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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종 뽑고 자생종… 생태복원 뜻 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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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추위가 덜 가셨지만 남해바다 일대에서는 벌써 봄기운이 느껴진다. 2월 20일 수십 명의 장정이 전남 고흥군 금산면 거금도의 야산에 올랐다. 이들은 저마다 어깨에 삽과 괭이를 둘러멨다. 야산 중턱까지 오른 이들은 봄 햇살을 받아 녹은 땅을 파기 시작했다.

이마에 송골송골 맺혔던 굵은 땀방울이 등줄기를 따라 흘러 내렸지만 이들의 손길은 멈추지 않았다. 약 30센티미터 깊이의 구덩이가 여기저기 생겨났다. 그리고 그 구덩이에 남부지역 자생수종인 황칠나무·구실잣밤나무·가시나무 등을 한 그루씩 넣고 파낸 흙을 다시 덮고 다졌다. 근처의 외래침입수종은 뿌리째 뽑아 어린 묘목의 성장을 도왔다.

남해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상쾌한 듯 크게 숨을 몰아 쉬는 이들의 얼굴에 환한 미소와 함께 뿌듯함이 묻어났다. 산림청이 올해 들어 처음으로 실시한 나무심기 행사였다. 산림청 산하 서부지방산림청은 이날 거금도에서 전남도청·고흥군청·비정부기구(NGO)단체 등과 함께 서울 잠실 야구경기장 면적과 비슷한 1만 평방미터 부지에 어린 나무 3,000그루를 심었다.

산림청이 첫 나무심기 행사지로 거금도를 선택한 이유는 봄철 해토(解土)가 전국 어느 지역보다 빠르기 때문이다. 나무를 일찍 심더라도 한파 피해를 입는 일은 없다는 말이다. 이런 이유로 전남·북과 서부 경남지역을 관할하는 서부산림청은 지난해에도 거금도에서 첫 나무심기 행사를 가졌다.

서부산림청 유태형 주무관은 “나로호 발사 성공으로 유명해진 전남 고흥에서 올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나무심기 행사를 가졌다”며 “오늘 심은 어린 나무들이 나로호가 우주를 향해 힘차게 날아오른 것처럼 하늘을 향해 쭉쭉 자라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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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는 본격적인 봄철 나무심기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서부산림청은 앞으로 거금도 산림에 산재한 외래침입수종·고사목·불량목 등을 제거한 뒤 지역 자생수종을 심어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거금도를 난대상록활엽수림으로 만들어 나간다는 복안이다. 나아가 관할지역 국유림을 대상으로 서울 여의도 면적의 2배에 달하는 660만 평방미터에 편백나무 등 186만 그루를 더 심을 구상도 마련했다.

나무심기로 구슬땀을 흘린 김성륜 서부산림청장은 “뛰어난 바다경관을 자랑하는 고흥군은 온 국민의 희망을 담은 나로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한 대한민국 우주항공의 수도”라며 “이곳에서 시작된 첫 나무심기 행사가 전국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산림청은 이날 행사를 시작으로 2월 하순부터 4월 말까지를 나무심기 기간으로 정하고 858억원을 들여 전국 2억 평방미터에 나무를 심을 계획이다.

글·박기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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