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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중동호흡기질환)는 우리 사회에 분명한 타격을 주었으나 이런 때일수록 국민이 메르스에 대해 올바로 알고, 각 분야에서 제대로 대응한다면 능히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우선 국민들이 메르스에 대해 바른 정보가 주어져도 쏟아지는 자극적, 충격적 보도로 말미암아 무엇이 진실인지 혼란스러워 쉽게 믿지 않으려는 것 같다. 이성과 감정이 따로 노는 상황으로 보인다. 초기 대처도 잘못되었지만, 의료적 위기 상황에 복합적인 사회적 위기가 더해져 파급력이 커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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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순주(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응급의학과장)

여기에 숨겨진 큰 문제가 이기주의의 확산이다. 자신의 여행력과 병원 방문력을 이야기 하지 않는 것, 격리 권고를 무시하는 것,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누리소통망(SNS)에 올려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 등이 그 예이며, 사회적 영향 측면에서는 메르스 자체보다 더 문제일 수 있다.

사스(SARS :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조류독감도 잘 대응하던 우리나라가 왜 이렇게 되었나? 사실 사스나 조류독감이 발생했을 때는 인근 국가의 피해 때문에 같은 시간대에 방역체계를 확실히 해두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메르스가 별로 주목받지 않는 상황에서 동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국내에서 발병했기 때문에 피해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과연 메르스 확산 방지는 가능할까? 물론 확산 방지가 가능한 환경과 평소의 준비라는 대전제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모두가 대형병원만 원하니 입원 대기 환자로 응급실은 과밀화되고, 입원하면 자기 부담을 덜려고 다인실을 선호하며, 체면치레를 중시해 친지들의 자유로운 병문안이 당연시되는 환경인데, 이는 전염병 확산에 좋은 환경이다. 민간 병원의 역할이 90% 가까이 되는 우리나라에서 공공 의료의 확대에 대한 투자가 부족하고, 의료 전달체계가 고쳐지지 않으니 어쩌면 올 것이 온 것이다.

이번 대응에 메르스 민관 합동대책반 등 민간 전문가가 포함되어 정부의 역할을 보충하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좀 더 깊숙이 들여다보면 감염내과 전문가 이외에 감염역학 및 방역, 재난관리 전문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재난 심리, 재난 의료체계 등 각 분야 전문가가 필요하지만 조직적으로 함께 활동하지 못하고 일부가 언론으로만 의견을 피력하는 상황이어서 아쉽다.

또한 메르스 사태의 정치적 이용 및 주요 인사의 적절치 못한 발언도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메르스에 대해 잘 모르면 고생하는 사람을 돕거나 잘 아는 사람의 조언을 듣고 조심하는 게 도리일 것이다. 메르스 환자 이외에도 의료진 및 가족, 관련 병원 입원 환자, 평소만큼 지원받지 못하는 소외계층은 2차 피해자들이니 이들을 보살필 방안도 찾아야 한다.

메르스를 잡고 신뢰가 회복되면 산적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우리나라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려면 정부는 의사소통을 통해 신뢰를 회복하고, 국민 개개인은 시민 정신을 갖고 행동하는 것이 핵심임을 명심해야 한다. 이후 중·장기적으로는 방역 시스템, 의료체계 업그레이드를 위해 반드시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


글 · 왕순주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응급의학과장) 2015.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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