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햄스트링 스트레칭
허리 통증은 현대인에게 가장 흔한 불편 중 하나입니다. 하루 종일 앉아 일하다 보면 허리가 뻐근하고 일어설 때 찌릿한 통증이 느껴지기도 하죠. 많은 사람이 허리 근육이 약하거나 척추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허벅지 뒤쪽 근육(햄스트링)’이 주요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햄스트링은 엉덩이에서 무릎까지 이어지는 굵은 근육으로 걷거나 달릴 때 무릎을 구부리고 엉덩이를 뒤로 젖히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장시간 앉아 있을수록 이 근육은 짧아지고 뻣뻣해집니다. 의자에 앉은 자세가 무릎을 굽힌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햄스트링이 ‘골반의 움직임’을 직접적으로 제어한다는 점입니다. 정상적인 골반은 앞뒤로 자유롭게 움직이며 허리의 자연스러운 곡선을 만들어줍니다. 그러나 햄스트링이 짧아지면 골반이 뒤로 말리면서 허리 곡선이 사라지고 이른바 ‘일자허리’가 됩니다. 이렇게 되면 허리뼈 사이 디스크가 앞으로 밀려나오면서 작은 충격에도 쉽게 손상될 수 있고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 같은 질환으로 이어질 위험도 높아집니다. 즉 허리 통증의 원인이 단순히 허리 근육이 아니라 ‘허벅지 뒤쪽의 긴장’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허리 통증 환자에게서 햄스트링이 유난히 뻣뻣하게 굳어 있는 경우가 자주 관찰됩니다.
햄스트링은 걸을 때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도 합니다. 근육이 유연하지 못하면 그 충격이 고스란히 허리로 전달돼 통증이 악화됩니다. 장시간 걷거나 계단을 오르내린 뒤 허리가 더 아픈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생활습관 또한 큰 영향을 줍니다. 장시간 의자에 앉아 있거나 무릎을 굽힌 채 웅크리고 자는 습관은 모두 햄스트링을 짧게 만듭니다. 특히 학생이나 사무직처럼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앉아서 보내는 사람이라면 주의가 필요합니다. 가끔씩 일어나 가볍게 걸으며 다리근육을 풀어주고 짧은 시간이라도 정확한 자세로 햄스트링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햄스트링이 부드럽게 늘어나면 골반이 제자리를 찾고 허리의 곡선도 자연스럽게 회복됩니다. 결국 허리 통증 관리의 핵심은 허리 그 자체가 아니라 허리와 연결된 허벅지 뒤쪽에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단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햄스트링 스트레칭을 잘못된 자세로 하면 근육은 늘어나지 않고 오히려 허리가 과하게 굽어 통증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정확한 자세를 이해하고 허리를 보호하면서 실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허리를 망가뜨리는 스트레칭과 지켜주는 스트레칭을 구분해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햄스트링을 늘리는 방법을 배워보겠습니다.
정용인
물리치료사로 유튜브 채널 ‘안아파연구소’를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