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뉴스
기후재난 시대, 정부 대응도 달라졌다

기술로 현장 대응력 높이고
촘촘한 돌봄으로 취약계층 보호
기록적인 폭염에 이어 극한 폭우가 쏟아지는 등 복합재난이 일상이 된 기후재난 시대, 정부의 재난 대응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드론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위험을 미리 살피고 재난 현장과 취약계층을 촘촘하게 보호하는 등 대응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폭염은 태풍이나 집중호우처럼 피해가 한눈에 드러나지는 않지만 다양한 2차 피해로 이어지면서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에 따르면 5월 15일부터 8월 17일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총 3445명으로 집계됐다. 추정 사망자는 31명이다. 폭염이 반복되면서 더위 역시 일상적으로 관리해야 할 재난이 된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8월 4일 국무회의에서 “극심한 폭염 상황은 국가 재난 사태”라며 “국민 삶을 보호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 필요한 조치를 빠르고 빈틈없이 추진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극한기후의 일상화에 대응해 재난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재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재난 대응 방식도 이에 맞춰 달라지고 있다. AI와 웨어러블 기술 등을 활용해 재난을 미리 감지하고, 현장 대응력을 높이며, 피해 가능성이 큰 취약계층을 먼저 보호하는 방식으로 대응체계를 넓혀가고 있다.

재난 현장 대응 위한 ‘AI 스마트워치’ 개발
정부는 재난 현장 대응 인력이 착용하는 AI 스마트워치 개발을 추진한다. 행정안전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민생활안전 긴급대응연구’ 사업의 하나로 ‘재난안전통신망 연동 스마트워치 및 AI 무전요약·알림시스템 개발’ 연구개발 과제를 추진한다고 8월 17일 밝혔다.
현재 경찰과 소방, 지방정부 공무원 등 재난 현장 대응 인력은 재난안전통신망 단말기와 무전기, 개인 휴대전화 등 여러 장비를 동시에 휴대하고 조작해야 한다. 특히 재난 상황에서는 교신량이 급증하거나 여러 내용이 동시에 오가면서 현장 대응에 필요한 핵심 정보와 지시사항을 신속하게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이에 정부는 재난안전통신망과 연동되는 스마트워치를 개발하고 AI가 교신 내용을 분석·요약해 이용자에게 주요 정보를 제공하도록 할 계획이다. 스마트워치에는 심박과 피부 온도, 위치 등을 모니터링하는 기능도 포함된다.
재난 현장에서 필요한 지시사항을 손목에서 바로 확인하고 대응 인력의 상태와 위치까지 파악할 수 있도록 해 현장 대응의 신속성과 정확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폭염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도 바뀌고 있다. 재난문자와 방송뿐 아니라 안전디딤돌 앱, 스마트 마을방송, 드론 등을 활용해 폭염 행동요령과 위험정보를 전달한다. 스마트 마을방송은 방송 내용을 문자로 입력하면 음성으로 변환해 전화·앱·문자 등으로 전달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전국 93개 지방정부에 구축돼 있다.
농어촌 지역에서는 드론도 활용한다. 경상북도는 휴가철 유동인구 밀집지역과 산불 피해지역에서 확성기와 열화상카메라를 장착한 드론으로 폭염 행동요령을 알리고 실내 이동을 권고하고 있다. 경기 이천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화순군 등도 폭염 취약시간대에 드론을 통해 행동요령을 방송하고 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도 8월 3일 충남 아산시를 방문해 여름철 취약계층 보호대책 추진 상황을 점검했다. 이날 정 장관은 직접 녹음한 폭염 행동요령을 드론에 장착된 확성기를 통해 마을 곳곳에 전달했다.

