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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바위 부처님’으로 유명한 팔공산의 보물 ‘관봉 석조여래좌상’. 갓을 쓴 모습이 학사모를 쓴 것 같다 하여 수험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합격 기원 기도를 하기 위해서도 많이 찾는다. 사진 C영상미디어

팔공산국립공원
주소 경북 영천시 신녕면 왕산리 산63 | 문의 (053)989-8300(팔공산국립공원 동부사무소)

대구 동북쪽을 병풍처럼 감싸안은 팔공산(1192m)은 영남 사람들에게 가장 익숙한 산이다. 하지만 막상 들어서 보면 팔공산은 생각보다 훨씬 깊고 넓다. 계곡마다 물소리가 흐르고 천년고찰마다 세월이 켜켜이 쌓여 있다. 수려한 자연과 역사·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2023년 우리나라 23번째 국립공원으로 승격된 팔공산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의 ‘한국관광 100선’에도 세 차례 이름을 올렸다.

‘파계사’에 닿으면 가장 먼저 만나는 느티나무 보호수 ‘영조 임금 나무’와 진동루.

방문객들의 소원이 적힌 색색의 소원종이 색다른 풍경을 연출한다. 사진 박근희 기자

아홉 물줄기가 따라오는 절, 파계사
여름이라면 첫 목적지는 단연 파계사지구다. 울창한 숲과 아홉 갈래 계곡이 품은 시원한 물길 덕분에 무더위를 잠시 잊게 해주는 팔공산 최고의 피서 코스다. 팔공산 서쪽 자락에 자리한 파계사는 이름부터 물과 인연이 깊다. ‘잡을 파(把)’, ‘시내 계(溪)’는 물줄기를 잡는다는 뜻으로 아홉 개 계곡의 물줄기를 품은 절이라고 한다. 이름처럼 탐방로를 걷는 내내 계곡 물소리가 발걸음을 따라온다.
팔공산국립공원 동부사무소 파계센터에서 절까지 이어지는 길은 숲이 짙어 한낮에도 그늘이 이어지고 계곡 바람까지 더해져 여름 산책길로 손색이 없다. 절 입구에서는 수령 250년이 넘는 느티나무가 먼저 방문객을 맞는다. ‘영조 임금 나무’라는 이름이 붙은 이 나무는 영조가 심은 것은 아니지만 파계사가 영조의 탄생 설화를 품고 있어 후대 사람들이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1979년 관음보살상 개금불사 당시 복장 유물로 영조의 도포가 나와 절의 내력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나무 너머로 중층 누각 진동루가 모습을 드러낸다. 누각 내부에서 영조 임금 나무를 바라보는 전망도 운치 있다. 1592년 임진왜란으로 소실, 1605년 중창을 거친 보물 원통전은 최근 기울어짐 등이 확인돼 해체 보수가 진행 중이다. 대신 조선왕실의 위패를 모시던 ‘기영각’, 강습소로 사용했던 ‘설선당’ 등을 둘러보며 산사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호젓한 산길을 걸어보고 싶다면 ‘파계사 옛길’을 추천한다. 사찰로 이어지는 도로가 나기 전 스님과 신도들이 다니던 산길을 복원한 숲길이다. 아홉 개의 물줄기가 모인다는 ‘파계지’도 시원하게 머리를 식혀준다.
팔공산국립공원 동부사무소 파계센터 부근으로는 오토캠핑장인 파계야영장이 자리한다. 야영장 아래 산자락을 따라 전망 좋은 카페와 미술관, 식당 등이 포진해 있어 선택지가 다양하다. 골목 안쪽으로는 ‘서촌·지묘 한국전쟁 참전 순국자 현충비’ 등 지역 명소가 숨어 있다.

‘팔공산케이블카’를 타면 팔공산 신림봉 정상인 해발 820m 지점까지 1.2㎞ 거리를 8분이면 닿는다.

‘팔공산케이블카’ 정상부에 있는 솟대 포토존. 방향에 따라 주변 풍광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사진 C영상미디어

파계사 오가는 길 안쪽에 자리한 ‘서촌·지묘 한국전쟁 참전 순국자 현충비’. 사진 박근희 기자

‘갓바위 부처’ 만나러 관봉으로
파계사지구를 시작으로 팔공산국립공원 사찰 여행을 떠나볼 만하다. 거리상 차로 10여 분 거리에 있는 ‘동화사’ 역시 팔공산 대표 사찰로 꼽힌다. ‘비로암 석조비로자나불좌상’, ‘비로암 삼층석탑’, ‘금당암 동·서 삼층석탑’을 간직하고 있는 유서 깊은 사찰이다. 영천 ‘은해사’도 국보인 ‘거조암 영산전’, ‘운부암 금동보살좌상’ 등 굵직한 유산을 소장하고 있어 알찬 불교 유산 답사를 즐길 수 있다.
팔공산을 찾았다면 갓바위를 빼놓을 수 없다. 관봉(冠峰)의 정상부, 해발 850m쯤에 자리한 팔공산 갓바위는 봉우리 이름뿐 아니라 머리에 갓을 쓴 듯한 모습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정식 명칭은 ‘경산 팔공산 관봉 석조여래좌상’. “정성껏 기도하면 한 가지 소원은 들어준다”는 이야기가 유명하다. 특히 불상 위의 보개가 학사모와 비슷해 입시를 앞둔 수험생과 학부모의 발길이 이어진다.
갓바위까지 오르는 길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대구 방향에선 ‘관암사’ 코스가 대표적인데 1365개의 계단을 올라야 한다. ‘짧고 굵게’ 오르는 최단 코스는 경산시 ‘관음휴게소’를 통하는 것이다. 선본사까지 휴게소에서 운행하는 셔틀버스를 탄 뒤 30여 분 정도 걸어 올라가야 한다. 숨이 턱 막힐 즈음 갓바위 부처의 갓 부분이 모습을 드러낸다. 연중무휴 열려 있어 밤이나 새벽에도 찾는 이들이 적지 않다. 기도를 하지 않더라도 사방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과 탁 트인 풍경만으로도 충분한 보상이 된다.
걷기가 부담스럽다면 동화사지구에서 ‘팔공산케이블카’(대인 왕복 1만 4000원, 7월 25일까지 정기 안전 점검)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해발 470m에서 출발해 850m 지점인 신림봉 정상부까지 7~8분(편도) 만에 오른다. 군위의 ‘하늘정원’ 목재 계단을 통하면 팔공산의 비경 중 하나인 청운대 절경이 기다린다. 오르는 수고가 아깝지 않은, 그야말로 ‘극락’이 눈앞에 펼쳐진다.

박근희 기자

가까이 있는 ‘2025~2026 한국관광 100선’
서문시장
대구 권역에선 팔공산과 함께 ‘서문시장&서문시장 야시장’도 한국관광 100선에 올랐다. 동대구역 등이 있는 대구 도심과 가까워 당일치기 여행도 가능하다. 역사적으로 조선시대 3대 시장 중 하나로 조선 중기에 대구읍성 북문 밖으로 시장이 형성됐다가 1920년대 초 대구 시가지가 개발되고 확장하면서 서남쪽 ‘천황당지’를 매립해 장을 옮긴 것이 현재에 이르렀다. 서문시장은 대구읍성 서문 밖에 있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대구 최대 규모의 전통시장으로 총 6개 지구에 4000여 개 점포가 입주해 있다. 2016년 6월부터 서문 야시장이 더해져 밤낮으로 즐길거리가 풍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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