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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 동반자 관계’ 원년으로! 방산·우주·핵심광물 협력 ‘맞손’

이재명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7월 27일(현지시간) 브라질 브라질리아 대통령관저에서 공동언론발표를 마친 뒤 취재진을 향해 손가락 하트를 만들어보이고 있다. 사진 청와대 커버스토리 브라질 국빈 방문 6

한·브라질 정상회담
한국과 브라질이 올해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 도약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방산과 항공우주, 핵심광물, 반도체 등 미래산업 분야의 협력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브라질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7월 27일(현지시간) 브라질리아 대통령관저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이 같은 합의 내용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월 룰라 대통령의 역사적인 국빈 방한에 이어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는 11년 만에 브라질을 국빈 방문하게 됐다”며 “저와 룰라 대통령은 오늘 회담을 통해 2026년을 ‘한·브라질 전략적 동반자 관계’ 도약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2월 ‘4개년 행동계획’에 이어 공동성명을 채택하며 양국 협력의 미래 비전을 더욱 구체화했다”고 밝혔다. 이날 양국 정상은 정상회담을 계기로 7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과 알레샨드리 시우베이라 광업에너지부 장관이 7월 27일(현지시간) 브라질 브라질리아 대통령관저에서 양국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에너지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핵심광물 전 주기 협력 확대”
양국 정상은 우선 정상회담에 앞서 가동된 고위급 협의인 ‘경제·통상 위원회’를 중심으로 무역과 투자는 물론 방산, 항공우주, 핵심광물, 디지털경제 등 미래산업 분야의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오늘 체결된 ‘산업기술 협력 MOU’는 양국 산업 경쟁력을 고도화해 나가는 매우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브라질 부통령과 대한민국 대통령실 정책실장을 핵심축으로 해서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한 직접적 소통을 해 나가기로 했다”면서 “이를 통해 지금 매우 부족한 한국과 브라질 간 경제, 산업, 안보, 문화 모든 영역에서 협력과 교류를 더욱 심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자원·에너지 분야 전략적 협력도 강화한다. 이 대통령은 “브라질은 세계적인 핵심광물 보유국으로 이번 회담에서 저와 룰라 대통령은 양국 기업과 기관 간 핵심광물 공급망의 전 주기에 걸친 협력 확대 필요성에 공감했다”며 “앞으로 관계기관 간 후속 협의를 통해 양국의 강점을 바탕으로 한 호혜적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우리 기업의 안정적인 원자재 수급 기반을 마련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또한 ‘에너지 협력 MOU’를 통해 재생에너지와 전력망, 스마트그리드, 에너지 효율 등 청정에너지·에너지 전환 분야의 공동사업을 발굴한다.
방산과 항공·우주산업 등 첨단·미래 산업 분야 협력도 확대한다. 이 대통령은 “양국은 올해 하반기 방산공동위원회 출범에 합의했고 ‘군사·국방 비밀정보 보호 및 교환에 관한 협정’을 추진해 국방과 방산 분야의 새로운 협력 기회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하반기 대한민국 공군이 도입할 브라질의 C-390 수송기에 우리 기업들의 부품이 탑재된 것은 양국 방산 협력의 상징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며 “이러한 협력을 더욱 발전해 미래 항공 모빌리티 분야에서도 상호 강점을 활용한 협력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C-390 수송기는 브라질 엠브라에르가 제작해 올해 12월 1호기를 시작으로 내년 말까지 총 3대를 공군에 납품한다. 사업비 규모는 8830억 원이다. 앞서 이 대통령은 7월 26일(현지시간) 브라질리아 도착 직후 브라질 엠브라에르의 C-390 수송기를 시찰하고 현지에서 수송기 인도 교육을 받고 있는 조종사·정비사를 격려했다.
이어 “항공우주와 우주산업에서도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며 “‘우주 협력 MOU’는 민간 발사체 발사 절차를 간소화하고 위성 데이터 공유와 우주 탐사 등 우주 분야 전반의 협력 범위를 넓혀 양국이 미래 우주 시대를 함께 열어가는 중요한 토대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우리 정부는 2025년 12월 브라질 알칸타라 우주센터에서 대한민국 최초의 상업발사체 ‘한빛-나노’ 발사를 시도했지만 실패로 끝났다. 올 하반기 재차 도전에 나선다. 룰라 대통령은 “알칸타라에서 새 발사체를 공동으로 발사하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며 “1차는 잘 안됐지만 이번에는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룰라 대통령의 말씀처럼 9월 발사체 발사는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며 “제가 이곳에 와서 직접 봤으면 좋겠지만 그게 어렵다면 영상으로라도 직접 확인하겠다”고 했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우리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는 반도체 협력이 브라질의 산업 경쟁력 강화와 우리 기업의 안정적인 생산 기반을 뒷받침하는 모범적인 상생 모델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이 7월 27일(현지시간) 브라질 브라질리아 대통령관저에서 확대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이재명 대통령이 7월 26일(현지시간) 브라질 브라질리아 공군기지에서 C-390 수송기를 시찰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메르코수르 무역협정’ 조속 재개 추진
양국은 문화와 인적 교류도 확대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오늘 체결한 ‘영화 협력 MOU’, ‘체육 협력 MOU’, ‘교육 분야 협력각서’는 미래 세대의 교류를 더욱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브라질 내 ‘K-컬처’에 대한 높은 관심에 발맞춰 ‘K-뷰티’와 ‘K-푸드’가 널리 소개되고 브라질 국민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양국은 국제 평화와 안보, 한반도 및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 AI와 기후변화 대응 등 글로벌 현안에서도 전략적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싸워서 이기는 안보보다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를 만드는 것이 가장 확실하고 튼튼한 안보라는 우리 정부의 철학을 설명했고 룰라 대통령도 깊이 공감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브라질은 중남미 비핵화를 선도하며 핵무기 없는 세계와 평화적 분쟁 해결을 일관되게 지지해온 나라”라며 “오늘 회담에서도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 정착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에 확고한 지지를 보내준 룰라 대통령과 브라질 정부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양국 정상은 ‘한·메르코수르(Mercosur) 무역협정’의 필요성에도 공감했다. 메르코수르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우루과이 등으로 구성된 남미 최대 경제 협력체로, 리튬과 니켈 등 주요 광물자원이 풍부한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2018년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 개시를 공식 선언했지만 2021년 7차 회의 이후 협상이 중단됐다. 이 대통령은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시대일수록 한국과 메르코수르 간 무역협정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중요한 과제”라며 “우리 기업에는 남미공동시장 진출 기회를, 브라질 기업에는 한국을 거점으로 아시아 시장에 진출할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룰라 대통령은 “보호주의와 양극화가 높아지고 있는 와중에도 양국 간 경제적 협력은 지속적으로 성장해왔다”며 “앞으로 우리가 한국과 메르코수르 무역협정 협의를 재개하는 데 있어 장애물이 없도록 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실무그룹을 설치해 양국의 민감한 부분들을 발굴할 것”이라며 “브라질의 부통령을 지정해서 실무그룹의 장을 맡도록 했다. 이 대통령도 정책실장을 실무단의 대표로 지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의 협력은 양국의 청년들에게 더 넓은 기회를, 기업에는 새로운 시장을, 그리고 양국 국민에게는 더 나은 삶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브라질에는 ‘아 우니앙 파즈 아 포르사(함께할 때 더 강해진다)’라는 말이 있다. 양국의 강점을 연결하면 태평양을 사이에 둔 거리는 제약이 아닌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내는 가능성의 공간이 될 것”이라며 발표를 마쳤다.

