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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대한민국의 시간 5대 대전환 통해 대도약”

이재명 대통령이 1월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이제 대한민국의 시간입니다.”
1월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2026년 신년 기자회견이 열렸다. 취임 한 달 및 취임 100일 회견에 이은 임기 중 세 번째 기자회견으로 집무실을 청와대로 옮긴 이후 처음 열린 공식 회견이다. ‘함께 이루는 대전환, 모두 누리는 대도약’을 주제로 생방송으로 진행된 이날 기자회견에는 내외신 기자 160여 명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민생·경제, 외교·안보, 사회·문화 등 전 분야에 걸쳐 쏟아진 25개의 질문에 답하며 집권 2년 차 국정 구상을 상세히 설명했다. 기자회견은 당초 예정된 90분을 훌쩍 넘긴 173분간 이어져 취임 이후 열린 기자회견 가운데 최장 기록을 세웠다. 취임 100일 회견(2시간 34분)과 취임 30일 회견(2시간 4분)을 모두 넘어선 것이다.

“대한민국 성장 지도 다시 그릴 것”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세계 질서가 거대한 전환의 소용돌이를 겪고 있는 지금 전 세계가 대한민국을 바라보고 있다”며 “대한민국을 향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기대는 우리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더 이상 열강에 둘러싸인 동방의 작은 나라도, 앞선 나라의 정답을 뒤따라가는 후발 주자도 아니다”라고 말하고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달성하며 원조받던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로 성장한 유일한 나라이자 불굴의 저력으로 민주주의의 빛나는 모범을 다시 세운 나라”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때 우리를 선도했던 많은 나라가 과거의 성장을 이끈 ‘성공의 공식’에 안주하며 저성장의 함정에 빠졌다”면서 “이는 결코 다른 나라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대한민국 역시 ‘성공의 과거 공식’에 매몰된다면 유사한 악순환의 굴레에 빠져들 수 있다”고 짚었다.
이 대통령은 “신년사를 통해 성장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고 말씀드린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며 ▲지방 주도 성장 ▲기회와 과실을 고루 나누는 모두의 성장 ▲안전에 기반한 지속 가능한 성장 ▲문화가 이끄는 매력적인 성장 ▲평화가 뒷받침하는 안정적 성장 등 다섯 가지 대전환 길을 제시했다. 이는 새해 첫날 발표한 신년사에서도 밝힌 내용으로 기존 성장 전략만으로는 미래 발전을 담보할 수 없다며 ‘대전환을 통한 대도약’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이어 “성장 전략의 대전환이란 단지 지방을 위해 ‘떡 하나 더 주겠다’거나 중소·벤처기업을 조금 더 많이 지원하겠다는 뜻이 아니다”라며 “국정운영의 순위를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재조정하고 정부가 지닌 자원과 역량을 완전히 재배치해 대한민국의 성장 지도를 다시 그려내겠다는 야심 찬 시도”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먼저 “‘지방 주도 성장’을 위해 현재 추진 중인 대전·충남과 광주·전남의 광역 통합은 반드시 성공해야 할 국가 생존 전략”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광역 통합의 방향이 흔들리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며 “서로 다른 의견이 있다면 치열한 토론으로 합리적 대안을 찾아내고 이를 위한 행정·재정·제도적 지원을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기회와 과실을 고루 나누는 ‘모두의 성장’으로, 한쪽만 급격히 성장하고 다른 쪽은 침체되는 ‘K자형 성장’을 극복해 나갈 것”이라며 “이 막중한 과제를 해결할 주역은 끊임없는 혁신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낼 스타트업·벤처기업”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청년 기업인과 창업가들이 자유롭게 도전하고 마음껏 혁신의 길을 개척할 수 있도록 ‘스타트업·벤처 열풍 시대’를 만들어 함께 구체적인 정책들을 챙겨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안전에 기반한 지속 가능한 성장’은 국정의 핵심 원칙으로 더욱 확고히 자리 잡을 것”이라며 “근로감독관 3500명 증원, 일터지킴이 신설 등 안전한 작업 환경과 생명 존중을 위한 조치를 확고히 시행하고 필요하면 관련 법과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문화가 이끄는 매력적인 성장’과 관련해선 “올해 9조 6000억 원까지 문화 예산이 대폭 늘어났지만 아직 ‘문화 선진국’이라 말하기에는 많이 부족하다”며 “문화에 대한 지원과 투자를, 미래 먹거리를 키우고 국가 브랜드까지 높이는 핵심 성장 전략으로 삼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평화가 뒷받침하는 안정적 성장’을 위해 평화가 남북 모두에 이익이 되는 창의적 해법을 지속적으로 모색하는 한편 굳건한 한미동맹과 강력한 자주국방, 국익 중심 실용외교를 토대로 한반도 평화를 증진하고 핵 없는 한반도를 향해 의미 있는 발걸음을 계속 내딛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다섯 가지 대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뤄낸다면 우리 대한민국은 세계의 미래를 선도할 강국으로 성큼 성장해 있을 것”이라며 “우리 앞에 놓인 결정적 순간을 대한민국 대도약의 출발점으로 만들 수 있도록 지난해보다 더 무거운 책임감으로 주어진 사명을 충실하게 이행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국민주권정부 제1의 국정운영 원칙은 오직 국민의 삶이고, 탈이념·탈진영·탈정쟁의 현실적 실용주의가 우리의 방향”이라며 “국민의 삶을 저해하는 반칙과 특권, 불공정은 아무리 사소해 보이는 것들이라도 단호히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검찰개혁 역시 확실하게 추진하겠다”며 “단박에 완성되는 개혁이란 없다. 국민의 권리를 두텁게 보호하고, 혼란과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법과 제도를 계속 보완해 가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월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 뉴시스

