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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연봉제 도입 반대는 시대착오다

노조의 파업이 줄을 잇는다. 금융노조가 파업을 벌인 이후 철도노조, 지하철노조, 보건의료노조, 현대차노조 등이 파업을 벌이고 있다. 국민들로서는 ‘신의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이 파업을 벌이는 것이 의아하다.

현재 대한민국은 무급가족종사자를 포함한 자영업자가 690만 명이고, 그중 혼자 일하는 영세사업자가 400만 명에 달한다. 한 집 건너 한 집이 음식점, 도소매업을 하는 까닭에 과잉 자영업이 문제 된 지 오래다. 취업한 사람 중 월 150만 원가량 받는 임시직이나 일용직은 670만 명에 이른다. 실업자 100만 명에 자영업자, 임시일용직을 합치면 1460만 명이 월 150여만 원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실정이다.

반면 안정적인 일자리를 보장받는 상용근로자는 1300만 명에 그친다. 그중 금융회사, 공공기관, 현대차는 평균 연봉이 7000만~9000만 원에 이른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근로자 임금의 상위 10% 수준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들은 직장 안정성이 보장되고 각종 복지 혜택을 누린다. 이렇다 보니 공개 채용이 진행될 때면 수백 대 일의 경쟁률을 기록한다. 심지어 젊은이들은 이들 회사에 입사하기 위해 취업 재수, 삼수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런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이 파업을 한다니 요즘처럼 살기 힘든 시기에 일반 국민들은 의아해할 수밖에 없다.

이들이 파업하는 이유는 성과연봉제 도입을 반대하기 때문이다. 일반 국민들로서는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적지 않다. 성과연봉제는 일을 열심히 한 사람이 적게 일한 사람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는 임금제도다. 열심히 일한 만큼 수입이 들어오는 것은 당연한 이치인데 무엇이 문제인가. 이는 이들이 그동안 편안하게 높은 임금을 받아왔다는 얘기가 될 수 있다. 만약 그렇다면 바로잡아야 한다.

이들이 기존에 유지하던 제도는 연공호봉제다. 성과와는 상관없이 해가 지나면 연봉이 올라가는 구조다. 생산성과는 상관없이 근무 연수만 지나면 연봉이 올라가 신입사원과 고참 직원 간에는 3~4배 연봉이차이가 난다. 창의력 있는 젊은 사람들의 사기를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회사에도 부담이다. 고액 연봉의 관리자가 많아지는 과두형 회사들이 생산성 저하라는 문제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파업하는 현대차의 경우 평균 연봉은 미국, 일본, 독일보다 많으면서 한 사람당 자동차 생산 대수로 측정하는 생산성은 이들 국가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생산성은 낮은데 연봉은 높고 복지 혜택이 풍부한 이상한 구조. 이는 방만 경영의 결과로 나타나며 빚이 천정부지로 쌓이는 결과를 초래한다. 지난해 중앙정부, 공공기관의 부채는 505조 원에 달했다. 금융공기업의 부채는 290조 원에 이른다. 지방공기업의 부채는 74조 원을 기록했다. 생산성을 높여 부채를 줄이지 않으면 고스란히 후대가 부담해야 한다. 정부는 이와 같은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을 개선하기 위해 공공개혁을 추진해왔고, 그 일환이 성과연봉제 도입이다.

올해부터 정년이 60세로 연장돼 기존 연공호봉제가 그대로 적용될 경우 장기근속자 보수가 생산성과 무관하게 많아진다. 이 때문에 신규 고용 여력이 잠식돼 청년 일자리가 그만큼 감소한다. 결국 성과연봉제를 도입해야 연공호봉제로 생긴 임금 지급 부담을 해소하고,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며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더욱이 성과연봉제를 모든 연봉과 모든 직급에 도입하자는 것도 아니다. 올해는 연봉의 20%, 내년에는 30% 범위 내에서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고, 대상도 지금까지 적용하고 있는 2급까지에서 4급까지만 확대한다는 것이 골자다.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더 나은 연봉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이제 우리나라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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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오정근(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 2016.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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