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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장애인 건강권과 의료접근성을 종합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첫 국가 차원의 계획을 내놓았다. 정부는 제27차 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제1차 장애인 건강보건관리 종합계획(2026~2030)’을 확정·발표하고 향후 5년간 ‘장애인 누구나 건강하고 행복한 삶 실현’을 목표로 건강보건 정책 전반을 체계적으로 정비하기로 했다.
이번 계획은 ‘장애인 건강권 및 의료접근성 보장에 관한 법률(장애인건강권법)’에 근거해 수립된 첫 장애인 건강 분야 국가종합계획이다. 그간 장애인 건강보건 정책은 ‘장애인정책종합계획’의 일부로 추진돼 왔으나 의료 이용 장벽과 건강 격차가 지속되면서 별도의 중장기 계획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실제로 2023년 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인의 미충족 의료이용률은 17.3%로 전체인구(5.3%)보다 크게 높았다. 만성질환 유병률 등 건강지표에서도 장애인과 비장애인 간 격차가 확인됐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아플 때-장벽 없는 의료 이용 ▲회복할 때-재활을 통한 퇴원·지역사회 복귀 ▲건강할 때-2차 장애 예방·건강증진 지원 ▲정책 인프라-장애인건강정책 기반 마련을 4대 정책 방향으로 제시했다. 계획은 4대 추진 전략 아래 12대 주요과제와 32개 세부과제로 구성됐다.
장애친화 의료기관 통합·고도화
첫 번째 전략은 ‘아플 때-장벽 없는 의료 이용’이다. 정부는 기존 산부인과·건강검진기관·발달장애인 거점병원 등으로 분산 운영되던 장애친화 의료기관을 통합·연계해 한 단계 발전시킨 ‘장애친화병원(가칭)’ 모델을 도입한다. 접수부터 진료·수납까지 전 과정에 전담창구, 진료 동행, 의사소통 지원 등을 제공해 의료 접근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장애친화 의료기관은 시·도별 한 곳 이상 지속 확충하고, 3개 이상의 기능을 갖춘 기관을 중심으로 ‘장애친화병원’ 단계로 발전을 유도한다.
의료현장 전반의 장애포용적 환경도 제도화한다. 장애 특성상 더 많은 진료시간과 인력이 필요한 현실을 반영해 건강보험 적정 보상 방안도 연구·마련, 2028년 적용을 목표로 제도 설계를 추진한다. 의료기관 인증·평가제도 개선, 장애인 당사자 참여 교육 및 현장체험 확대도 함께 추진한다.
중증 와상장애인을 위해 침대형 휠체어 탑승 가능 특별 교통수단 도입 등 이동 지원을 확대하고 간호·간병 서비스 개선, 활동지원사 동행 허용 검토, 저소득층 보조기기 지원 확대 등 의료비 부담 완화 대책도 추진한다.
회복기 재활 강화… 지역사회 복귀 지원
두 번째 전략은 ‘회복할 때-재활을 통한 퇴원·지역사회 복귀’다. 거주지 기반 재활치료를 강화하고 회복기 재활의료기관과 권역재활병원,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의료센터, 어린이재활의료기관 등을 확충한다. 기관 간 기능 차별화와 특성화 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다.
퇴원 후 재입원을 반복하는 악순환을 줄이기 위해 ‘장애인 의료·요양 통합 돌봄’ 사업을 지자체로 확대하고 퇴원 장애인 대상 자립지원 서비스도 강화한다. 시설 거주 장애인의 건강관리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의료집중형 거주시설 지정 확대와 시설 내 의료인력 기준 강화도 검토한다.
생활체육 분야에서는 반다비체육센터 확충, 장애인체력인증센터 체력 측정 서비스 제공, 스포츠강좌 이용권 확대 등을 통해 참여 기반을 넓힌다. 재활치료와 생활체육 간 공백을 메우기 위한 재활운동 시범사업도 전국으로 확산한다.
세 번째 전략은 ‘건강할 때-2차 장애 예방·건강증진’이다. 장애인 건강주치의를 활성화하고 방문재활 등 서비스 다양화를 통해 접근성을 높인다. 또 장애유형·생애주기·질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건강교육을 대면·비대면 방식으로 확대한다. 장애인 건강검진기관은 2030년까지 112곳 이상 운영하고 검진 결과 이상 소견이 나온 경우에는 후속 진료 안내와 건강교육 등 사후관리를 제공한다.
이와 함께 소수장애인 등록기준 개선, 발달장애아동 조기발견·개입 강화, 여성장애인 임신·출산 건강관리 연계, 의료기관 내 의사소통 지원체계 구축 및 의료수어 표준화 추진 등도 포함됐다.
데이터 기반 정책체계 구축
마지막으로 정책 인프라를 강화한다. 지역사회 건강조사와 감염병 실태조사에서 장애 여부를 구분해 조사하고 장애인 건강보험 데이터 심층분석 등 연구를 확대한다. 중앙·지역장애인보건의료센터의 전문성과 정책 지원 기능을 강화해 지자체 지원체계를 촘촘히 구축한다.
또 예비장애인이 주민센터를 통해 장애 등록을 신청하면 관련 정보가 지역장애인보건의료센터로 자동 연계되는 시스템을 마련해 서비스 사각지대를 최소화한다.
정부는 매년 이행 실적을 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에 보고하고 2027년 하반기 중간평가를 통해 성과지표 달성도와 추진 상황을 점검할 계획이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계획은 향후 5년간 장애인 건강권이 나아갈 길을 제시하는 새로운 이정표”라며 “이행 현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장애인이 체감할 수 있는 장애인 건강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