질의응답 통해 민생·경제 청사진 제시
이 대통령의 모두발언에 이어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첫 번째 질문은 고환율 문제였다. 이 대통령은 최근 환율이 급등하는 상황에 대한 대책과 관련해 “대책이 있으면 이미 했을 것”이라며 “대한민국만의 독특한 현상은 아니어서 우리 정책으로 쉽게 원상으로 되돌리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책임 당국에 따르면 한두 달 정도 지나면 1400원 전후로 안정될 것”이라며 “지속적으로 가능한 수단을 발굴해내고 환율이 안정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부동산 대책에 대해선 “세제를 통해 집값을 잡는 방식은 가급적 자제해야 한다”며 “세금은 마지막 수단”이라고 밝혔다. 다만 “사회적 문제가 되는 상황이라면 필요한 수단을 쓰지 않을 이유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아주 근본적인 대책은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는 것과 자산 배분에서 부동산 보유 비중을 줄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만간 국토교통부를 통해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미국 정부가 예고한 반도체 관세 100% 부과 문제와 관련한 질문에 이 대통령은 “심각하게 우려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반도체는 대한민국과 대만이 시장점유율 80~90%를 차지하는데 100% 관세를 올리면 미국 반도체 물가가 100% 오르는 결과가 올 것”이라며 “거의 대부분 미국 물가에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대만보다는 불리하지 않게 하겠다는 합의를 미리 해놨다”고 말했다.
남북관계 개선 전략과 관련해선 “지금 통일은커녕 전쟁하지 않으면 다행인데 그건 좀 뒤로 미루더라도 평화적 공존이 가능한 상황으로 최대한 할 수 있는 것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쌓인 불신과 적대 의식이 너무 커서 ‘석 자 얼음이 어떻게 한 번에 녹겠느냐’는 말이 남북관계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관계 전략은 단순하면서도 확실하다”며 “확고한 방위력과 억지력을 확보하고 그 기반 위에서 위협하는 게 아니라 대화하고 소통하고 협의하고 존중하고 공생·공영의 길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선 “비핵화해야 하는데 가장 이상적이긴 하지만 북한이 핵을 포기하겠느냐”며 “그것이 엄연한 현실”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실용적으로 접근하자는 게 제 생각이다. 현실을 인정하되 이상을 포기하지 말자는 것”이라고 답했다.
검찰개혁에 대해 이 대통령은 “검찰개혁의 핵심은 검찰에 권력을 뺏는 게 목표가 아니다”라며 “그건 수단과 과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진짜 최종 목표는 국민의 권리 구제다. 국민의 인권 보호, 억울한 범죄 피해자가 구제받을 수 있게 가해자 처벌을 제대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 유튜버 2명에게 질문 기회도
앞서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독립언론을 참여시킨 이 대통령은 이날 신년 기자회견에서는 청년 유튜버 2명에게 질문 기회를 부여하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2030 청년 금융·경제 미디어채널인 ‘어피티’와 문화예술 분야 채널 ‘널 위한 문화예술’ 운영자가 사전녹화 영상을 통해 이 대통령에게 질문했다.
박진영 어피티 대표는 질의 영상에서 “우리는 8년간 청년들의 경제생활을 현장에서 목격해왔다”며 “최근 다시 높아지는 실업률, 늘어나는 ‘쉬었음’ 청년 인구를 보면 현장 분위기는 무척 어둡다”고 전했다. 그는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창업 중심 사회로의 전환’이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라며 “청년들이 경력 공백, 경험 공백에 좌절하지 않고 창업으로 넘어가는 방안이 있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창업 초보 지식을 알려주는 창업사관학교, 창업 아이디어 대회, 동업자 시장 등을 거론하며 “좋은 방법을 함께 논의해 가자. 재원은 준비돼 있다”고 답했다.
오대우 ‘널 위한 문화예술’ 대표는 “어떻게 하면 과거 ‘블랙리스트 사건’과 같은 외부적 간섭을 차단하고 창작자의 자율성을 보장할 수 있겠냐”고 물었고 이 대통령은 “자유로움이 보장되지 않으면 문화예술은 질식해서 죽어버린다”며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강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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