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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스타의 녹색생활 담은 <그린북>




 

“3분 이내에 샤워를 마친다. 샤워하면서 양치질도 함께 한다. 내가 2분 동안 샤워하는 데 쓰는 물의 양이 아프리카에서 한 사람이 세탁하고, 씻고, 요리하는 등 하루 종일 쓰는 모든 물의 양과 같다는 사실을 알고 난 후부터 샤워 시간을 더 줄이려고 노력한다.”
 

인기 시트콤 ‘프렌즈’에서 레이첼 그린 역으로 유명한 배우 제니퍼 애니스턴의 일상 속 녹색생활 사례다. 할리우드 스타들 12인의 친환경 생활을 소개한 <그린북>(사문난적 펴냄)은 거창한 환경운동을 다루지 않는다. 대신 누구나 집에서 당장 실천할 수 있는 녹색생활 요령을 담고 있다.
 

슈퍼 모델이자 가수로 지난해 미국의 에미상 토크쇼 진행자상을 받은 타이라 뱅크스도 제니퍼 애니스턴처럼 샤워를 짧은 시간에 끝낸다. 양치질을 할 때는 수도꼭지를 잠그고, 집을 비울 때는 불을 끈다. ‘사소한 일들이 중대한 차이를 만들어낸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새로 알게 된 사실이 습관을 바꿔놓기도 한다. 에미상에서 토크쇼 진행자상을 12번이나 받은 앨런 드제너러스는 폐식용유 한 방울도 부엌 개수대에 그냥 흘려보내지 않는다. 자동차 기름 한 방울도 통에 담아 재활용센터로 가져가는 등 하수구에 스며들지 않도록 조심한다. 북미 대양에 유입되는 1억1천만 리터의 기름 중 9천1백만 리터의 막대한 양이 유조선 유출 사고로 인한 것이 아닌 사람들이 흘려보낸 폐기름이라는 사실을 안 이후부터다.

 


 

지난해 말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뽑은 할리우드 스타 커플 고소득자 순위 중 넷째인 컨트리 가수 페이스 힐과 팀 맥그로 부부는 재활용 도사다. 종이 상자를 뜯어내고, 우유병을 씻어서 분리한다. 우유병과 캔도 따로 담는다. 집안에 재활용품이 굴러다닐 틈이 없다. “재활용은 주변을 깨끗하게 하는 데도 유용하다”고 부부는 말한다.
 

설마 환경보호와 관련이 있을까 싶은 일이 지구를 살리는 길이라고 권하는 스타도 있다. 전 뉴욕 자이언츠 미식축구 선수이자 스포츠방송 인기 해설자인 티키 바버는 몸짱이 되기 위한 운동 역시 지구에 유익한 일이라고 말한다.
 

“달리기, 자전거 타기, 수영, 역기 들기 등 어떤 종목이든 운동을 오래 할수록 지구가 건강해집니다. 운동하는 시간 동안 자동차나 에너지를 소비하는 제품을 덜 사용하니까요.”
 

영화 <말리와 나>의 주연 배우 오언 윌슨은 우연히 하이브리드 차를 몰면서부터 친환경에 발을 들였다. 환경운동가로 잰 체하기 싫었던 오언은 하이브리드 차를 몰면서도 주변에 친환경 운운하지 않았다. 그러다 차츰 친환경 생활에 발을 들였다. 재활용 종이 타월을 사용하고 유기농 식품을 구입하는가 하면 급기야 집에 태양열 집열판까지 설치했다. 지금은 자신의 자동차에서 뿜어져 나오는 탄소 발자국(Carbon Footprint)까지 우려하는 적극적 실천가로 변신했다.







 

친환경 습관을 집안에서 대대로 물려받아 실천하는 스타들도 있다. 영화 <슈렉> 시리즈에서 피요나 공주의 목소리로 친숙한 캐머런 디아즈는 ‘한 번도 환경운동에 참여한 적이 없는 이기적 미국인일 뿐’이지만 할머니에게 어린 시절부터 녹색생활 습관을 물려받았다고 말한다.
 

“할머니의 삶은 진실로 환경친화적이었어요. 뒤뜰에서 가축을 기르고 텃밭에서 채소를 가꾸셨어요. 은박지와 비닐봉지를 다시 사용하고, 고기 요리를 할 때 나오는 지방으로 비누도 만드셨죠. 땅에서 얻은 것은 전부 땅으로 돌려주는 게 할머니의 삶이었고 제게 그런 삶의 방식을 물려주셨습니다. 저도 거의 모든 것을 재활용하며 하이브리드 차를 몰고 있어요.”
 

‘살림의 여왕’ 마사 스튜어트도 친환경의 유산을 부모에게서 물려받았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부모와 함께 뉴저지의 농장에서 재배한 제철 음식으로 싱싱한 식탁을 즐겼다. 성인이 된 후에도 옛날처럼 농장에서 유기농으로 채소를 재배한다. 농장에는 먹고 남은 음식물, 깎아낸 풀, 말 배설물 등을 섞어 만든 천연 비료가 가득하다. 새 닭장을 만들 때는 오래된 슬레이트 지붕과 낡은 널빤지를 재활용했다.
 

그의 집은 에너지 절약을 위해 최적화되어 있다. 겨울철에는 덧창을 닫아 바람을 막는다. 방바닥에는 난방 시스템을 설치했는데 공기를 데우는 라디에이터식보다 난방비가 적게 든다. 백열전구 대신 절전형 형광등으로 전기세를 줄이고 에어컨을 계속 돌리는 대신 선풍기로 냉방비를 줄인다.

 


 

<흐르는 강물처럼> <퀴즈쇼> 등에서 영화배우와 감독으로 종횡무진 활동하는 로버트 레드포드는 환경운동가로 한발 더 나아갔다. 최근 자신의 집 뒤뜰을 지나갈 예정인 6차선 고속도로 계획을 반대하는 활동가로 나서 그 계획을 저지시켰다.
 

“고속도로가 유타 협곡을 가로지르게 되면 자연을 영원히 황폐화시키고 생태계를 파괴하고 내 아이들이 숨 쉬는 공기와 마시는 물을 오염시킬 게 뻔합니다. 나는 이 계획을 막기 위해 지역 활동가들과 연계했고 지역민들도 기꺼이 동참했습니다.”
 

로버트 레드포드는 환경보호와 지구온난화 문제는 민주당원이냐 공화당원이냐 하는 정치적 이해관계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한다. 환경문제는 특정 정파에 쏠린 정치적 이슈가 아니라 사람들이 세계를 대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국 5인조 남성 그룹 엔싱크 출신의 싱어송 라이터 저스틴 팀버레이크는 아프리카를 여행하면서 환경문제에 새롭게 눈을 떴다. 지구온난화가 아프리카와 같은 저개발 지역에 가뭄을 일으키는 주범이라는 걸 느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를 알리는 앨범을 만들고 순회공연을 기획하고 있다.
 

<그린북>에 소개된 이런 사례들이 할리우드 스타들을 다룬 가십에 그치는 것일까. 최승호 시인은 “이 책은 누구나 일상에서 손쉽게 할 수 있는 구체적인 예를 담은 실천형 가이드북이다. 친숙한 스타들의 사례를 통해 환경문제와 녹색운동의 중요성을 환기시키는 것이 이 책의 매력”이라며 추천했다.
 

글·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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