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뉴스
주차 미숙? 문콕 사고? 걱정 마! 로봇이 척척

7월 주차로봇 제도 시행
6월 1일 충북 청주시 충북콘텐츠기업지원센터 지하주차장. ‘자율주행 주차로봇 서비스존’으로 차량 한 대가 들어왔다. 운전자가 노란선으로 표시된 구역 중앙에 차량을 세운 후 시동을 끄고 내렸다. 이어 운전자가 키오스크를 통해 입차 신청을 마치자 어디선가 로봇 커플이 나타났다.
납작하고 네모난 형태의 두 로봇은 차량 하부로 한 대씩 미끄러져 들어갔다. 로봇 양쪽에서윙이 나오더니 각각 앞바퀴와 뒷바퀴를 번쩍 들어올렸다. 그리고 비어 있는 주차 구역으로 차량을 이동시켰다. 주차를 마친 로봇들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다. 차량 입고부터 주차 완료까지 걸린 시간은 2~3분 정도다.
이곳에서는 지정된 위치에 차량을 세워두기만 하면 주차로봇이 빈 주차면을 찾아 알아서 주차해준다. 별도의 주차 조작이나 대기 과정도 필요 없다. 주차장을 돌며 빈자리를 찾거나 좁은 공간에서 힘겹게 승하차할 필요도 없다.
출차는 더 간편하다. 입차 시 카카오톡 알림톡으로 전달된 링크에 접속해 출차를 요청하면 주차로봇이 차량을 다시 주차장 중앙의 노란선 구역으로 가져다준다. 운전자가 바로 출차할 수 있도록 차량 방향도 출구 쪽으로 맞춰놓는다. 차량 인도가 가능한 상태가 되면 알림톡이 다시 전송되고 운전하는 본인의 차량에 탑승 후 바로 출차하면 된다.
전국 최초 주차로봇 실증사업
전국 최초로 자율주행 주차로봇 실증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현장의 모습이다. HL그룹 산하 로봇 계열사 HL로보틱스는 2025년 9월부터 카카오모빌리티, 충북도청과 협력해 충북콘텐츠기업지원센터 지하주차장에서 주차로봇 실증을 시작했다. 실증사업은 본격적인 사업화를 앞두고 실제 환경에서 일정 기간 시험운전을 하면서 시제품 성능을 평가하고 완성도를 높이는 일련의 과정이다. 현재 센터 지하주차장 내 7면에서 주차로봇 실증 작업을 진행 중이다.
주차로봇의 이름은 파키(Parkie)다. HL로보틱스가 2023년 처음 공개한 파키는 2대가 1세트로 완전 무인 자율주행이 가능한 ‘레벨4’ 수준 기술을 갖췄다. 주변 장애물, 주행로, 타이어, 번호판 등을 인식하는 것은 물론 바퀴 사이의 거리와 자동차의 무게중심 등을 스스로 판단한다. 이를 통해 주변 차량과의 충돌 없이 정확한 위치에 주차할 수 있다.
HL로보틱스 전략기획실 허재호 사업개발팀장은 “차량마다 길이나 타이어 크기가 다른데 로봇이 스스로 움직이며 차량에 맞는 위치를 잡아 바퀴를 들어 올린다”며 “타이어를 들어 올리는 부분은 롤 타입 구조로 돼 있어 차량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율주행 주차로봇 서비스존에는 차단기가 설치돼 있어 파키가 움직이는 동안 사람의 출입을 제한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주차 과정에서의 안전성도 확보했다.
이용자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허 팀장은 “이용자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10점 만점에 평균 8점 정도로 나타났다”며 “특히 짐이 많은 경우 차량만 맡기고 바로 이동할 수 있어 편리하다는 반응이 많았다”고 말했다.

주차난 완화·문콕 사고 방지 효과
주차로봇이 실제 도입되면 주차 환경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가장 큰 변화는 주차 공간 활용 효율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파키를 사용하는 주차장에서는 사람이 직접 주차 구역 안으로 들어갈 필요가 없다. 이 때문에 보행 통로 등 이동에 필요한 공간을 줄여 더 많은 주차 면적을 확보할 수 있다. 기존에는 차량의 회전반경 문제로 활용하기 어려웠던 공간까지 주차 구역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허 팀장은 “파키는 수평 이동과 제자리 회전이 가능해 운전자가 직접 주차할 때보다 훨씬 좁은 공간에서도 차량 이동이 가능하다”며 “파키를 도입한 주차장은 기존 주차장 대비 차량 수용 능력을 30% 가까이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만큼 주차 공간을 더욱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주차로봇 전용 구역은 일반 보행자 출입이 제한되도록 설계돼 주차장 내 보행자 사고나 차량 도난 등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사람의 운전이 줄어드는 만큼 운전 미숙으로 인한 접촉 사고나 이른바 ‘문콕’ 사고 감소 효과도 기대된다. 주차선을 넘거나 두 칸을 차지하는 얌체 주차 문제 역시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주차로봇, 기계식 주차 장치로 공식 인정
이런 변화는 현실이 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주차장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7월 주차로봇 제도 시행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주차로봇은 기계식 주차 장치의 한 종류로 공식 인정된다. 주차로봇을 활용하면 동일 면적 내 주차 가능 대수를 늘려 도심 주차난 완화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로봇 오작동과 안전사고 우려가 있는 만큼 CCTV, 장애물 감지 장치, 비상 수동조작 장치 등 안전기준도 함께 마련됐다.
주차로봇 제도 시행을 앞두고 5월 14일 홍지선 국토부 제2차관은 충북콘텐츠기업지원센터 HL로보틱스 주차로봇 실증 현장을 방문해 운영 현황과 안전관리 실태를 점검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주차로봇 기술을 활용한 차량 주차·출차 시연과 함께 기술개발 현황 및 향후 사업화 계획 등에 대한 설명이 진행됐다. 홍 차관은 “주차로봇은 좁은 공간에서도 효율적인 주차가 가능해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미래형 주차 서비스”라며 “안전성과 편리성은 물론 이용자 대기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는 운영 효율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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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