이재명 대통령이 7월 27일(현지시간) 브라질 브라질리아 대통령관저에서 열린 국빈 오찬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건배를 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이재명 대통령이 7월 27일(현지시간) 브라질 브라질리아 대통령관저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포옹·팔짱에 손하트… ‘소년공’ 우정 과시
지난해 6월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처음 만난 이 대통령과 룰라 대통령은 ‘소년공’ 출신이라는 어려운 환경과 장애를 딛고 국가수반에까지 올랐다는 공통점을 바탕으로 빠르게 가까워졌다. 지난 2월 룰라 대통령의 방한 이후 5개월 만이자 6월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의 만남 이후 한 달여 만에 브라질리아에서 만난 양 정상은 이날 한층 두터워진 우정을 과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기마병의 호위를 받으며 정상회담이 열리는 아우보라다궁에 도착했다. 이 대통령의 브라질 국빈 방문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는 11년 만이다. 룰라 대통령이 집무실이 아닌 자신의 관저인 아우보라다궁에서 외국 정상을 맞이한 것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자크 시라크 프랑스 전 대통령 이후 네 번째다.
아우보라다궁 앞에는 브라질 독립을 상징하는 전통 복장을 입은 의장대와 기병대가 수백m 길이로 도열했다. 미리 기다리고 있던 룰라 대통령 부부는 이 대통령 부부를 포옹으로 맞았다. 공식환영식을 마친 후 정상회담 장소로 이동하는 동안 룰라 대통령은 이 대통령과 팔짱을 끼며 친근감을 드러냈다. 정상회담 후 마련된 ‘한·브라질 공동언론발표’ 장소에 등장한 두 대통령은 서로의 팔을 잡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등 친밀한 모습을 보였다.
룰라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에서 “이 대통령과 저는 굉장히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 국민 한 사람 한 사람, 노동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중요성을 안다”며 “대통령과 저는 극단적인 세력으로부터 공격을 이겨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10대 시절 소년공으로 일하다 프레스 기계에 왼쪽 팔이 눌리는 사고를 당했고, 선반공으로 일했던 룰라 대통령은 왼손 새끼손가락을 잃었다.
이 대통령은 “룰라 대통령과 저는 각별한 경험을 공유했다”며 “대통령의 왼쪽 손가락이 하나 없는 것처럼 저도 어린 시절 공장에서 일하다 왼팔을 다쳐서 현재 장애를 갖고 있지만 이것이 끊임없이 더 많은 사람을 생각하고 더 압도적인 수의 사람들이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생각하게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파울루에 방문하면 룰라 대통령이 젊은 시절 일했던 금속노조 사무실을 방문해볼 생각”이라며 “그곳에서 대통령의 꿈을 한 번 더 생각해볼 것이다. 저나 룰라 대통령께서 노동자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끊임없이 더 많은 사람의 더 나은 삶을 위해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동언론발표 후 악수와 포옹을 나눈 뒤 기념촬영을 하고 헤어지려던 찰나 룰라 대통령은 이 대통령을 불러 세우고는 손하트를 들어 보였다. 이에 이 대통령도 활짝 웃으며 룰라 대통령과 어깨동무를 하고 카메라를 향해 함께 손하트를 보냈다.

강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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