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뉴스
숨은 물그릇 찾고 AI로 사전 예측 도시홍수 미리 막는다

기후변화로 시간당 강수량이 기록을 갈아치우고 장마철이 아닌 때에도 집중호우가 쏟아지는 등 강우 양상이 급변하고 있다. 짧은 시간에 폭우가 쏟아지면 하천이 범람하고 각종 시설이 침수되는 것은 물론 산사태와 낙석 등으로 인명·재산 피해가 발생할 위험도 커진다. 정전과 도로 통제, 철도·버스 운행 지연 등 일상생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정부가 홍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숨은 물그릇을 확보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홍수 위험을 미리 예측하는 등 선제 대응에 나서고 있다. 물을 가둘 수 있는 그릇의 크기를 늘려 홍수조절 능력을 높이는 한편, 위험을 한발 앞서 예측·전파해 주민대피와 현장 대응에 필요한 시간을 최대한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물그릇 확보를 통한 홍수조절 강화 ▲예측체계 강화로 선제 대응 시간 확보 ▲취약지역 및 위험요소 집중관리 등을 핵심 방향으로 정하고 관련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홍수조절용량 최대 10억 4000만 톤 추가 확보
기후에너지환경부와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업용 저수지와 발전댐, 하굿둑 등 기존 시설에서 활용할 수 있는 숨은 물그릇을 찾아 2025년과 비교해 홍수조절용량을 총 10억 4000만 톤 추가 확보한다. 한탄강댐 약 3개를 운영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로 새로운 댐 건설 없이 대규모 홍수조절용량을 확보해 약 4조 원의 예산 절감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한국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농업용 저수지는 농업용수 공급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용수 공급과 사전방류 등을 탄력적으로 시행한다. 이를 통해 물그릇 4억 2000만 톤을 추가 확보한다.
금강·영산강·낙동강 등 3개 하굿둑과 아산만 방조제(한강 수계)도 홍수기(6월 21일~9월 20일) 운영 기준을 정비해 최대 1억 5000만 톤의 홍수조절용량을 새롭게 확보한다.
정부는 각 저수지·하굿둑별 여름철 강수 상황과 영농기 물 공급 등 현장 여건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물그릇을 확보할 계획이다.
홍수통제소는 지역별 강우 예보와 상류 댐·저수지의 방류 상황 등을 연계해 분석하고 홍수 위험이 예상되면 ‘홍수경계체제 지시’를 발령한다. 하굿둑 시설관리자는 밀물과 썰물을 고려해 사전방류를 실시하는 등 물그릇을 최대한 확보한다.
농업시설 가운데 홍수통제소의 수문 방류 승인 대상도 기존 38곳에서 58곳으로 확대한다. 수문이 설치된 저수지 17곳과 금강·영산강 등 하굿둑 2곳, 아산만 방조제를 새롭게 관리 대상에 포함해 유역별 댐·저수지·하굿둑을 연계한 통합 홍수 대응체계를 강화한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운영하는 발전댐도 홍수조절용량을 기존 3억 8000만 톤에서 최대 8억 5000만 톤으로 4억 7000만 톤 확대한다. 먼저, 수력발전댐은 강우 예보 시 사전방류 등을 통해 예년보다 수위를 낮춰 최대 4억 4000만 톤의 물그릇을 추가 확보한다. 2023년 홍수 당시 물이 넘친 괴산댐은 수문 개방과 함께 필요할 경우 비상 방류설비를 가동해 과거 최대 홍수량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관리한다. 이와 함께 양수발전댐은 강우 예보가 있을 때 하부댐의 물을 상부댐으로 미리 퍼올리고(양수) 사전방류를 병행해 7개 댐에서 총 3000만 톤의 물그릇을 추가 확보한다.

위험 예측하고 전파해 대응시간 최대 확보
정부는 도시침수예보 대국민 알림, AI 홍수예보 및 초단기 기상예보, 홍수특보지점 집중관리 등 예측체계를 강화해 위험 상황을 미리 예측하고 대응시간 확보에도 주력한다. AI 홍수예보 및 초단기 기상예보를 위해 레이더 기반 AI 초단기 강수예측모델 개선을 이미 마쳤다.
특히 올해 첫 시행하는 ‘도시침수예보’는 서울 강남역과 신대방역 일대 6개 자치구(강남·서초·관악·구로·동작·영등포)를 대상으로 6월 19일부터 운영하고 있다. 과거 도시침수 피해가 반복된 지역을 대상으로 침수 범위와 침수 깊이를 사전 예측해 ‘침수주의보’와 ‘침수경보’를 발령하는 체계다.
침수 가능성이 사전에 예측되면 침수주의보를, 실시간 침수가 발생했거나 발생이 확실한 경우에는 침수경보를 발령한다. 이를 통해 지방자치단체와 경찰·소방이 출입통제와 차수판 설치 등 신속한 현장 대응에 나설 수 있도록 하고 주민대피와 안전 확보에도 도움을 줄 계획이다.
2024년부터 시행 중인 AI 홍수예보 예측모형도 개선해 학습 능력과 예측 정확도를 높인다. 홍수특보지점 가운데 수위 상승 속도가 빠르고 기준 수위에 도달하는 시간이 짧은 지점은 발령 시각과 실제 특보 도달 시간 등을 분석해 집중 관리한다. 이를 통해 주민에게 필요한 대피시간을 최대한 확보한다.
도시침수 예방을 위해 전국 408만여 곳의 빗물받이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토사 퇴적 등으로 기능이 떨어진 우수관로도 지속적으로 정비한다.

