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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환경·생태분야 전문가들이 한국을 찾아 4대강살리기 사업 현장을 찾았다. 일본의 환경일본규조(珪藻)학회 회장 마야마 시게키(眞山茂樹) 교수(도쿄학예대 생명과학부)를 포함한 일본의 환경·생태분야 전문가 4명은 지난 11월 10일 대구시 달성군의 낙동강 강정고령보를 둘러봤다.
이들은 일본 정부가 자금을 지원하고, 한일 양국 연구팀이 공동 개발한 ‘하천생태 관련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일본 학자들이다. 국내 세미나 참석차 방한했던 이들이 4대강살리기 사업현장 방문을 요청해 강정고령보 방문이 이루어졌다.
이들과 함께 강정고령보를 방문한 대구대 과학교육과 이정호 교수는 “(일본 교수들이) 전부터 4대강 현장을 직접 보고 싶어해 함께 강정보령보를 방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도 ‘하천생태관련 프로젝트’에 한국 측 연구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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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다양한 하천정비사업이 활발하다. 일본의 하천정비사업은 1970년대 경제개발로 인한 수질오염 개선노력에서 시작돼 1990년대 중반부터 수변환경 보존 및 지역 랜드마크 건설로 사업 방향성이 다양화됐다. 2000년대 들어서는 글로벌 환경문제로 관심 분야가 확대됐다.
이날 강정고령보를 찾은 일본 교수들 역시 자국에서 여러 차례 하천정비 사업에 참여한 베테랑들이다. 시찰에 앞서 한국수자원공사의 조영대 강정고령보 건설관리팀장과 만난 자리에서도 깍듯하지만 ‘꼼꼼한’ 질문을 던져 만만치 않은 내공을 엿볼 수 있었다.
도쿄대 농학생명과학연구과 대학원 카토 카즈히로(加藤和弘) 교수는 이날 오전 10시 현장사무실에서 브리핑이 끝나자 먼저 “고령2지구에 많은 수종 중 하필 버드나무를 심은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조 팀장은 “고령2지구에는 약초재배단지가 있었는데, 대구시 상수도의 74퍼센트를 공급하는 취수원에 가까웠기 때문에 비료와 농약으로 인한 수질오염 위험이 있었다. 이곳을 보 건설과 함께 정리하면서 원래 자생하던 버드나무를 재활용해 생태환경으로 탈바꿈시켰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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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교수들은 이밖에도 각자 전문 분야에 따라 “향후 수자원에 대해 발생할 수요를 어떻게 예측했느냐”, “강에 대한 인공적인 조치가 취해진다는 발표에 주민들의 반응은 어떠했느냐”며 일본의 하천정비사업 과정에서 발생했던 문제와 비슷한 문제들에 대해 한국이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궁금해했다.
이날 브리핑은 30분이면 끝나리라는 예상을 벗어나 1시간 30분 가까이 진행됐다. 일본 교수들은 조 팀장으로부터 충분히 납득할만한 답변을 얻고 나서야 강정고령보로 발걸음을 옮겼다.
달성군 다사읍에 위치한 강정고령보는 4대강살리기 사업으로 건설된 16개 보 중에서 가장 큰 규모다. 길이 9백53.5미터, 저수량 1억8백만톤. 2009년 공사가 시작돼 현재 마무리 단계다. 물길을 거슬러 올라가려는 물고기의 습성에 맞춘 아이스하버식 어도도 최대 규모로 설치됐고, 보 상류에는 물고기들이 서식할 수 있도록 인공 물고기집도 갖춰졌다.
일본 교수들은 가동보와 어로를 둘러보며 2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이런 대규모 공사가 끝났다는 사실이 믿기 어려운 눈치였다.
현장에서도 ‘꼼꼼한’ 질문들이 이어졌다.
일본규조학회 회장인 마야마 교수는 “보 건설은 비록 일부지만 강의 흐름을 막아 강물을 고이게 한다. 그래서 물의 체류시간이 길어지면 녹조류가 늘어날 텐데 해결 방안이 있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현장 관계자는 “정체 구역의 경우 태양광으로 작동하는 모터를 설치해 분당 27제곱미터의 물을 대류시켜 녹조를 막고 있다.
물이 흐르는 구간은 준설작업으로 인해 수질이 깨끗해져 녹조가 생기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마야마 교수는 “일본 하천에서도 하천정비작업으로 수질이 좋아져 녹조류가 사라지자 대신 규조류가 대량으로 번식하는 문제가 생기기도 했다. 강은 변화무쌍한 자연생태계이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대응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정호 교수는 “낙동강은 하상계수가 3백50일 정도다. 이는 유량의 변동이 크다는 의미다. 보 건설로 여름철 수자원 관리는 용이해졌을지 모르지만 유량이 줄어드는 겨울철에는 느려진 유속 때문에 관리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한일 양국이 서로의 하천관리 경험을 공유해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한편 11월 10일 서울에서 열린 \'제5차 한국·파라과이 경제공동위원회에 참석한 파라과이 외교사절단 중 일부가 회의를 마친 뒤 4대강살리기 사업 현장을 찾았다.
파라과이 외교부의 구아달루페 이랄라 데 플로렌틴 국제협력과장과 닐다 아코스타 가르세테 아시아·아프리카·오세아시아과장은 11월 11일 오전 경기도 여주군의 한강 강천보와 이포보를 방문했다. 이들은 강천보에서 4대강살리기 사업에 관한 브리핑을 들은 뒤 이포보를 찾아 수변공간 등을 둘러보았다.
파라과이는 국토의 중앙을 흐르는 파라과이강으로 인해 상습적으로 수해를 입고 있는 나라다. 또 기후변화로 인해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기도 하여 수자원 활용과 강 관리에 관심이 높다. 세페리노 발데스 페랄타 주한 파라과이 대사도 지난 9월 26일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4대강살리기 사업에 참여했던 한국 기업들이 파라과이강 개발사업에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글·남창희 객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