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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시 청남대 제1전망대에 오르면 ‘내륙의 바다’가 발아래 웅장하게 펼쳐진다. ‘거북반도’라 불리는 지명산(12시 방향)과 청남대 본관 건물(파란 지붕) 등 청남대 일대가 내려다보인다. 사진 청남대관리사업소

충북 청주 청남대
주소 충북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 청남대길 646 청남대관리사업소
문의 (043)257-5080

초록이 가장 짙어지는 계절, 여름휴가를 계획할 때다. 올해는 특별하게 대통령의 휴가지였던 곳으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2025~2026 한국관광 100선’을 포함해 네 차례나 한국관광 100선에 이름을 올린 충북 청주 ‘청남대’는 한때 대통령만 드나들 수 있었던 대통령 전용 별장이었다. 1983년 건립된 뒤 20여 년 동안 보안상의 이유로 베일에 가려져 있었지만 2003년 4월 18일에 전면 개방되면서 대청호의 명소로 자리 잡았다. 녹음 가득한 메타세쿼이아 숲부터 대청호 최고 전망대까지, 어느 노래가사처럼 ‘초록을 거머쥔’ 청남대의 비경과 만났다.

메타세쿼이아가 숲을 이룬 ‘메타포레’.

대청호 품은 ‘남쪽의 청와대’
‘내륙의 바다’라 불리는 대청호의 북쪽, 대청댐과 가까운 곳에 청남대가 자리한다. 1983년 6월 착공해 불과 6개월 만에 완공된 청남대는 초창기에 ‘봄을 맞이하듯 손님을 맞이한다’는 의미로 ‘영춘재(迎春齋)’라 불리다 1986년 ‘따뜻한 남쪽의 청와대’라는 의미를 담아 ‘청남대(靑南臺)’로 이름을 바꿨다고 전해진다.
20여 년 동안 다섯 명의 대통령이 명절과 여름휴가 등을 보내기 위해 모두 88회, 470여 일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휴식 공간이었지만 ‘청남대 구상’이라는 말이 생겼을 정도로 국정 현안을 구상하는 장소이기도 했다.
오랫동안 일반인의 출입이 전면 금지됐던 청남대는 노무현정부 출범 이후 본격적으로 개방이 추진됐다. 2003년
4월 18일 소유권이 충청북도로 이양됐고 이후 테마 관광지로 거듭났다. 2007년 ‘대통령역사문화관’을 개관하고 하늘정원, 호반산책로, 음악분수, 습지생태원 등 관광 자원을 비롯해 대통령을 주제로 한 관람 시설을 갖춰 나갔다. 개방 후 20여 년이 흐른 지금은 ‘대청호 오백리길’의 대표 명소다. 청남대관리사업소에 따르면 2003년 개방 후 연평균 75만 명 이상이 방문했으며 2025년 2월 기준 누적 방문객은 1500만 명을 넘어섰다.

‘양어장’ 부근 대통령 별장으로 쓰던 건물은 대통령기념관으로 관람객을 맞는다. 사진 청남대관리사업소

대통령들의 자취가 남아 있는 청남대 본관의 중앙홀. 응접실엔 피아노, 전화기 등 대통령 가족이 사용하던 물건들이 그대로 전시돼 있다. 사진 C영상미디어

