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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부여군 정동리 ‘기와마을’에서 농촌체험마을을 운영 중인 정하진(48) 씨. 그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4대강살리기 사업에 적극 반대했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정 씨는 부친이 작고한 후 농지를 물려받아 지난해부터 고향에 내려와 농사를 짓고 있다. 그런데 그의 농지는 금강유역 하천 부지에 속해 있었다. 금강살리기 사업이 시작되면서 생계 터전을 잃게 된 그는 이웃 주민들과 4대강 사업 반대 시위에 열성적으로 참여했다.

정 씨는 “부여보 주변에 토마토를 재배하는 비닐하우스가 많은데 생계와 직결되다 보니 이 지역 주민들은 모두 처음엔 4대강 사업에 반대했다”며 1년 전을 회상했다. 그러던 그가 4대강 사업의 취지를 차츰 이해하고 장기적으로 먹고사는 데 더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 서자 지금은 오히려 4대강 사업의 전도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정 씨는 “사실 하천 부지는 국가 소유 땅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국가에 반납해야 한다는 것을 늘 염두에 두고 있었다”며 “그런 날이 올 것을 감안해 주민 대다수가 대안사업을 구상 중이었다”고 귀띔했다.

그가 말한 대안사업이 바로 현재 운영 중인 농촌체험마을이다. 가족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농사짓기, 물놀이, 전통놀이 등의 체험 프로그램을 묶어서 마을 단위로 운영 중인 사업인데, 현재 기와마을 80가구 중 70퍼센트 이상이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농촌이라는 환경 자체가 하나의 관광자원이 된 셈이다.

정 씨는 “백제 고유의 역사를 그대로 품고 있는 부여는 지역 전체가 관광자원”이라며 “앞으로 주변 부소산, 백제문화단지 등을 자전거 길로 엮어 부여 관내 자전거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런 그에게 4대강살리기 사업은 하나의 기회다. 그는 “4대강 사업으로 금강이 살아나면 우리는 하나의 관광자원을 덤으로 얻는 셈”이라며 “군 단위 예산으로는 엄두도 못 내던 일을 정부가 대신 해주니 마다할 이유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실제로 4대강 가운데서도 금강은 특히 ‘문화’에 가장 큰 방점을 두고 있다. 하천을 중심으로 생태, 문화, 관광, 역사가 어우러진 복합 문화공간을 조성하고, 공주와 부여를 연결하는 뱃길을 복원해 문화관광 루트를 마련하겠다는 것이 금강살리기의 핵심이다.
 

백마강(부여군을 관통하는 금강의 별칭) 하류에 위치한 낙화암은 지금도 황포돛배를 형상화한 유람선을 띄워 관광객들을 모으고 있다. 삼천궁녀가 절벽에서 뛰어내렸다는 일화로 유명한 낙화암은 육로로 가는 것보다는 수로를 이용할 때 더욱 극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낙화암을 찾은 관광객 이순임(50), 이춘희(53) 씨는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물이 깨끗해지고 강 주변이 정비되면 관광객으로서는 더 좋은 것 아니냐”며 “다만 자연환경이 덜 다치는 방향으로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관광객 양현돈(51) 씨도 “육로를 이용했는데, 황포돛배를 타고 왔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기왕 시작된 4대강 사업이니만큼 앞으로의 진행 과정에서 본래의 취지를 잘 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포돛배 선착장인 ‘구드레나루터’ 인근에서 40년째 식당을 운영 중인 표경혜 씨는 “금강살리기야말로 지역발전을 위해 더없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여는 서천, 공주, 논산에 둘러싸인 분지이다 보니 발전이 더뎠던 게 사실”이라며 “금강을 살리면 발전의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표 씨는 “앞으로 부여에서 공주까지 뱃길이 연결되고 강물이 더 맑아지면 관광객이 저절로 찾아올 것”이라며 “공사가 진행 중인 지금도 지난해보다 관광객이 약 30퍼센트 늘었을 만큼 입소문이 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여보가 위치한 백마강 유역은 올가을 열릴 ‘2010 세계대백제전’의 주무대이기도 하다. 특히 낙화암 건너편에는 수상무대가 펼쳐진다.

이병현 부여군 문화관광과 관광기획계장은 “금강유역에 있는 무녕왕릉, 공주박물관, 유적지 터, 한옥마을 등을 관광벨트로 묶는 방법을 구상 중”이라며 “말을 탄 계백장군의 모습을 형상화한 부여보 역시 지역의 랜드마크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강 세종1공구 현장에서 금남보 시공사인 대우건설의 민원과 보상 관련 일을 하고 있는 임흥철(67) 씨. 그는 착공 전 이 사업을 반대하는 시위의 선봉에 섰다가 지금은 주민들과 시공사, 정부 간 소통의 매개자가 돼 있다. 그는 “국책사업에 반대하는 게 아니었다. 주민들도 이 사업에 대해선 긍정적”이라며 “반대한 건 다만 보 주변 하천 부지에서 농사를 짓던 지역민들의 생계 걱정 때문이었다”고 당시 사정을 전했다.

현재 개간비 등과 관련한 보상 문제가 원만히 해결됐고, 지역민들은 4대강살리기 사업 현장에서 일자리를 우선 배정받아 일하고 있다. 그는 “보상받은 분들은 그나마 양반”이라며 “문제는 점용허가를 받지 않고 임의로 농사짓던 분들인데 이분들에겐 우선적으로 일자리를 얻어주고 있다”고 전했다.

충남 연기군 남면 양화리 집성촌에서 67년째 살아온 임 씨에게 금강은 남다른 추억이 깃든 장소이기도 하다. 어릴 적 물놀이를 하던 기억을 회상하던 그는 “그땐 지나가면 모래무지가 밟힐 만큼 물이 깨끗했다”며 오염된 물을 가리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당장 생계 터전을 잃은 우리 같은 사람이야 속은 상하지만 4대강살리기는 언젠가는 해야 할 사업이니 지금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며 “국책사업인 만큼 순리대로 가는 게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취재차 금강을 찾았던 7월 19일 부여군개발위원회 소속 지역 주민들은 4대강살리기추진본부를 방문해 금강살리기 사업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주민들은 “대다수 부여군민은 4대강 사업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금강의 현실을 모른 채 반대하는 분들에게 현지 방문을 꼭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글과 사진·공감코리아(korea.kr)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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