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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 사랑의 온도는 몇 도?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2월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2025년 기부·나눔단체 초청행사에서 초록우산에 성금을 전달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황영기 초록우산 회장, 이창준 초록우산 인재양성 아동, 이 대통령, 김 여사, 고두심 나눔대사. 사진 대통령실

기부 총액 연 16조 원 돌파
개인 기부가 가치 소비 문화 이끌다

12월 16일 용산 대통령실에 기부 천사들이 깜짝 등장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연말연시를 맞아기부·나눔 문화의 확산과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2025 기부·나눔단체 초청 행사’를 마련한 것.
이 대통령은 이날 “춥고 배고픈 세상에 따뜻한 역할을 맡아주신 여러분을 뵙게 돼 참으로 반갑고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정부와 행정이 최소한의 안전선을 지켜주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행사에는 구세군, 굿네이버스, 대한결핵협회, 대한적십자사 등 15개 기부·나눔단체 관계자들과 기부자 및 후원 아동·청소년 등 32명이 초대됐다. 이 대통령은 “작은 정성이 큰 정성을 만든다”며 후원을 격려하고 참석한 각 단체에 성금을 기부했다.
이 대통령은 “여러분을 만나러 오면서 무슨 말씀을 드릴까 고민하다가 ‘성냥팔이 소녀’가 떠올랐다”며 “다시 줄거리를 찾아보니 결말이 참 잔혹하더라. 우리 세상이 그렇게 잔인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우리 사회의 나눔의 온도를 가늠할 수 있는 ‘사랑의 온도탑’이 올해도 어김없이 12월 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등장했다. 사랑의 온도탑은 매년 연말 시작되는 ‘희망나눔캠페인’의 상징으로 우리 사회 기부문화의 대표적인 상징물이다. 목표액의 1%가 모일 때마다 온도탑의 온도가 1℃씩 올라가며 100℃가 되면 목표를 달성하게 된다. 올해 사랑의 온도탑은 광화문광장을 비롯해 전국 주요 도시 17곳에 설치됐다. 올해 모금 목표액은 4500억 원으로 캠페인은 2026년 1월 31일까지 총 62일간 진행된다.
희망나눔캠페인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1999년부터 매년 이어오고 있는 범국민 이웃돕기 나눔 캠페인이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복지부 공식 유튜브 홍보 영상을 통해 “캠페인을 통해 모금된 성금은 복지 사각지대 생활 안정 지원과 취약계층의 교육·자립 지원, 맞춤형 돌봄 등 사회적 위기 대응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라며 “나눔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정부도 적극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자료 보건복지부·국세청

국내 기부금 그래프 우상향
고물가와 경기 둔화 등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국내 기부금 규모는 장기적으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12월 14일 복지부와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개인과 법인이 낸 기부금은 2013년 12조 4859억 원에서 2023년 16조 281억 원으로 약 28% 늘었다.
기부금 총액은 2021년 15조 5541억 원을 기록한 뒤 2022년 15조 977억 원으로 소폭 감소했으나 2023년 들어 다시 반등하며 16조 원을 넘어섰다. 이는 국세청에 신고된 개인·법인 기부금을 집계한 수치로 세제 혜택을 받지 않아 신고되지 않은 기부금은 포함되지 않는다.
기부 주체별로 살펴보면 증가세의 중심에는 개인이 있다. 개인 기부금은 2013년 7조 8314억 원에서 2023년 11조 5445억 원으로 10년간 47% 증가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도 개인 기부는 감소하지 않고 꾸준히 늘며 전체 기부금 증가를 이끌었다.
반면 법인이 낸 기부금은 같은 기간 4조 6545억 원에서 4조 4836억 원으로 오히려 4% 감소했다. 명목상으로는 2023년 기업 기부금이 4조 5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850억 원 늘었지만 물가상승률을 반영하면 실질적으로는 약 1.6%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체 기부금 가운데 기업 기부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28%로 낮아졌다. 이는 지난 20년 평균인 35%보다 7%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기부금 총액은 늘었지만 경제 규모 대비 기부 비중은 오히려 감소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부금 비율은 2013년 0.79%에서 2023년 0.67%로 낮아졌다.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0.8% 안팎을 유지했지만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며 0.7% 선마저 무너진 것이다. 이는 사회적 기부문화의 확산 속도가 전체 경제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의 배경으로 기부 동기의 전환과 기업 환경의 변화를 꼽는다.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는 기부통계 자료 분석을 통해 “과거에는 기부가 동정심의 표현이었다면 최근에는 사회문제 해결에 참여하려는 시민적 책임감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기 후원, 모바일 기부, 캠페인 참여형 기부가 확산되면서 ‘가치 소비’의 연장선으로서 개인의 기부 참여는 늘어난 반면 기업 기부는 경기 변동과 경영 불확실성에 상대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12월 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사랑의 열매 ‘희망2026 나눔캠페인’ 출범식 및 사랑의온도탑 점등식에서 4대 금융과 함께하는 이웃사랑 성금 전달식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 뉴시스

능동적 기부문화 확산 위해 노력
기부문화 확산을 위해 정부도 꾸준히 나서고 있다. 복지부는 매년 지역별로 나눔 교육을 실시하고 이웃을 위해 헌신한 개인과 단체를 포상하는 ‘나눔국민대상’을 운영하고 있다.
기업 대상으로는 ‘지역사회공헌 인정제’를 시행 중이다. 2019년부터 시행된 ‘지역사회공헌 인정제’는 지역사회의 비영리단체와 협업을 통해 꾸준하게 지역사회공헌 활동을 펼친 기업과 기관을 발굴해 그 공로를 인정해주는 제도다. 복지부에 따르면 이 제도를 통해 인정받은 기업·기관은 2019년 121곳에서 2024년 626곳으로 크게 늘었다. 지역사회공헌 인정 기업·기관에는 인정 승인일부터 1년간 인정제 엠블럼 사용권한이 부여된다. 또 인정제 멤버십에 자동 가입돼 사회공헌 교육·포럼·컨설팅, 개인과 조직을 위한 역량 강화 프로그램 등 16개 협약기관이 제공하는 우대혜택이 부여된다.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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