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류 열풍과 함께 누리소통망 등에는 세계 각국 사람들이 재료를 구해 김치를 직접 담가 먹는 영상이 넘쳐나고 김치와 군고구마의 꿀조합을 설명하는 외국인의 먹방 영상이 화제가 됐어요. 그런데 정작 한국에서는 김장문화가 점점 사라지는 추세예요. 겨울맞이 연중행사로 온 가족이 모여 김장을 하던 풍경은 이제 찾아보기 힘들죠.
이런 변화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걸까요? 아니면 김장문화를 지키기 위해 모두가 나서야 할까요?
과연 MZ세대는 미래에 김장을 하고 있을까요?
참가자
자이툰(33세, 프리랜서)
맛차(30세, 직장인)
뮬란(30세, 아트디렉터)
주노(33세, 직장인)
이직한번더(34세, 사무직)
티비보는사자(32세, 직장인)
Q. 최근에 직접 김치를 담그거나 김장에 참여해본 적이 있나요?
이직한번더
저희 집은 매년 김장을 하고 있어요. 저도 장보기부터 김장까지 도와드려요. 하지만 김장김치를 가져와도 많이 안 먹다보니 먹을 만큼만 조금씩 인터넷으로 주문하게 되더라고요. 그걸 알게 된 엄마가 서운해 하셔서 김치를 사 먹는 건 비밀로 하고 있어요.
뮬란
초등학생 때 이후로는 김장에 참여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자취를 해서 겉절이, 파김치는 조금씩 만들어 먹어요. 재료도 많이 필요 없고 만들기도 쉬워요. 다만 채소 가격이 부담스러워서 자주는 못하고요.
맛차
김치를 자주 먹는 편이 아니라서 김치를 담그지는 않지만 부모님 댁 김장은 매년 참여하고 있어요. 5인가족 기준 배추 40포기 정도 했던 것 같은데 직접 배추를 절이는 건 힘들어서 절임배추를 사서 하고 있어요.
주노
부모님께서 한 해도 빠지지 않고 김장을 하셔서 저도 꼭 참여하고 있어요. 고모까지 모여 매년 배추 80~100포기 정도 하는 것 같아요.
김장 외에도 겉절이, 파김치, 무김치 등은 자주 담그세요.
Q. 김치가 세계적으로 인기인 지금, 한국에서 김장문화가 사라지고 있다는 우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맛차
김장문화가 사라질까봐 걱정이 되는 건 사실이에요. 들이는 정성과 시간·돈을 생각하면 오히려 사 먹는 게 합리적이긴 하거든요. 그래도 엄마가 뒤늦게 김장하시는 걸 보면서 저도 나이들어 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들어요.
이직한번더
아쉽지만 김장문화가 사라지고 있는 건 사실이에요. 김장에는 주변과 나누는 문화도 있는데 1~2인가구가 많아지면서 김치가 많이 필요하지 않고 나눌 일도 적어지니까요. 하지만 최근 시골에 가보니 마을사람들끼리 모여 김장을 하더라고요. 이런 식으로 변화는 하되 김장문화가 아예 사라지지는 않을 것 같아요.
주노
김장문화가 사라져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김장을 해주는 부모님이 계시니까 동참하지만 만약에 부모님이 안 계신다면 제가 이걸 이어서 할 수 있을지 의문이거든요. MZ세대 대부분은 저와 비슷한 상황이지 않을까요?
티비보는사자
우리나라의 다양한 요리 프로그램 등을 통해 김치가 외국인에게도 친숙한 음식이 되고 있어서 오히려 김장문화 자체는 더 확산되지 않을까요? 한국 레시피에 맞춰 직접 김치를 담그는 외국인 영상도 많아지고 있어요. 김치는 집안마다 고유의 레시피가 있는 만큼 세계 어디서나 자신만의 방식으로 시도해볼 수 있는 음식이라고 생각해요. 올리브 김치, 양배추 김치 등 각 나라의 기후와 기호에 맞게 만들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고요.
Q. 김장문화를 이어갈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맛차
김장 키트 같은 걸 팔면 좋겠어요. 집집마다 김치 맛이 다르다고는 하지만 기본적인 구성은 비슷하잖아요. 수출용으로도 인기가 좋을 것 같아요. 또는 김치 재료 쇼핑몰을 만들어서 한 번에 살 수 있다면 김장에 대한 문턱이 낮아지지 않을까요?
자이툰
김장문화의 묘미는 김장 후 다 같이 겉절이에 수육을 먹는 거 아닌가요? 이런 문화도 김장의 일부라는 걸 알려 젊은 세대도 관심을 갖게 하면 좋겠어요.
뮬란
자취생을 비롯한 1~2인가구를 위해 이웃끼리 커뮤니티를 만들어 김장을 함께하고 나눠먹는 문화가 생기면 좋겠어요. 그리고 집마다 다른 김치 레시피를 데이터로 옮기는 작업을 하면 좋겠어요. ‘전 국민 김치 아카이브 프로젝트’처럼요.
이직한번더
지금까지는 각자 김장을 했다면 미래엔 지역 공동체끼리 모여 김장을 하는 추세로 바뀌지 않을까요? 지역별로 청년센터가 있는 것처럼 지역별로 김장센터가 만들어져서 1인가구끼리 모여 김장을 할 수 있게 장소가 제공되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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