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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하철 1호선이 개통된 지 어언 40년이 흘렀다. 그동안 서울지하철은 세계 어느 도시의 지하철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만큼 엄청나게 발전했다. 1974년 8월 15일 서울지하철 1호선이 개통됨으로써 우리나라는 대중교통의 역사를 다시 쓰게 된다. 1971년 4월 12일 착공해 3년 4개월 만에 완공된 지하철 1호선은 청량리역~서울역 사이를 운행함으로써 대중교통의 새로운 시대를 연 것이다. 정부는 1964년에 수도 서울의 교통난을 해결하기 위해 단기적으로 버스 증차, 중기적으로 전차 철거, 장기적으로 지하철 건설이라는 교통정책을 수립했지만 막대한 재원 때문에 실행하지 못하다가 10년 만에 현실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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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8월의 지하철 개통 무렵으로 되돌아가 보자.

여러 업체의 공동광고 ‘길잡이’ 편(경향신문 1974년 8월 13일)을 보자.

광고에 역 표시를 상세하게 했는데, 지금과는 달리 청량리역에서 서울역까지 9개의 역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역 근처에 있는 고속터미널, 병원, 안경점, 자동차학원, 타자학원, 입시학원, 무용학원, 중장비학원, 전자대리점 등 소형 광고주들이 공동으로 낸 광고다. 헤드라인은 “지하철과 함께 발전하는 저희들은 여러분의 길잡이가 되겠읍니다”이다.

신문의 양면 하단에 5단 크기로 낸 광고인데, 지하철의 레일을 길게 이어지게 표현하려면 이런 형식이 제격이었을 터.

지하철 공사에 직접 참여한 현대건설에서도 광고를 했는데, ‘업무안내’ 편(경향신문 1974년 8월 15일)을 보자. “세계로 뻗어가는 현대의 기술진”이라며 헤드라인에서 기술력을 강조했다. 지하철 1호선의 개통을 축하하며 “정부와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국내 초유인 서울지하철 건설 공사를 완공하게 되었음”을 감사드린다는 내용이다.

종로5가 정류장에서 지하철이 출발하는 장면을 컬러 사진으로 제시하면서 기대감을 한껏 부풀린 시각 메시지가 주목할 만하다. 개통 당시 9개의 역에 운행 구간은 7.8킬로미터밖에 되지 않았지만 당시의 기술수준으로는 획기적인 공사라 이런 광고를 했을 법도 하다.

지하철 개통 초기 신문 사회면의 한 장면을 보자. 승차한 시민들이 열차 내에 둘러앉아 김밥을 먹거나 종착역인데도 내릴 생각을 안 하고 다시 탔다 되돌아오려는 사람들도 있었다. 초기에는 에드몬슨식 승차권을 썼는데, 매표창구에서 목적지를 말하면 해당일과 요금이 찍힌 승차권을 내줬다. 전자 승차권이 없던 그 시절에는 매표창구에 수십 명이 줄을 서서 표를 사는 광경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신용카드가 들어 있는 지갑이나 스마트폰을 쓱 긋고 지나가는 요즘의 편리함에 비춰볼 때 달라도 너무 달라진 풍경이다.

이제 서울지하철은 9호선까지 개통되어 수도권의 모든 지역에 사통팔달 연결되는 핵심 교통수단이 되었다. 이용객이 많아지고 그에 따라 혼잡률도 더해져 서울지하철 1호선은 한때 ‘지옥철’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런 별명을 얻은 이면에는 무임승차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탓도 있다. 무임승차는 서울메트로의 적자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는데, 1974년의 광고 헤드라인처럼 “지하철과 함께 발전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정말로 필요한 때다.

글·김병희(한국PR학회 회장·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2014.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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