가 마음의 방어벽에 상처를 내거나 보호가 약해지면 문제가 생긴다. 불쾌한 생각이나 고통이 마음속에 가득 차 있을 때는 끔찍이도 사랑하던 사람이 어느 순간부터 ‘끔찍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것이다.
학대, 집단 따돌림, 괴롭힘, 가정폭력, 이혼 같은 비교적 가까운 인간관계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문제는 인간 알레르기의 증가를 알려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또한 혼인율 저하, 핵가족화, 연애하는 젊은이의 감소 등도 인간 알레르기를 부르는 요인이다.
어떻게 하면 인간 알레르기를 치료할 수 있을까. 저자는 몸의 알레르기 반응과 마찬가지로 인간 알레르기 반응도 어떤 메커니즘 안에서 작동하는지를 정확히 분석하면 문제가 쉽게 풀린다고 말한다. 타인을 위해 봉사하거나 마음 편한 곳에서 편안한 사람과 어울리는 것도 한 방법이다. 다양한 사례를 읽어가다 보면 어느 순간 자신이 힘들어하는 인간 알레르기를 치유할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왜 저 인간이 싫을까?
오카다 다카시 지음 | 김해용 옮김 | 동양북스 | 256쪽 | 1만3000원
글 · 윤융근 (위클리 공감 기자) 2016.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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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