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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산업이 세계 경제계의 판도를 바꿀 변수로 부상하면서 각국은 녹색산업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녹색성장을 미래 국가경제의 지향점으로 내세운 우리 정부도 거스를 수 없는 글로벌 경쟁에서 적자(適者)로 살아남기 위해 전략을 가다듬고 있다.
7월 1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8차 녹색성장위원회 보고대회에서는 녹색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논의됐다. ‘녹색성장’ 구호만 부르짖다 경쟁에서 뒤처지는 우(愚)를 범하지 않기 위해 정책적 고민을 거듭한 관계 부처들은 저마다 녹색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청사진들을 내놨다.
먼저 중소기업청의 보고 내용이 눈에 띈다. 국내 산업 전반에 녹색 바람을 불러일으키려면 우리나라 기업의 99퍼센트를 차지하고 고용 인력의 88퍼센트를 감당하고 있는 중소기업계가 변화해야 한다는 점에서 중소기업청의 정책적 결과물은 주목을 받았다.
중소기업청은 친환경 제품 생산 등을 전문으로 하는 중소기업 1천 개를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2013년까지 친환경 부품·소재산업 등을 담당할 중소기업이 1천 개에 이를 수 있도록 기술 개발과 시장 진출 등을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것이 요지다.
1천 개의 녹색 전문 기업들은 친환경 인증을 받은 기술을 적용한 제품의 매출이 총매출액의 3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기업으로 육성된다. 이 같은 목표에는 글로벌 녹색산업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주요 녹색부품과 소재를 국산화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일례로 태양광발전의 핵심 부품인 태양광 모듈의 경우 현재 74퍼센트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친환경 제품인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의 핵심 부품인 LED칩은 70퍼센트 이상을 해외에서 들여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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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중소기업청은 대학과 연구기관을 창업 거점으로 활용하고 ‘녹색기술창업대학’이나 ‘녹색 신기술 창업 집적지역’ 등을 늘려 친환경 산업이 활발히 전개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또 친환경 분야에 전용될 정책자금과 신용보증 규모를 확대하고 녹색 및 신성장 분야에 투자하는 전문 펀드의 규모도 지난해 1천50억원에서 2013년에는 1조1천억원 수준으로 높이기로 했다. 녹색산업 및 신성장 사업 분야에 투입될 정책자금의 규모도 지난해 1천7백30억원에서 올해 4천2백23억원으로 확대된다.
중소기업들이 추진할 만한 유망 녹색기술 개발과제도 선정된다. 태양광과 LED 등 수입 의존도가 높은 9대 분야에서 단기에 상용화가 가능한 부품·소재 개발사업들을 중심으로 오는 10월까지 2백 개의 과제가 정해질 예정이다. 여기서 선정된 과제에 대해서는 연구개발비와 제품 사업화 등에 국고 지원이 이뤄진다.
해당 제품을 대기업에서 구매해주는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아울러 중소기업청은 코트라에 글로벌 녹색협력센터와 해외무역관 녹색수출지원센터 등을 설치해 중소기업들에게 수출 정보를 제공하고 수주 활동을 돕기로 했다. 이는 정보나 해외 영업망이 부족해 글로벌 녹색산업 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의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대기업들도 과감한 녹색 투자에 나선다. 이번 보고대회에서 지식경제부는 내년부터 2013년까지 30대 대기업이 녹색 분야에 22조4천억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보고했다. 이 액수는 지난 3년간 총액인 15조1천억원과 비교해도 48.2퍼센트나 증가한 규모다.
세부 분야별로는 신재생에너지 등 청정에너지 분야에 8조9천억원, 그린카에 5조3천억원, 차세대 전력장치 분야에 4조3천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특히 그린카 분야의 투자 규모는 지난 3년간의 투자 액수보다 배 이상 늘어난다.
기획재정부는 재정과 세제, 금융을 총동원해 녹색산업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우선 녹색산업의 핵심 원재료에 매기는 관세를 깎아주고 녹색기술을 ‘신성장·원천기술 연구개발(R&D)’ 세액공제 대상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2013년까지 1백7조원을 녹색 분야에 투자한다는 계획을 수립하고, 8월에 정책금융공사가 1조5천억원을 출자해 신성장동력산업 펀드를 조성키로 했다. 2008년에 1조4천억원이던 녹색 R&D 예산도 2013년까지 3조5천억원으로 늘리고 2차전지와 미래 원자력 등 10대 기술에 중점 지원할 방침이다.
이날 이명박 대통령은 “산업화·정보화 시대에는 몇 개의 대기업이 한국경제를 이끌었다. 녹색성장 시대에는 원천기술을 가진 중소·중견기업이 한국경제의 중심이 될 것”이라면서 “정부의 전방위적인 뒷받침도 중요하지만 기업인들의 도전정신과 기업가정신이야말로 새로운 미래를 여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안희(연합뉴스 산업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