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에 주문할 음식을 담고 가격을 보면 깜짝 놀라곤 하는데요. 음식값에 배달비가 더해지면 배보다 배꼽이 큰 느낌이 들기도 해요. 가끔은 매장 가격과 배달 앱에 기입된 가격이 다른 가게도 있어서 플랫폼 수수료까지 소비자가 부담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어요.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공공배달 앱’ 카드를 꺼냈어요. ‘땡겨요’나 ‘먹깨비’처럼 수수료가 낮고 선착순 할인 쿠폰도 제공하는 플랫폼을 통해 독점 구조를 깨겠다는 전략인데요. 과연 공공배달 앱이 가맹점주와 소비자의 부담을 덜어주는 실질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이번 생생 MZ톡에서는 배달 앱 수수료 인상과 공공배달 앱에 대한 MZ세대의 솔직한 의견을 들어봤어요.
참가자
예똥벌레(30세, 공간디자이너)
수박이박수(32세, 프리랜서)
양양(35세, 회사원)
치치(29세, 회사원)
앨리스(28세, 회사원)
솔푸(32세, 요식업)
리본(32세, 생산직)
Q. 요즘 배달 앱 수수료나 배달비 인상 소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수박이박수, 양양
배달 앱 수수료가 올라서 자영업자들이 힘들어 한다는 기사를 볼 때마다 자영업자와 배달기사에게 돌아가는 몫은 적고 플랫폼만 배불리는 구조라는 인식이 생겨요. 음식을 직접 만들지도, 배달하지도 않으면서 수수료만으로 큰 수익을 올리는 구조가 불합리해 보이거든요. 결국은 수수료가 소비자에게 전가돼 식비 부담만 커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지는 게 불공정하다고 느껴져요.
치치
음식 배달은 빠르고 정확한 서비스를 요구받기 때문에 일정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건 이해돼요. 하지만 배달 앱 수수료가 지나치게 높다고 느껴요. 광고비, 쿠폰, 수수료 등 여러 항목을 소비자와 가게가 부담하는 구조인데 그만큼 가치 있는 서비스를 받는지 의문이거든요.
솔푸
저는 가족을 도와 요식업에 종사하다 보니 수수료 구조에 대해 더 민감하게 느껴요. 배달 앱을 통해 음식을 팔면 남는 게 별로 없어요. 1만 원짜리 팔아서 원가 떼고 수수료 떼고 나면 고작 2000~3000원 남는 수준이거든요. 포장 주문까지 수수료를 물리는 건 너무하다고 생각해요.
Q. 공공배달 앱을 써본 적이 있나요?
양양
예전에 한 번 써봤는데 사용자 인터페이스(UI)가 불편했고 내 주변에 입점한 가게가 별로 없어서 안 쓰게 됐어요. 가맹점이 더 많이 생겨서 선택권이 늘어난다면 열심히 쓸 의향은 있습니다.
앨리스
앱을 깔아두긴 했는데 손이 잘 안 가더라고요. 배달 가능 지역도 적고 예상시간보다 배달이 오래 걸릴 때가 있었어요. 무엇보다 ‘만나서 결제 기능’이 안되는 것도 불편했고요. 그래서 기존 앱들을 계속 쓰게 되는 것 같아요.
치치
아직 공공배달 앱을 사용해본 적은 없지만 관심은 많아요. 이번 생생 MZ톡을 계기로 공공배달 앱에 접속해서 주문 직전까지 해봤는데 생각보다 할인 혜택이 많아서 놀랐어요. 1만 6900원짜리 포케 샐러드에 배달비 1600원이 붙은 음식을 9500원에 주문할 수 있었거든요. 지역화폐 연동도 가능하고 법인카드 결제까지 된다는 점에서 기존 플랫폼과 비교해 크게 불편한 건 못 느꼈어요.
예똥벌레
아직 써보진 않았어요. 기존에 쓰던 배달 앱에 쿠폰과 포인트 혜택, 자주 주문하는 가게들이 저장돼 있어서 계속 쓰게 되더라고요. 새로운 앱을 다운받고 다시 시작하는 게 번거롭게 느껴져요. 다만 공공배달 앱이 쿠폰을 많이 줘서 식비가 절약된다면 써볼 의향은 있어요.
Q. 배달 앱 독점을 막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공공배달 앱을 키우는 것이 효과적일까요?
예똥벌레
공공배달 앱을 키우는 방향 자체는 긍정적으로 봐요. 하지만 세금을 쓰는 사업인 만큼 단기적인 효과보다 장기적인 계획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사용자 경험 개선, 기술력 확보, 차별화된 혜택이 없다면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양양
공공배달 앱을 키우는 것도 필요하지만 근본적으로는 기존 민간 플랫폼에 대한 규제가 병행돼야 해요. 지금처럼 문제가 생겼을 때 플랫폼이 책임을 회피해서 소비자와 자영업자 모두 피해를 입는 구조는 정부 차원에서 관리를 해줬으면 좋겠어요.
리본
최근 문제가 되는 ‘이중가격제’까지 등장한 건 배달 앱들이 과도하게 이윤을 추가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수수료가 너무 비싸고 그 부담을 자영업자와 소비자가 나눠 떠안는 구조니까요. 그래서 정부가 공공배달 앱을 키우는 건
꼭 필요하다고 봐요. 독과점에 대한 제재도 강화하고 공공배달 앱 마케팅도 더 적극적으로 하면 좋겠어요.
치치
공공배달 앱을 키우려면 기존 방식보다 더 공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단순히 쿠폰을 많이 주는 수준으론 부족하고 여권 수령 같은 공공서비스를 연계하거나 지역화폐 결제를 적극적으로 연계하는 등 차별화가 있어야 해요. 소비자는 결국 시간과 돈을 절약할 수 있을 때 움직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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