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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이 계시겠습니다”, “그 제품은 품절이십니다”.
국민 10명 가운데 6명은 이처럼 과도한 높임 표현이나 어려운 어휘, 잘못된 표현을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혐오·차별 소지가 있는 표현 역시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국어원이 2월 12일 발표한 ‘개선이 필요한 공공언어 국민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반적으로 쉽고 바른 말을 사용해야 한다는 인식이 뚜렷했다. 이번 조사는 다매체 시대 공공언어의 사용 실태를 파악하고 개선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2025년 12월 24일부터 30일까지 전국 14세 이상 79세 이하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공공언어는 좁게는 공공기관 등에서 국민을 대상으로 사용하는 언어를, 넓게는 신문·방송·무인자동화기기(키오스크) 등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쓰는 모든 언어를 뜻한다. 조사 항목은 국민 언어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매체에서 자주 접하는 어려운 어휘와 잘못된 표현 30개다. 응답자 중 61.8%는 이를 “바꿔야 한다”고 응답했다.
개선 필요성이 가장 높게 나타난 항목은 ‘커피 나오셨습니다’ 등 과도한 높임 표현으로 93.3%가 바꿔야 한다고 응답했다. 문장의 주어를 높이는 선어말어미 ‘-시-’는 사람이 아닌 사물이 주어일 경우 사용할 필요가 없다. 이 밖에도 ▲어법 오류 ▲부적절한 어휘 사용 ▲차별·혐오 표현 등에 대해 70% 이상이 개선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구체적으로는 ‘되-돼’ 혼동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응답이 90.2%로 나타났다. ‘되-’는 ‘되다’의 어간으로 ‘되어/되었-/되는’처럼 어미와 결합해 쓰며 ‘되어/되었-/되어서’를 줄이면 ‘돼/됐-/돼서’로 적는다. 자음으로 시작하는 어미가 붙을 때는 ‘되는/되고/되니’ 등으로 표기한다.
‘염두에 두다’ 사용 오류(74.8%), ‘(알아)맞추다-(알아)맞히다’ 혼동(71.2%) 등도 개선 필요 항목으로 꼽혔다. ‘염두’는 마음의 속을 뜻하는 말로 ‘염두에 두다’, ‘염두에 없다’처럼 쓰는 것이 바른 표현이다. ‘염두하다’는 규범에 맞지 않는다. ‘맞추다’는 ‘줄을 맞추다’, ‘일정을 맞추다’처럼 비교하거나 조정하는 뜻이고, ‘맞히다’는 ‘화살을 과녁에 맞히다’, ‘문제의 정답을 맞히다’처럼 적중의 의미로 쓴다.
이와 함께 ‘-충’과 같은 비하 표현은 87.1%, ‘장애를 앓다’와 같은 표현은 78.7%가 개선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앓다’는 병 등으로 괴로움을 겪는 상황에 사용하는 표현이기 때문에 장애를 병에 비유해 부정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문체부와 국립국어원은 조사항목 선정 과정에서 다각적인 검증 절차를 거쳤다고 밝혔다. 대중적 영향력이 큰 주요 매체와 국립국어원 온라인 ‘가나다’ 질의응답 등을 중심으로 기초 후보 목록을 만들고 이후 언론계·학계·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자문회의를 통해 최종 30개 항목을 확정했다. 설문조사 전후에는 국어심의회 국어순화분과위원회에서 항목과 결과를 논의해 객관성을 확보했다.
양 기관은 이번에 선정된 ‘개선이 필요한 공공언어 30선’을 바탕으로 대대적인 국민 인식 개선 운동을 추진할 계획이다. 유명 문화예술인이 참여하는 ‘쉬운 우리말 다짐 이어가기(챌린지)’를 진행하고, 젊은 세대에 친숙한 짧은 영상(쇼츠·릴스 등) 등을 제작해 바른 우리말 사용의 중요성을 알릴 계획이다. 또한 국립국어원 누리집에 ‘공공언어, 방송언어 개선 국민 제보’ 게시판을 운영해 일상 속 잘못된 언어 사례를 접수받고 심의를 거쳐 향후 정책 수립에 적극 반영할 방침이다.
이근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