취약지역과 위험요소 집중관리
홍수 취약지구와 하천·하수도시설 등 재난 취약시설에 대한 관리도 강화한다. 재난문자 체계를 정비하고 AI CCTV 등을 활용해 위험 상황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대응하는 체계를 갖춘다.
생활권 주변을 중심으로 산사태 취약지역을 3만 4000여 곳으로 확대 지정하고, 산불피해 지역과 급경사지 등 위험 요인을 집중 점검한다. 특히 산사태가 주로 심야시간대에 발생하는 점을 고려해 위험 징후가 발견되면 일몰 전 사전대피를 실시하고 안전이 확인된 뒤 복구 작업에 나서는 등 주민보호조치를 강화한다.
재난문자도 위험도에 맞게 정비한다. 기존에 ‘안전안내문자’로 발송하던 홍수정보 ‘심각’ 단계를 휴대전화의 최대 볼륨(40dB 이상)으로 알리는 ‘긴급재난문자’로 격상해 발송한다. 심각 단계는 하천의 범람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계획홍수위’에 도달했음을 나타내는 단계지만 그동안 안전안내문자로 전달해 신속한 대피에 한계가 있었다는 점을 개선한 것이다.
자력 대피가 어려운 우선대피 대상자는 2025년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2만 4000여 명으로 확대 관리한다. 이들의 대피를 지원하는 ‘주민대피지원단’도 전국 모든 시·군·구로 확대 운영한다.
야간이나 통신장애 상황에도 주민에게 위험을 신속히 알릴 수 있도록 민방위 사이렌과 마을방송 등 가용수단을 총동원한다. 위험 상황이 발생하면 읍·면·동장이 주민대피명령을 주도해 현장 대응과 주민대피 골든타임을 확보한다.
재난 이후 일상회복 지원도 강화
홍수 피해를 입은 농어업인은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재난 피해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소상공인·중소기업에는 시설 복구와 경영 안정을 위한 지원을 확대한다.
재난 이후 국민이 신속하게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임시주거시설 1만 5000여 곳과 응급·취사 구호세트 5만 1000여 개는 확보를 마쳤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빠르게 예측하고 대응하는 것은 물론 부처 간 벽을 허물고 평소 홍수조절에 활용하지 않았던 시설물까지 홍수조절에 적극 활용해 올 여름철 홍수 피해 예방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고유선 기자

침수 지하차도 미리 피하세요!
지하차도 통제 시 앱으로 운전자에게 실시간 전달
지하차도가 통제될 경우 길도우미(내비게이션) 앱이 차량 운전자에게 실시간으로 알려주고 우회경로를 안내하는 서비스가 2027년부터 전국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경찰청은 행정안전부, 서울특별시, 대전광역시, 한국도로교통공단 등과 협업해 침수 위험이 있는 지하차도의 통제 정보를 지도 및 길도우미 앱에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5월부터 일부 지역에서 시범실시하고 있다.
시범서비스 대상은 서울과 대전 지역의 지하차도 83개이며, 참여 지도는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이다. 길도우미 앱 가운데선 티맵, 카카오내비, 네이버지도, 현대차·기아커넥티드카 서비스, 아이나비, 아틀란이 참여 중이다.
시범서비스는 지하차도가 침수될 경우 지방정부가 현장을 통제하고 행안부의 ‘재난안전데이터 공유플랫폼’에 상황을 전달하면 길도우미 앱이 실시간으로 이를 반영해 우회경로를 안내하는 방식이다. 차량 운전자는 지하차도 진입 전 통제 정보와 함께 우회경로를 미리 안내받아 긴급 회차로 인한 불편을 겪지 않을 수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시범서비스 실시 후 개선점을 보완해 내년 1월 전국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국민이 안전한 교통 환경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2023년 오송지하차도 참사 이후 지하차도 진입차단시설 설치 대상을 확대하고, 지하차도별 대응계획 수립 및 통제기준 마련, 담당자 지정 등을 의무화하는 등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
지하차도 진입 통제기준이 되는 최대침수심과 관련해선 통제기준을 15㎝에서 5㎝로 강화하고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 초기단계부터 통제하고 있다. 최대침수심 기준을 강화한 지하차도는 방재등급 2등급 이상 지하차도이며, 3·4등급 중에서도 침수위험지구 등에 위치해 있거나 하천에서 500m 이내인 경우 등은 의무적으로 기준을 적용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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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