폭염도 최상위 경보로 관리
폭염 자체에 대한 재난 대응 기준도 달라졌다. 정부는 올해 여름철 자연재난 대책을 마련하면서 기존 ‘폭염주의보-폭염경보’ 2단계였던 특보체계에 최상위 단계인 ‘폭염중대경보’를 신설했다. 일 최고 체감온도 38℃ 또는 일 최고기온 39℃ 이상 예상 시 발령된다.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되면 단순히 위험정보를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취약계층 보호와 현장 대응을 강화한다. 폭염 단계에 따라 안부 확인 횟수를 늘리고 야외활동을 제한하며, 무더위쉼터 등 안전한 공간으로 이동하도록 유도한다.
정부는 올해 여름철 자연재난 종합대책을 통해 폭염뿐 아니라 풍수해까지 포함한 24시간 상황관리체계를 유지하고 위험기상 발생 시 관계기관 합동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고위험군 어르신 매일 2회 안부 확인
폭염 대응의 핵심 가운데 하나는 취약계층 보호다. 복지부는 독거노인과 쪽방촌 주민, 노숙인 등 폭염에 더 취약한 계층을 대상으로 폭염 단계에 따라 안부 확인과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되면 거동이 불편하거나 농어촌에서 작업하는 고위험군 어르신의 안부 확인을 전화·방문 등을 통해 하루 2회로 늘린다. 고위험군 쪽방 주민은 기존 2일 1회에서 매일 1회로 확인 주기를 강화했다.
치매안심센터에 등록된 치매 어르신과 가족 약 101만 명에게는 기상특보와 폭염 행동요령을 카카오톡으로 안내하고 온열질환 고위험군의 안부도 매일 1회 확인한다.
노인일자리 활동도 폭염에 맞춰 조정했다. 여름철(5월 28일~9월 30일) 활동시간을 월평균 30시간에서 15시간으로 줄이고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되면 실외 활동을 전면 중단하거나 냉방이 가능한 실내 활동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했다.
경로당의 식사와 냉방 지원도 강화했다. 여름철 경로당 식사 제공 일수를 주 5일로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7~8월에는 전국 경로당에 월 16만 5000원의 냉방비를 지원한다. 이와 함께 사회복지시설에도 기관 유형과 규모에 따라 월 10만~50만 원을 지원한다.
기초생활수급자 등 에너지 취약계층에는 에너지 바우처와 찾아가는 에너지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에어컨 설치·교체도 지원하고 있다. 거리 노숙인 밀집지역과 쪽방촌 인근에는 무더위쉼터와 응급 잠자리를 운영하고 있다.
폭염·폭우 피해지역 신속 대책 마련
한편 정부는 극한 폭염과 폭우로 피해를 입은 지역에 대한 신속한 지원책 마련에 나섰다. 정부는 16개 시·도에 재난안전관리특별교부세 250억 원을 추가 지원한다고 8월 11일 밝혔다. 관정 개발과 대체수원 확보, 저수지 준설 등 가뭄 대응뿐 아니라 무더위쉼터 운영과 폭염 취약계층 예찰에도 사용한다. 앞서 지원한 폭염·가뭄 대책비를 합치면 올여름 가뭄·폭염 대응에 투입되는 재난특교세는 총 607억 5000만 원에 이른다. 중소벤처기업부는 8월 19일부터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경상남도 지역 전통시장 상인들의 영업 재개와 일상 회복을 돕기 위한 ‘원스톱 지원센터’를 가동하고 있다. 센터는 피해 상인들이 여러 기관을 일일이 방문하지 않고 시설 복구부터 금융·행정 지원, 고충 상담까지 현장에서 한 번에 받을 수 있도록 마련한 통합지원체계다.
이번 호우는 경남 남해안을 중심으로 짧은 시간에 매우 강한 비가 내리면서 이례적인 누적 강수량을 기록했다. 특히 거제시 954.8㎜, 통영시에는 763.0㎜의 비가 내렸고 시간당 100㎜ 안팎의 극한호우가 쏟아졌다. 산사태와 주택·도로 침수 등이 발생하면서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기도 했다.
중기부는 경남 거제고현시장 버스주차장 관리실과 통영서호시장 고객지원센터 등 두 곳에 원스톱 지원센터를 설치했다. 피해 전통시장 상인들의 빠른 경영 안정을 위해 정책자금·보증 등 금융지원도 실시한다. 침수된 전통시장의 전기·가스 시설 복구 등 필요한 조치도 뒷받침할 계획이다. 극한호우로 피해가 집중된 거제·통영 등 남부지방 중소기업에는 법인세 납부기한 연장 등 세정지원이 시행된다.
국세청은 피해 기업의 세 부담을 덜기 위한 세정지원에 나섰다. 현재 법인세 중간예납 신고·납부기간인 점을 고려해 거제·통영에 소재한 중간예납 대상 중소기업 1200여 곳의 법인세 납부기한을 직권으로 2개월 연장한다. 해당 기업은 별도 신청 없이 11월 2일까지 납부하면 된다.
서하나 기자

재난 예방 ‘지방정부 드론’ 띄운다
폭염 대응부터 산불감시·병해충 방제까지
정부가 폭염 대응에 지방정부의 드론 활용을 적극 지원한다. 넓은 농경지 등 폭염 취약지역을 드론으로 살피는 현장 예찰 활동의 효과가 크다고 보고, 드론 인프라를 확충하고 관련 제도 개선에도 나설 계획이다.
행정안전부는 8월 14일 극한 폭염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지방정부와 협력해 드론을 활용한 맞춤형 재난 예방과 현장 예찰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지방정부가 보유한 드론은 총 2584대, 조종인력은 3635명이다. 폭염기간 예찰 안내방송과 열섬현상 분석은 물론 시설물 안전점검, 산불 감시, 불법행위 단속, 농경지 병해충 방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드론을 활용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울산광역시, 세종특별자치시, 경상북도, 경상남도, 충청남도 등이 농경지를 비롯해 해수욕장, 하천, 생활공원 등 폭염 취약지역에 드론을 띄우고 있다. 폭염 안전수칙과 휴식 안내방송을 내보내며 현장 예찰도 진행한다.
드론은 기동성이 뛰어나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도 신속하게 탐색할 수 있다. 특히 넓은 농경지는 작물로 인해 작업 중인 농민을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워 드론을 활용한 예찰 효과가 크다는 게 행안부의 설명이다.
행안부는 올해 재난 사각지대의 현장 상황을 신속하게 파악하기 위해 지방정부 드론 영상 데이터를 행안부 중앙재난안전상황실과 연계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성과가 확인된 우수 사례는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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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