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들이 재테크 목표로 삼는 종잣돈은 얼마일까요? 주변에 물어보면 ‘1억 원’이라고 답하는 사람이 많았는데요. 최근 몇 년 사이 물가 인상과 부동산값 급등으로 돈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1억 원으로는 원하는 꿈을 꿀 수 없다고 해요. 하지만 저축은커녕 생활비도 부족한 것이 현실이죠. MZ세대는 종잣돈 기준을 얼마로 생각할까요? 그리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이야기를 들어봤어요.
참가자
무너(33세, 회사원)
밤비(29세, 회사원)
티끌(25세, 연구원)
집가고싶닥(25세, 회사원)
모나미볼펜(30세, 회사원)
페퍼로니(29세, 개발자)
Q. 종잣돈의 기준이 얼마라고 생각하나요?
티끌
종잣돈은 투자를 통해 더 큰 자산을 만들기 위한 시작 자금, 즉 밑천인데요, 저는 5000만 원까지는 저축 및 소비 습관을 잡는 기간이고 그 이후는 투자를 연습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월급이 세후 180만 원인데 5000만 원을 모으기까지 2년 반이 걸렸고 5000만 원에서 7000만 원까지는 주식투자 등으로 8개월이 걸렸어요. 본가에서 살기는 하지만 저축 습관과 투자 공부를 계속하다 보니 적은 월급으로도 충분히 모아지더라고요.
집가고싶닥
우리나라는 결혼할 때 모든 것을 준비해야 하는 것이 정석처럼 여겨지잖아요. 이러한 보여주기식 문화가 종잣돈의 개념을 점점 올리고 있는 게 아닐까요? 종잣돈의 의미는 잘 모르지만 5000만 원 이후로는 돈이 모이는 속도가 빨라지는 것 같아요. 하지만 수도권에 산다면 종잣돈으로 1억 원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모나미볼펜
자란 곳도 일하는 곳도 지방인 ‘본투비 지방러’입니다. 집값이 수도권에 비해 낮지만 지방에서도 1억 원으로는 턱도 없어요. 최소 2억 원은 있어야 대출금도 갚으며 생활이 가능해요. 작은 보금자리 소형아파트 청약을 넣고도 대출에 허덕이지 않을 2억 원이 제 종잣돈 목표예요.
페퍼로니
적절한 종잣돈의 기준은 2억 원이라고 생각해요. 힘들게 1억 원을 모았는데 월세 보증금으로 다 나가서 여유 자금이 부족했거든요. 집 보증금에 더해 자산운용을 위한 1억 원 정도가 더 필요할 것 같아요.
Q. 종잣돈을 모으기 위해 실천하고 있는 습관이나 전략은?
밤비
월급을 받으면 먼저 저축하고 남은 돈으로 지출을 하고 있어요. 예전에 신용카드를 썼다가 카드값을 갚느라 허덕인 적이 있어서 지금은 체크카드만 사용하고 있어요. 투자는 단타 위주 미국 주식을 구매하거나 우량주 위주로 적립식 투자를 하고 있고 국내 주식은 지수추종 상장지수펀드(ETF)와 금 투자를 하고 있어요. 또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 회사 점심은 도시락을 싸서 다니고 저녁은 집에서 최대한 해결하거나 블로그 체험단 등으로 식비를 절약해요.
무너
청년희망적금, 청년도약계좌 등 정부 혜택 상품에 꼭 가입하는 편이에요. 나라에서 목돈을 만들어주는 형태의 적금 지원을 많이 해주면 좋겠어요. 저처럼 소비 습관이 나쁘고 저축에 대한 의지가 부족한 사람들은 정부 적금을 통해
돈을 모으는 재미도 알고 저축 습관을 들일 수 있게 되더라고요.
모나미볼펜
특별한 투자 없이 예·적금만 하고 있어요. 사실 코로나19 팬데믹이 아니었으면 돈을 못 모았을 거 같아요. 나를 위한 사치를 많이 하다보니 저축을 못했는데 코로나19로 돈 쓸 일이 줄어들면서 반강제적으로 모을 수 있었어요.
티끌
무조건 ‘선 저축 후 지출’을 하고 있어요. 신용카드는 교통비와 휴대폰 요금만 나가게 해두고 나머지 지출은 모두 체크카드를 사용해요. 온라인 금융 플랫폼을 통해 자산을 관리하고 분야별 예산을 설정한 후 가계부를 작성하며 내가 어떻게 돈을 썼는지 파악하고 있어요. 그리고 자동이체를 통해 바로 생활비, 적금, 투자로 월급이 나가게 해놨어요. 경제적 자유가 목표라서 투자 비중을 계속 늘려가려고 해요. 현재는 자산의 50%를 투자하고 있어요.
Q. 목표한 종잣돈을 모았을 때 가장 먼저 해보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요?
무너, 밤비, 집가고싶닥, 페퍼로
2억 원 정도를 모을 수 있다면 두 발 뻗고 살 수 있는 내 집 마련을 무조건 하고 싶어요. 그리고 일하지 않고도 배당주로 먹고살 수 있는 경제적 자유를 꿈꾸고 있어요.
티끌
결혼할 예정인데 집부터 구하고 싶어요. 둘이 함께 모으면 더 빨리 저축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결혼하고 3억 원까지 모으는 것이 현재 목표예요.
모나미볼펜
몇 년 전 전세로 살았는데 전세사기가 터져서 너무 무서웠어요. 지금은 운 좋게 직장이 본가랑 가까워 ‘캥거루 생활’ 중이지만 언제까지 부모님께 얹혀살 순 없어 내 집 마련을 꿈꾸고 있어요. 원하는 지역의 소형아파트 청약 당첨이 제 꿈입니다. 하지만 뚜렷한 목표가 없어서인지 요즘은 종잣돈을 야금야금 갉아먹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