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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16개 보, 용수·통수능력 확보







 

‘보(洑)’란 농촌 출신 사람들에게 참 정겨운 단어다. 골짜기나 평야를 흐르는 하천을 가로막아 수위를 높여서 취수(取水) 용도로 사용되는 보는 벌거벗은 개구쟁이들이 자맥질이며 개헤엄을 즐기던 물놀이 공간이기도 했다.

예부터 우리 농촌에서 관개용수를 얻기 위해 보를 만들었고, 이를 이용하는 농민들끼리 ‘수리계(水利契)’, ‘보계(洑契)’ 등 이익단체를 조직해 보를 개·보수하거나 관리하고 운영했다.

한국농어촌공사 자료에 따르면 조선시대에 봄가뭄이 들면 물을 모아 사용하기 위해 매년 고정된 위치에 보를 막았는데, 우기(雨期)가 되면 홍수를 견디지 못하고 대부분 유실돼 다음 해 봄에 다시 쌓는 것이 보통이었다.

많은 농민들이 여러 날 걸려 목책과 흙, 돌, 떼를 날라 만든 보가 무너지는 것이 아쉽긴 할 터였지만, 조선시대 보들은 강수량이 조금만 많아져도 곧 무너지도록 만들어졌다. 만일 비가 많이 오는데도 보가 터지지 않는다면 인근의 전답을 침수시키거나 양쪽 제방을 무너뜨려 마을에 큰 수해를 입히기 때문이었다.

물을 가두긴 하되 일정 수준 이상의 수위에 도달하면 물을 방출하는 것, 이것이 바로 예나 지금이나 보의 중요한 기능이다. 4대강살리기 사업 마스터플랜 발표(2009년 6월) 이후 지난해 10월 4대강 유역에 설치될 16개 보의 조감도와 함께 각 보의 형태와 기능이 공개됐다.
 

강바닥의 가장 낮은 곳에 설치되는 16개 보의 주요 기능은 상류의 수위를 유지하여 수량을 확보하는 것이다. 국토해양부와 4대강살리기추진본부는 1조4천6백억원의 예산을 들여 2011년까지 한강(3개소), 낙동강(8개소), 금강(3개소), 영산강(2개소) 등 4대강에 16개 보가 완성되면 8억 톤의 용수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들 16개 보는 수문이 있는 가동보를 일정 부분 혹은 전체 보(한강 여주보)에 적용하고 있어 강바닥에 쌓이는 퇴적물 배출이 가능하고 홍수와 가뭄에 기능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홍수를 막기 위해 무너지기 쉽게 만들었던 조선시대 보의 개념을 수문에 적용한 것이다.





 

일부에서 ‘보 때문에 인근 지역의 홍수가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하거나 ‘홍수기 보의 운영을 위해서는 정확한 일기예보가 전제돼야 한다’ 혹은 ‘홍수기에는 보를 비워둬야 한다’는 주장을 펴는 데 대해 전경수 성균관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는 “보에 대한 개념적 오류에서 파생한 주장”이라고 일축한다.

우선 보는 높이 15미터 이하의 규모로, ‘하천의 흐름을 막아 저장한 물을 생활 및 공업용수, 농업용수, 환경개선용수, 발전, 홍수조절 등의 용도로 이용하기 위한 높이 15미터 이상의 공작물’인 댐과 규모부터 다르며, 물을 가두는 저류공간이 비교도 되지 않는다는 것이 전 교수의 지적이다.

또 홍수 시 보 상류의 수위 상승을 막기 위해 통수능력이 필요한데, 16개 보에 설치되는 수문들이 충분한 통수능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4대강에 설치되는 보는 보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통수능력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 한강 여주보를 제외한 15개 보가 수문이 없는 고정보 부위와 수문이 있는 가동보 부위로 구성된다. 고정보와 가동보의 비중은 지역상황에 따라 다르다.
 

가동보는 또 수문의 작동방식에 따라 ▲둥글게 돌아가는 회전형 수문 ▲앞으로 기울었다 섰다 하는 전도식 수문 ▲오르내리는 승강식 수문으로 구분된다.

8월 13일 16개 보 가운데 가장 먼저 가동된 금강 금남보의 가동보 수문은 전도식 수문으로, 전체 보 길이 3백48미터 가운데 2백 23미터는 가동보, 1백 25미터는 고정보로 만들어졌다.

16개 보 주변에는 물고기가 오르내릴 수 있는 어도(魚道)와 하중도(하천 가운데 만든 섬)를 만들어 생태계 단절 문제를 해소한다. 또 저수로 양 끝에는 소수력발전소를 설치해 시간당 2억7천8백여만 킬로와트의 에너지를 생산한다.

이들 보 디자인은 각 지역의 특색을 살려 건설된다. 금강 부여보는 백마강을 지키기 위해 돌아온 계백장군이 말을 탄 모습을, 낙동강 강정보는 후기 가야시대의 중심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반영해 가야금과 수레바퀴 토기를 형상화했다.
 

글·박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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