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4대강 살리기 사업을 둘러싼 논쟁이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처음에는 대운하 건설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더니, 그 다음에는 하천생태계를 파괴한다는 이유로 반대를 위한 반대가 이어졌다.
 

다행히 이 같은 주장이 사실이 아니거나 왜곡 내지 과장된 내용임이 속속 드러나면서 한동안 4대강 이야기가 잠잠해지는가 싶었는데 최근 4대강 살리기 사업과 여타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의 예산을 둘러싼 또 다른 의혹이 불거졌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을 계획대로 마무리하려면 대대적인 재정 투입이 불가피하니 도로, 철도 등 다른 SOC 분야의 예산 규모가 자연히 축소될 수밖에 없지 않으냐는 문제 제기가 그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같은 우려는 불필요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미 널리 알려진 대로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올해 준비기간을 거쳐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되며 2012년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계획은 단기간의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 예산을 절감하고 사업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더욱이 4대강 살리기 사업과 여타 SOC사업의 예산편성은 서로 다른 차원에서 검토된다. 언뜻 상호 연관성이 깊어 보이지만 4대강 살리기와 도로, 철도 건설 같은 SOC사업은 각기 다른 목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목적으로 추진되는 사업들 간에는 예산을 저울대 위에 올려놓고 주고받기식으로 편성할 수 없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은 그동안 무관심 속에 방치됐던 우리의 강을 새롭게 가꿈으로써 매년 반복되는 가뭄과 홍수 피해를 방지하고 강의 효용성과 가치를 높이는 데 가장 큰 의의를 두고 있다. 한마디로 4대강을 통해 더 풍요롭고 활력 넘치는 국토공간을 창조하는 한국형 녹색뉴딜 사업이다.
 

이에 반해 도로, 철도 등 여타 SOC사업은 교통혼잡과 물류정체 등 막대한 사회경제적 비용을 저감하고 물류강국, 교통서비스 일류국가로 나아가기 위한 사업이다. 이처럼 서로 대체될 수 없는 분명한 목적과 필요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4대강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여타 SOC사업의 재정 지원이 축소될 수는 없으며 바람직하지도 않다.

 


 

또한 4대강 살리기 사업과 여타 SOC사업은 추진체계도 다르다. 도로, 철도 등 SOC사업은 국토해양부가 교통시설 투자계획 등 중·장기계획에 따라 투자의 우선순위와 타당성, 현실적 여건 등을 고려해 재정 지원 규모와 시기를 결정하고 있다.
 

하지만 4대강 살리기 사업은 국토해양부뿐 아니라 환경부, 농림수산식품부 등 여러 부처가 함께 참여하는 사업이다. 따라서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재원은 정부 전체 차원에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야 할 사안이지 SOC 예산 등 특정 부처의 주요 재원을 축소해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이렇게 볼 때 4대강 살리기 사업 예산을 여타 SOC 예산, 심지어 복지 등 다른 분야 예산의 축소와 연관지어 생각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라 할 수 있다. 앞으로 도로, 철도 등 SOC사업의 내년도 예산은 4대강 사업과 관계없이 정부와 국회의 예산 절차를 통해 사업의 실효성, 시급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될 것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예산편성 과정을 간단히 말하자면, 현재는 각 부처가 기획재정부에 부처 예산요구안을 보낸 상태로서 예산편성의 초기 단계에 해당한다. 앞으로 정부 내 토론과 심의, 국무회의 등 여러 절차를 거쳐 10월 초쯤 확정된 정부 예산안이 국회로 넘어가게 된다. 그러면 다시 두 달 넘게 국회의 예산 심의가 진행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사업별, 부문별 예산은 큰 변화를 겪게 된다. 따라서 이미 확정되어 집행 중인 2009년도 예산과 편성 초기인 현재의 부처 요구안을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며 예산 증감을 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불필요한 오해와 억측만 부를 뿐이다.
 

한편 내년도 예산과 관련해서는 올해 예산의 특수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유례없는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 국내경기 활성화가 시급함에 따라 정부는 1981년 예산안 편성 이래 28년 만에 처음으로 수정예산을 편성했으며, 올해 초 다시 추경예산을 편성해 정부 재정 투자 규모를 대폭 늘렸다. 특히 일자리 창출 효과와 전후방 산업연관 효과가 큰 도로 등 SOC 투자 규모를 크게 늘렸다.
 

따라서 내년에는 자체 투자계획의 조정에 따라 일부 SOC사업 규모가 올해보다 다소 축소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한시적으로 증가된 투자 규모를 본래 수준으로 되돌리는 것이지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재원 마련을 위해 추진되는 것은 아니다.
 

4대강 살리기는 우리 국토를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리는 대역사다. 시급한 일이 소모적인 논란에 막혀 때를 놓치는 일은 없어야 한다. 3년 후에 펼쳐질 녹색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라보며 국민 모두가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힘과 지혜를 모아나가길 기대한다.
 

글·윤학배(국토해양부 정책기획관)



지금 정책주간지 'K-공감' 뉴스레터를 구독하시고,
이메일로 다양한 소식을 받아보세요.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