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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구 “하이브리드 자전거로 출퇴근하세요”


 

‘하이브리드 자전거’의 승차 소감은 예상 외로 빠르다는 것이다. 평지를 달릴 때 전기엔진을 가동하면 금세 일반 자전거의 최고속력까지 도달한다. 평소에 가졌던, ‘자전거는 산책할 때나 슬슬 타는 레저용품’이라는 생각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서울 송파구청이 지난해 7월부터 기획해 올해 말부터 실시하는 ‘송파 에코바이크 시스템’의 핵심은 자전거를 교통수단으로 활용한다는 점이다. 친환경 열풍과 함께 자전거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그러나 자전거의 수요가 늘어난 만큼 도로의 자동차들이 줄지 않는 게 문제다. 사람들이 자동차를 대신할 교통수단으로 자전거를 선택하는 게 아니라 여전히 레저용이나 동네 산책용으로 이용해 이산화탄소 감소와 직접 연결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녹색송파위원회(송파구민과 구청 공무원으로 이뤄진 자치단체)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전거를 이용한 출퇴근 캠페인’을 제안했고, 이를 구청 측이 받아들여 예산을 확보해 실시하게 된 것이 송파 에코바이크 시스템이다. 자전거 출퇴근을 할 때 걸림돌은 언덕길 문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송파구청은 대덕특구의 (주)이엔위즈와 손을 잡고 하이브리드 자전거 개발에 들어갔다.
 

“하이브리드 자전거의 핵심은 자가발전 모드로 전환이 가능한 리젠(Re-Gen) 모터입니다. 일반 전기자전거는 전기 충전 후 언덕길을 전기모터로 오르는 단순한 방법입니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자전거는 사람의 힘으로 페달을 밟거나 언덕길을 급하게 내려올 때는 자체 배터리 충전이 가능합니다. 이러한 시스템은 국내 최초로 도입된 것입니다. 조금이라도 소모되는 에너지를 아낀다는 의미에서 훨씬 친환경적입니다.”(송파구청 환경과 안소영 주임)

이뿐만 아니라 이 자전거에는 자체 위치정보시스템(GPS)이 부착돼 있어 자전거가 어디를 운행했는지가 정확히 데이터로 남는다. 이를 통해 구청은 자전거 이용으로 얼마나 많은 이산화탄소 절감효과를 거뒀는지 분석이 가능하다. 이는 더 많은 ‘자전거 출퇴근’을 이끌어낼 수 있는 자료가 된다. 이렇게 이산화탄소 감축효과를 분석할 수 있는 통합관리 시스템을 통해 친환경 교통수단의 새로운 모델 창출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송파 에코바이크 시스템의 근본 취지다.

“지금 우리 구청이 확보하고 있는 자전거는 30대입니다. 이를 직원 출퇴근과 공무상 출장 등에 활용할 계획입니다. 자전거 가격은 모두 주문 제작이어서 비쌉니다. 하지만 이 시험이 성공해 전국적으로 확산된다면 하이브리드 자전거의 대량생산이 가능해지고 당연히 가격도 낮아질 것입니다.”(송파구청 환경과 안재승 계장)

송파구청은 송파 에코바이크 시스템을 홍보함과 동시에 그 취지에 맞게 자전거 출퇴근에 동참할 직원들의 신청을 받았다. 구청에서 5킬로미터 이상의 원거리 거주자들이 대상이었다. 모두 15명을 뽑는다는 공고가 나간 뒤 신청은 순식간에 선착순 마감됐다. 현재 대기자만 20~30명에 달한다. 안소영 주임은 “경기 성남시에 사는 직원도 신청할 정도로 호응이 좋다”고 전했다.



 




자전거 가격이 비싼 만큼 관리 및 도난문제 해결에도 만전을 기했다. 이 자전거는 5킬로미터 이상 무단 이동 시 경고음이 울린다. 한번 시작된 경고음은 인증된 카드키(RFID)로 해지하지 않으면 꺼지지 않는다. 또한 경고음이 울림과 동시에 자전거가 페달을 밟아도 앞으로 나가지 않게 자동으로 잠긴다. 결국 훔쳐간다고 해도 쓸모없는 고철에 불과하다. 또한 GPS와 연결된 컴퓨터를 통해 어느 지역에서 도난을 당했는지 한눈에 볼 수 있어 도난문제를 완벽히 해결했다.

송파구는 송파 에코바이크 시스템을 통해 연간 약 12톤의 이산화탄소 감축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일일 사용률 60퍼센트, 일일 이동거리 20킬로미터, 연간 사용일 2백 일 기준). 이는 연간 유류비 1천80만원의 절감효과를 가져온다. 자전거 30대를 시범운행해서 얻는 결과 치고는 대단한 것이다.

처음에 에코바이크 시스템은 반대 의견에 부딪히기도 했다. 우선 자전거 30대를 이용하는 실험에 너무 많은 예산이 소요된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송파구는 자전거 구입 및 제반 소프트웨어 시스템 확보를 위해 1억3천8백만원(국비 5천만원. 구비 8천8백만원)을 투자했다. 다행히 이 실험을 통해 효과가 검증된 덕에 에코바이크 시스템이 전국적으로 확산된다면 투자 비용이 결코 비싸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전기 충전 자전거가 과연 친환경적인가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있었다. 하지만 풍력, 태양열 등 신재생에너지에 의한 발전시설이 확산되고 있는 요즘, ‘전기=이산화탄소’라는 등식은 깨지고 있다는 것이 송파구의 판단이었다. 송파구는 실제로 구청에서 사용하는 전기를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만드는 계획을 추진 중에 있다.

안소영 주임은 “송파구의 경우 자전거 도로가 잘 조성된 편이라 많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지금은 비록 30대로 시작했지만 향후 50대, 1백 대로 늘려가는 게 우리의 계획이다. 또한 구청 직원에 한정하지 않고 송파구민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하이브리드 충전 거치대를 석촌호수 등 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곳에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파구는 송파 에코바이크 시스템이 자전거 도시로 유명한 경북 상주시나 경남 창원시 등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들 도시는 자전거가 자동차를 대신하는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들 도시에 하이브리드 자전거를 이용한 에코바이크 시스템이 정착된다면 시민들의 편의는 물론 이산화탄소 감축을 더욱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연구할 수 있는 토대가 될 수 있다.

안재승 계장은 “에코바이크 시스템이 확대된다면 국내 자전거산업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정보기술(IT)을 결합한 새로운 개념의 자전거는 국내 자전거산업 확장과 함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산화탄소 배출 제로’의 꿈을 이루는 그날까지 이들의 ‘녹색 실험’은 계속된다.
 

글·최철호 객원기자 / 사진·정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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