시간이 멈춘 대통령의 별장
청남대는 상수원보호구역에 속한 데다 건립 후 20년 동안 반경 6㎞까지 일반인 접근이 통제돼 주변 풍광이 온전히 보전돼 있다. 청남대를 오가는 왕복 2차로 가로수길부터 힐링 여행은 시작된다. 차창 밖으로는 대청호가, 머리 위로는 400여 그루의 백합나무 터널이 반긴다. 대청호 오백리길 19구간으로 ‘청남대 사색길’이라고도 불리는 약 4㎞의 청남대 가로수길은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도 선정됐을 만큼 사계절이 아름답다.
매표소(일반 6000원)를 지나면 본관과 전시관이 모습을 드러내고 이어 정원, 산책로, 전망대, 호반 풍경이 차례로 마중 나온다. 관람 동선은 자연스럽게 본관으로 이어진다. 수령 80년 넘은 반송 30여 그루가 둘러싼 본관은 지상 2층, 지하 1층 규모다. 대통령 가족이 실제 머물던 공간으로 집무실과 응접실, 침실, 회의실 등이 그대로 남아 있다.
대리석 바닥과 샹들리에, 묵직한 가구들은 1980년대 대저택을 연상케 한다. 피아노와 소파, TV가 놓인 응접실 한쪽엔 여러 대의 유선전화와 추억을 소환하는 전화번호부도 남아 있다.
전시된 시계는 모두 오전 10시를 가리킨 채 멈춰 있다. 현장 상주 직원은 “청남대가 일반에 개방된 2003년 4월 18일 오전 10시에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본관 옆 낡은 타일의 수영장은 전시 공간으로 변신했다. ‘양어장’ 주변에는 음악분수와 나무데크가 조성돼 있다. 한쪽으로 청와대를 60% 축소해 지은 ‘대통령기념관’이 배경처럼 걸려 사진 찍는 사람들로 붐빈다. 누리소통망의 ‘핫플’인 메타세쿼이아 숲 산책로 ‘메타포레’로도 이어진다. 1984년부터 이곳을 지키던 부대원들이 가꾼 숲에는 메타세쿼이아 1000여 그루가 반듯하게 늘어서 이국적인 풍경을 만든다.
여섯 개의 테마 산책로 따라
청남대에는 여섯 개의 테마 산책로가 있다. 개방 초기 역대 대통령의 이름을 붙였다가 지금은 ‘오각정길’, ‘솔바람길’, ‘민주화의 길’, ‘통일의 길’, ‘화합의 길’, ‘호반길’로 이름을 바꿨다. 오각정길은 1.5㎞ ‘무장애 나눔길’로 조성돼 누구나 걷기 좋다.
본관과 같은 시기에 건립된 오각정은 무궁화 모양을 본떠 오각형 형태다. 대통령 가족이 가장 즐겨 찾던 산책 코스라고 한다. 옛 김영삼 대통령길이었던 ‘민주화의 길’은 낙우송 그늘이 반긴다. 대부분 평지길인 데다 한쪽으로는 대청호가 동행한다. 옛 김대중 대통령길이었던 ‘통일의 길’이나 옛 노무현 대통령길이었던 ‘화합의 길’은 숲속 오솔길을 걷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대청호를 원 없이 감상하기엔 옛 이명박 대통령길이었던 ‘호반길’이 그만이다. 호수 가까이에 탐방로와 전망대, 쉼터가 마련돼 있어 조용히 사색을 즐기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테마 길 외에 ‘대나무 쉼터’도 지나칠 수 없다. 푸르름을 자랑하는 대나무 숲은 보기만 해도 눈이 시원해진다. 전체 산책로를 천천히 둘러보면 4시간 이상 소요된다. 대부분 그늘이 있지만 일부 구간은 땡볕에 노출되기도 하니 양산과 마실 물은 꼭 챙기는 것이 좋다.
청남대에서 ‘가슴이 웅장해지는’ 압도적인 풍경은 제1전망대에서 만날 수 있다. 예전에는 ‘행복의 계단’이라 불리는 645개의 계단을 오르거나 등산로를 이용해야 했지만 지난 3월 말 모노레일이 개통되면서 7분(편도) 만에 오를 수 있게 됐다. 40인승 모노레일 2량이 옛 정비창고 자리였던 하부 승강장에서 상부 승강장인 제1전망대까지 330m 숲 사이 길을 오간다.
모노레일 창밖으로 대청호는 물론이고 운이 좋으면 모노레일 아래 고라니, 너구리가 노니는 모습도 ‘목격’할 수 있다. 왕복 요금은 5000원. 현장 선착순 탑승 방식으로 하루 20회 2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데 전 회차 탑승 마감일 때가 많다.
전망대에 서면 청남대 일대를 비롯해 구룡산 등 주변 산 능선과 어우러진 대청호의 비경이 겹겹이 펼쳐진다. 대통령 방문 시 13공수여단이 매복근무를 섰다는 산봉우리와 구룡산 기슭에 자리한 현암사, 대청댐은 물론이고 맑은 날엔 멀리 대전 대덕구 신탄진동 시가지까지 눈에 들어온다. 하행 모노레일이 도착하는 20분 동안 전망을 눈에 담기 바쁘다. 다리가 뻐근해질 무렵 청남대를 빠져나오는 길, 탐방객들 사이에선 이야기꽃이 한창이었다. 동시대를 함께했던 나랏님들 얘기였다.

박근희 기자

국립세종수목원 사계절전시온실 전경. 사진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가까이 있는 ‘2025~2026 한국관광 100선’
국립세종수목원
청남대에서 차로 40여 분 거리에 있는 세종특별자치시 국립세종수목원은 2020년 7월에 설립된 국내 최초의 도심형 수목원으로 사계절 다채로운 수목과 생물 다양성을 관찰할 수 있다. 크게 정원전시관람지구, 식물교육체험지구, 커뮤니티참여활동지구로 구성돼 있다. 그중 정원전시관람지구는 한국전통정원을 비롯해 분재원, 야생화원, 단풍정원, 양서류관찰원, 습지형 생태숲, 청류지원, 붓꽃원, 담장정원 등 9개의 테마 정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계절 온실 중에선 스페인 알함브라궁전의 정원을 모티브로 꾸민 지중해온실이 특히 인기다. 이국적인 수목과 함께 허브식물이 내뿜는 향까지 더해져 사계절 힐링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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