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2030년까지 자살률 33% 낮춘다… 자살위험 먼저 찾아 지원

한성숙 국무총리가 10월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1차 자살예방정책위원회 위촉식 및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 제6차 자살예방기본계획 확정
▶ 10만 명당 자살률 29.1명→18.9명 목표
▶ 국가자살대응실 설치·정신응급 치료 확대


정부가 2030년까지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을 18.9명으로 낮추기로 했다.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던 2024년 자살률 29.1명보다 약
3분의 1 낮춘 수치다. 위기에 처한 사람이 직접 도움을 요청하기를 기다리는 대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위험신호를 먼저 찾아내 지원하는 방식으로 자살예방 정책을 전환한다. 중앙부처와 지자체의 자살예방 성과를 정기적으로 평가하고 공개해 정책의 실효성을 높일 계획이다.
정부는 10월 12일 한성숙 국무총리 주재로 제11차 자살예방정책위원회를 열고 ‘제6차 자살예방기본계획’을 확정했다. 이번 계획은 그동안 발표한 국가자살예방전략과 청소년·채무·고립 등 9대 분야별 대책을 통합해 2030년까지 추진할 범정부 자살예방 정책의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자살사망자는 최근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2025년 자살사망자는 1만 4144명으로 전년보다 728명(4.9%) 감소했다. 2026년 1~7월 자살사망자도 743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475명보다 1043명(12.3%) 감소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다.

위기신호 먼저 찾고 정신응급 치료 확대
정부는 자살위험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긴급 대응체계를 강화한다. 보건복지부에 ‘국가자살대응실’을 설치하고 시·도 및 시·군·구 자살예방센터 인력을 확충한다. 자살시도자가 입원하지 않더라도 최대 24시간 동안 상담과 회복 지원을 받고 필요한 서비스로 연계될 수 있는 일시보호 서비스도 마련한다.
정신응급 치료 기반도 확충한다. 정신응급을 필수의료로 지정하고 정신질환 집중치료병상을 2030년까지 2000병상으로 늘린다. 권역 정신응급의료센터와 생명사랑위기대응센터를 늘리고 난치성우울증 치료제의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는 방안과 정신의료기관의 가족상담 지원 확대도 추진한다.
위험에 처한 사람을 먼저 찾아내 지원하는 체계도 구축한다. 정신의료기관과 자살예방센터 간 고위험군 의뢰·연계를 확대하고 위기가구 통합 발굴 플랫폼을 활용해 지원이 필요한 사람을 찾아낸다. 자살시도자가 사후관리 서비스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전문기관이 연락해 지원을 안내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다.
인공지능(AI)과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위험 분석도 추진한다. 자살 동기와 위험요인을 세분화하고 건강보험·사회보장급여 정보 등과 연계해 위험요인을 분석한다. AI를 활용해 자살위험을 예측하고 지역별 동향을 분석하는 한편,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의 상담일지 작성 등 반복 업무도 지원한다.

채무·고립·돌봄 부담 등 근본 원인 대응
자살예방 정책의 범위를 정신건강 치료에서 일상생활의 어려움까지 넓힌다. 채무와 빈곤, 사회적 고립, 돌봄 부담 등 경제·사회적 요인을 줄이는 것을 포함한다. 경제적 위기나 고립 등 여러 어려움이 겹친 사람에게는 상담뿐 아니라 금융·복지·돌봄서비스를 연계해 지원한다.
대상별 맞춤형 대책도 마련한다. 학생과 청소년에게는 자살예방 교육과 사회정서 교육을 확대하고 교원 교육도 강화한다. 범죄피해자는 수사 과정에서 위험도를 평가해 필요한 지원으로 연결한다. 경찰·소방·해양경찰·군인 등 직무 특성상 정신적 부담이 큰 직군에는 별도의 예방 상담과 진단·치료를 지원한다.
자살유족에 대한 지원도 강화한다. 상담과 치료, 복지서비스 등을 연계하는 원스톱 지원체계를 강화하고 유족이 정책 수립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자문단 운영도 확대한다.
지자체별 성과 공개… 국가 책임 강화
특히 이번 계획은 자살예방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의 책임을 강화했다. 기존에는 복지부 중심으로 정책을 추진했다면 앞으로는 교육부·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가 각 분야의 자살위험 요인을 줄이는 데 직접 책임을 지도록 한다.
중앙부처 장과 시도지사는 기본계획에 따른 시행계획을 수립하고 이행해야 한다. 정부는 부처별 추진 상황을 매월 점검하고 지자체별 자살사망 통계와 예방 노력에 대한 평가 결과도 정기적으로 공개할 계획이다.
지자체의 자살예방 노력을 높이기 위한 우수기관 포상금 제도도 신설한다. 평가 결과를 맞춤형 사업비 지원 등과 연계하고, 지역별 여건에 맞는 자살예방 정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의 지원도 강화한다.
정부는 2030년까지 중앙부처와 지자체, 지역사회가 함께 작동하는 생명안전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한 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한 국가의 책무”라며 “정부는 지자체별 실적을 면밀히 살피고, 현장에서 효과를 거둔 사례를 확산할 것이며, 우수한 노력을 이어가는 지방정부에는 평가와 재정 지원 등을 통해 힘을 더하겠다”고 강조했다.

김경민 기자




지금 정책주간지 'K-공감' 뉴스레터를 구독하시고,
이메일로 다양한 소식을 받아보세요.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