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확대국가관광전략회의
정부가 외래관광객 3000만 명 시대를 앞당기기 위한 ‘방한관광 대전환 및 지역관광 대도약’ 전략을 발표했다. 비자·출입국 제도를 개선해 방한 문턱을 낮추고 지방공항과 크루즈를 인바운드 관문으로 키우는 한편 숙박·콘텐츠·안전·가격 신뢰까지 관광 생태계 전반을 재설계하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2월 25일 ‘제11차 확대국가관광전략회의’를 열고 범부처 합동 대책을 확정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해 “외국인 관광객의 80%가 서울에 집중되는 현실에 만족하면 관광산업의 성장은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며 “관광산업 성장의 과실을 전국의 골목상권과 지역 소상공인이 함께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관광은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닌 누군가의 소중한 추억을 함께 만드는 문화산업”이라며 관광문화 개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특히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것이 여행객의 발길을 돌리게 만드는 부당행위”라며 “바가지요금이나 과도한 호객행위는 지역경제에 큰 피해를 주는 악질적 횡포로 반드시 뿌리를 뽑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어려운 과제지만 ‘지속 가능한 관광’을 실현하기 위해 정부와 민간이 함께 고민해야 한다”며 “오늘 회의가 대한민국 관광 대도약과 대전환의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대통령과 국무총리, 15개 중앙부처, 관광업계·민간기업 관계자 등 60여 명이 참석했다.
관광 성장 ‘골든타임’
문화체육관광부는 ‘K-컬처’ 확산과 우호적 대외 여건을 관광 성장의 ‘골든타임’으로 진단하고 ‘방한관광 대전환 및 지역관광 대도약 방안’을 발표했다. 핵심은 ‘방한관광 대전환’이다. 정부는 핵심 관광시장 개방 확대를 위해 인도네시아 3인 이상 단체관광객을 대상으로 무비자 시범 시행을 추진한다. 중국과 동남아 국가 국민 중 한국 방문 경험이 있는 경우 5년 복수사증 발급을 확대한다. 주요 도시 거주자에 대해서는 10년 복수비자 발급도 추진한다. 자동출입국심사 대상은 기존 18개국에서 유럽연합(EU) 등으로 확대하고 자동출입국심사대를 증설해 출입국 소요시간을 단축한다는 방침이다.
입국 관문도 다변화한다. 지방공항 전용 국제항공 운수권 설정과 공항시설 사용료 감면 등을 통해 직항 국제선 유치를 지원하고 김해·청주공항의 민간 슬롯을 확대해 공항 공급력을 확충한다. 인천공항 입국객의 지방 이동 편의를 높이기 위해 인천공항-지방공항 간 국내선 신설·증편, 심야 공항버스 노선 확대, KTX 사전 예매기간 확대 등 ‘공항-지방 거점’ 연계도 강화한다.
크루즈 관광은 체류시간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춘다. 승·하선 병목을 줄이기 위해 국내 복수 기항 크루즈에 대한 신속 심사제도를 도입하고 대형 크루즈의 선상 심사를 확대한다. 터미널 운영시간을 24시간으로 연장해 오버나이트(1박 2일 기항) 관광을 활성화하고 부산북항크루즈터미널 신축도 검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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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기반한 세분화 전략 수립
마케팅 전략은 ‘데이터 기반 초정밀’로 전환한다. 시장별 선호도와 특성을 분석해 세분화 전략을 수립하고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을 실제 방한으로 연결한다. 중국 시장은 3~4선 도시와 지방공항을 연계한 전세기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내륙 도시는 현지 교통망과 한국행 페리를 결합해 신규 수요를 개척한다. 재방문율이 높은 일본 시장은 ‘한국 지방 소도시 30선’을 중심으로 지역 여행을 유도한다. 2027~2029년에는 ‘한국방문의해’를 민관 협력으로 전개한다.
숙박 정책도 통합 개편한다. 관광숙박업 중심체계를 일반·생활숙박업까지 포괄하도록 진흥 업무를 문체부로 일원화하고 ‘숙박업법’(가칭) 제정과 통합 정보 기반 구축을 추진한다. 양질의 숙박 확충을 위해 ‘숙박업 품질인증제’를 도입하고 지역 관광호텔 신축·개보수와 일반숙박업 시설 개보수에 대한 융자 및 관광 분야 펀드 투자를 확대한다. 4·5성급 관광호텔 교통유발계수를 하향 조정해 교통유발부담금을 완화한다. 고택·사찰을 활용한 한국형 ‘파라도르(전통문화 접목 숙박시설)’ 모델 육성, 농어촌 민박 제도 개선, 한옥체험업 고급 브랜드화 등 전통 기반 숙박 경쟁력도 강화한다.
고부가·고품격 관광 유치도 확대한다. 의료관광 우수 유치기관 지정 요건을 완화하고 지역가점제를 도입한다. 국제회의의 경우 외국인 300명 이상 참가 시 입국 우대 심사대 이용 범위를 동반자 2명까지 확대하고 마이스(MICE) 전용 자동심사대 설치도 추진한다.
관광객 안전과 시장 신뢰 확보도 정책의 한 축이다. 시·도 경찰청 기동순찰대 외사팀을 23개팀 138명 규모로 운영해 외국인 관련 범죄 대응 역량을 강화한다. 교통 예약·결제와 관광지 입장·할인 혜택을 연계한 외국인 전용 관광패스는 올해 하반기 시범 도입한다.
지역 관광 명소 발굴 본격화
‘지역관광 대전환’ 전략도 병행 추진한다. 전문가 추천과 국민투표를 결합한 ‘대한민국 명소 발굴 100×100 프로젝트’로 숨은 지역 자원을 체계적으로 발굴하고 ‘대한민국 명소 재생 30 프로젝트’로 노후 명소를 재정비한다. 인구감소지역 방문 시 경비 50%를 환급하는 ‘반값여행’(지역사랑 휴가지원 사업)을 4월부터 시범 추진하고 비수도권 숙박할인권을 20만 장 배포한다. ‘근로자 휴가지원 사업’은 내년부터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까지 확대하고 대기업 참여 프로모션도 병행한다. 초광역 단위 관광권 육성으로 입국·방문·숙박·체험·식음의 여정 전반을 통합 지원하며 광역철도망을 활용한 ‘코리아 기차둘레길’ 조성도 추진한다. 올해는 경전선(부산~목포)을 따라 ‘남도 기차둘레길’을 시범 추진한다.
‘바가지요금 근절대책’으로는 가격표시·준수 의무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위반 시 영업정지 등 제재를 강화한다. 숙박 분야에는 ‘바가지 안심가격제도’(자율요금 사전신고제)를 도입하고 제주 렌터카 요금신고제에는 최대 할인율 규제를 검토해 성수기·비성수기 격차를 줄인다. 숙박업체의 부당 예약취소 제재와 피해구제 규정도 신설하고 온누리·지역사랑상품권 가맹점 제외, 정부 지원사업 참여 제한 등 페널티를 강화한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수도권 중심 관광구조를 지역 중심으로 전환하고 출입국 제도부터 교통·숙박·콘텐츠·안전·가격 신뢰까지 전 과정의 혁신을 추진해 방한관광 3000만 명 시대를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지방정부 및 업계와 협력을 강화해 정책 효과가 현장에서 체감되도록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이다.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