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뉴스
김해 신공항으로 결정이 난 영남권 신공항의 입지를 놓고 앞서 유치 경쟁을 벌였던 두 지역을 중심으로 여러 문제점들이 제기되고 있다. 내용을 보면 모두 안전성과 수용력에 대한 우려들이다. 앞으로 건설될 ‘김해 신공항’에 대한 당연한 궁금증부터 정리해보자.
Q 김해공항에 새 활주로를 40도 틀어서 건설하면, 지금도 비행기 이착륙 시에 뒤에서 불어오는 남풍의 영향은
A 계절별로 바뀌는 풍향과 항공기 이착륙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현재의 일방향 활주로 두 본에 새로운 활주로가 추가되면 방향에 대해 이착륙을 오히려 신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공항입지의 선정용역을 맡은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사는 전문적인 공항설계회사다. 이 회사는 당연히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 미국연방항공국(FAA)의 공항 적합기준에 우선하여 후보지의 안전성을 판단했다.
Q 2011년 김해공항 확장방안을 검토할 당시에 문제점으로 제기됐던 새로운 활주로 지역의 연약한 지반이 공항 건설에 미치는 영향은
A 1980년대 김해공항의 구 터미널을 건설할 당시에는 연약 지반으로 말미암은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갯벌을 매립한 인천공항 건설 때에는 강관파일로 부동침하를 해결했다. 현재의 토목공법으로 얼마든지 해결이 가능한 기술적인 문제다.
Q 향후 대형기 운항을 위해서는 김해공항의 활주로 길이 3.2km가 짧지 않을까
A 항공기술이 발달하고 신형 기종이 개발되면서 양력과 역추진기술 등의 발전으로 이착륙 거리는 줄어드는 추세다. 초대형 항공기인 A380 기종도 취항에는 무리가 없다. 김해공항은 아직도 항공사들이B747 기종조차 취항하지 않을 만큼 수요가 넉넉하지 못한 현실부터 이해할 필요가 있다.
Q 김해공항의 확장은 20년, 30년 후의 미래 수요를 고려하지 않은 미봉책 아닌가
A 김해 신공항의 수용능력은 연간 3800만 명 규모로 지난해 연간 여객 수 1230만 명의 세 배가 넘는 규모이다. 미래 수요의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현재의 여객증가율이 지속되는 것이 더 중요한 문제다.
Q 공항 확장에 따라 운항 횟수가 크게 늘어날 경우 소음 문제의 해결은
A 공항 주변의 소음은 공항들이 겪는 공통적인 문제다. 활주로가 예정대로 건설될 경우, 해당 지역들의 환경 악화는 불가피할 것이다. 현재 소음지역의 주민들, 새로 추가될 지역주민들과 소통과 신뢰를 구축하고 보상의 절충점을 찾는 일은 쉽지 않은 과제다.
건설에 앞서 항공기 소음 저감대책을 먼저 논의의 대상으로 삼고, 합리적인 보상 수준과 활주로 신설로 얻는 경제적 이익의 일부를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 갈등 해결을 위해 이해관계가 없는 제3자의 조정 역할을 통해 소음 문제를 해결한 오스트리아 빈 공항의 활주로 확충의 성공 사례로부터 많은 시사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김해 신공항 건설에 문제가 없다는 말인가. 풀어나가야 할 문제는 여전히 많다. 정치적 대결로 치달았던 유치 경쟁의 틈에서 그동안 간과되어온 신공항 건설의 우려와 문제점들을 해결하는 데 관심과 지혜를 모으는 일이 이제부터 중요하다. 김해 신공항의 성공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조건들이 먼저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 김해 신공항 건설방안.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은 기본 방향 제안했을 뿐
이제 모든 문제점 해결 위한 지도력과 전문성 필요
첫째, 영남권 신공항의 환상을 깨는 일이다. 공항은 지어놓는다고 고객이 몰려오는 곳이 아니다. 제2의 허브 공항이나 관문 공항의 희망은 시장 수요가 실현해준다. 허브 공항을 지향하고 있는 인천공항은 최근 중국 푸둥공항과 일본 나리타공항에 환승객을 빼앗기면서 고전 중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본과 중국의 환승객을 향유하던 입장이 반대로 바뀐 것이다. 각국의 항공정책과 항공사들의 취항노선이 변했기 때문이다. 논스톱 장거리 노선에 대한 선호 추세와 장거리 운항이 가능한 최신 기종의 등장으로 여객을 한곳으로 모으는 허브-스포크 노선구조의 패러다임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현재뿐 아니라 미래의 항공 여객에게 잠재된 여행 욕구와 잠재적인 노선을 고려해서 공항을 설계하는 것은 그래서 중요하다.
둘째, 신공항의 건설 과정에는 중·장기 발전전략이 포함돼야 한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공항 개발은 건설의 당위성만 강조되었을 뿐 공항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비교우위 전략은 고려되지 않았다. 신공항이 영남지역 경제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해외여행객을 불러들이는 인바운드 중심의 항공·관광정책이 뒤따라야 한다.
공항의 고객인 항공업계와 여행업계의 니즈를 파악하고 이를 공항 개발에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외 항공사들의 국제노선 개발에 매력이 되는 저렴한 공항이용료, 지자체들의 관광정책과 연계된 공항 개발전략은 신공항이 저비용 항공사들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핵심 과제다.
셋째, 신공항 건설을 위한 재원의 조달과 운영체계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항공여객 1억 명을 앞둔 항공교통의 대중화 시대에는 유럽과 미국처럼 공항의 투자와 운영을 공유하면서 정부는 항공안전·보안과 공역관리, 항행시설과 항공교통관제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선진화된 개발체계가 필요하다.
민자 유치를 원할 만큼 신공항의 경제성이 충분하다면, 지자체와 민간부문도 함께 참여하는 제3섹터 개발방식이 검토될 수 있다. 신공항의 건설과 운영주체도 개발의 초기 단계에서 결정되어야 한다. 한국공항공사로부터 분리된 인천국제공항의 출발 과정은 좋은 참고가 될 것이다.
넷째, 국내외의 사례들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국책사업의 성공과 실패의 이면에는 교훈들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인천공항이 건설 과정에서 경험한 환경과 기술적 문제들의 해결 선례, 효율적인 운영 시스템의 구축 등은 신공항 건설에 활용할 수 있는 소중한 노하우들이다.
환동해 시대와 서해안 시대의 교두보로 건설되었던 양양공항과 무안공항의 실패, 지어놓고 개항조차 못했던 울진공항의 경우도 반면교사가 될 것이다. 그리고 영남권역에 있는 대구, 울산, 포항, 사천 등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지방공항들의 활성화방안도 신공항 개발 단계에서 함께 마련해야 한다.
영남권 신공항의 후보지를 평가했던 프랑스의 ADPi사는 김해 신공항의 수용능력과 안전성 확보의 기본방향을 제시했을 뿐이다. 이제부터는 김해공항이 영남권의 거점공항이 되기 위한 새로운 문제의 인식과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신공항을 정치논리로 이끌면서 반목과 갈등을 키워놓은 정치인들과 여론 주도그룹의 반성, 편협한 지역이기주의에서 벗어난 영남지역의 화합, 그리고 새로 제기될 문제점들을 해결하는 데 역량을 모으는 지도력과 전문성이 필요한 때다. 새로 탄생하게 될 김해 신공항은 영남지역민들의 자산이자 국민의 혈세가 들어가는 국가적 사업이기 때문이다.

글 ·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 2016.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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