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뉴스
“2025년 국교정상화 60년 한일관계 한층 도약”

한일 정상회담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5월 26일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를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들을 준비해나가기로 했다. 이번 한일 정상회담은 4년 5개월 만에 개최되는 한·일·중 정상회의를 하루 앞두고 이뤄졌다. 양국 정상이 연 열 번째 정상회담이다.
한일 양국의 ‘셔틀외교’는 2023년 3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12년 만에 복원됐다. 윤 대통령은 “우리 두 사람의 견고한 신뢰를 기반으로 지난 한 해 각계 각급에서 교류가 크게 증진됐다”며 “지난해 3월 12년 만에 한일 셔틀외교를 재개한 이후 1년 남짓한 기간에 각각 두 번씩 양국을 오가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2023년 3월 도쿄를 찾았고 5월에도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해 기시다 총리와 만났다. 기시다 총리는 2023년 5월 서울을 찾아 한일 정상회담을 열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대좌한 후 6개월 만에 만난 양 정상은 이날 양국의 긴밀한 소통을 평가하고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한층 확대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나가자고 했다. 특히 ‘한일·일한 미래 파트너십 재단’에 대한 기업의 출자 규모를 늘려 청년층의 교류를 확대하기로 했다.
한일·일한 미래 파트너십 재단은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구축을 위해 설치된 재단이다. 한국에서는 한일 미래 파트너십 재단이라는 이름으로 10억 원, 일본에서는 일한 미래 파트너십 재단으로 1억 엔 규모의 자금을 출자해 2023년 6월 출범했다. 대통령실은 한일 정상회담 후 가진 브리핑에서 재단의 규모가 더 커질 것이라는 점을 밝히며 “일본(게이단렌)이 먼저 추가로 2억 엔을 모금했다”고 알렸다. 이에 따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측에서도 재단의 기금을 확충할 것이라는 점을 함께 전했다.

체감할 수 있는 협력의 폭 넓히기로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한일관계 개선에 따라 양국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가 실질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하며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한층 확대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나가자고 합의했다. 구체적으로 에너지, 경제안보, 중소기업·스타트업, 정보통신기술(ICT)·첨단기술 등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계속 협력해나가기로 했다.
먼저 6월 중순 한일 수소협력대화를 신설하기로 했다. 한일 수소협력대화를 통해서 한일 간의 글로벌 수소 공급망 확대를 꾀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또 수소와 관련된 표준, 수소에너지와 관련된 규격을 비롯해 정책 분야에서 협력을 모색할 수 있게 됐다.
한일 자원협력대화도 같은 시기에 신설된다. 한국의 산업통상자원부와 일본의 경제산업성(경산성) 간에 만들어지는 이 대화를 통해서는 핵심 광물 공급망 위기에 대한 협력을 꾀하고 공급망 안정화를 도모할 전망이다.
한일 간 경제협력은 그 폭을 넓히고 있다. 2024년 4월 결성된 글로벌 펀드가 그중 하나인데 이 펀드는 양국의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양국이 공동으로 출자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 중소벤처기업부와 일본 경산성 국장급이 참석한 중소벤처 정책 대화가 5월 13일 개최됐고 활성화될 예정이다. 2023년 12월에는 한국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일본 총무대신이 참여하는 제1차 한일 ICT 정책포럼도 개최돼 양자나 우주, 바이오 등 첨단기술 분야로 협력의 외연을 넓혀나가기로 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이날 회담에서 ‘라인야후 사태’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일본에서 소셜미디어 라인은 한국의 카카오톡처럼 ‘국민 메신저’로 쓰이고 있다. 2023년 11월 라인에서 약 51만 건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일어난 것이 라인야후 사태를 촉발했다.
일본 총무성은 2024년 들어 라인을 운영하는 라인야후에 대해 이례적으로 두 차례의 행정지도에 나섰다. 그러면서 라인야후의 모회사 A홀딩스 지분을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절반씩 보유한 현재의 자본구조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국가 핵심 인프라는 자국 기업이 주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즉 총무성이 나서 라인야후에서 네이버를 배제하려는 것으로 보여 논란이 확산된 것이다.
라인야후 사태 “잘 관리할 필요 있다”
윤 대통령은 민감한 문제를 한일 정상회담의 의제로 올렸다.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에게 “우리 정부는 이 현안을 한일 외교 관계와 별개 사안으로 인식하고 있고 이 문제가 양국 간 불필요한 현안이 되지 않게 잘 관리해나갈 필요가 있겠다”고 말했다. 이는 정부가 라인야후 사태를 기본적으로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협상의 영역으로 판단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다만 윤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일본의 행정지도가 ‘지분 매각 요구’가 아니며 일본 정부 역시 오해받지 않게 조심하라는 의미도 담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기시다 총리는 “일본 총무성의 행정지도는 한국 기업을 포함해 외국 기업들의 일본에 대한 투자를 계속 촉진하겠다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는 원칙하에서 이해되고 있다”고 답했다. 네이버를 몰아내려는 의도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총무성의 행정지도는 이미 발생한 중대한 보안 유출 사건에 대해 보안 거버넌스를 재검토해보라는 요구사항”이라며 “한일 양국 정부 간에 초기에 잘 소통하며 협력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긴밀히 소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긴밀한 소통은 양 정상이 지속적으로 강조한 바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은 “한일관계 개선의 성과가 착실히 쌓이고 있는 것을 대단히 기쁘게 생각한다”며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인 2025년에는 한일관계를 한층 도약시키는 역사적인 전기가 마련될 수 있도록 합심해서 준비해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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