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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명품보를 만들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이포보 건설을 담당한 한강살리기 사업 현장 사무소(경기도 여주군 대신면 양촌리)의 장재헌 현장소장(대림산업)은 이포보 개방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장 소장은 얼마 전 이포보가 네티즌이 뽑은 가장 아름다운 보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이포보가 명품보임을 널리 인정받은 거 같아 기뻤다고 말했다. 여주의 역사성과 지역특성을 반영한 이포보 설계는 보다 아름답고, 특성 있고, 기능성이 뛰어난 보로 만들기 위해 대림산업 사장까지 직접 참여해 가며 20번이나 수정됐다고 한다.
장 소장은 이포보의 자랑으로 아름다운 ‘수중정원’을 꼽았다. 직경 1백10미터, 수심 50~80센티미터의 둥근 보름달 모양의 수중정원은 9개의 수문으로 강물이 자연스럽게 드나들며 수심을 유지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서울에서 가깝기도 하고, 이포보란 이름이 널리 알려지다 보니 4대강살리기 사업 반대운동을 하는 분들이 이포보로 많이 오셨습니다.” 장 소장은 “그분들의 목소리를 가능하면 많이 듣고, 반영하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반대 자체가 아니었습니다. 그분들이 현실적으로 실현되기 어려운 요구를 해올 때 가장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그동안 있었던 환경단체의 지적에 대해 부정적으로만 보지 않았다. “처음에는 우리도 힘들었지만, 그분들이 있었기에 오늘날 좀 더 좋은 결과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봅니다.”![]()
“다들 마음고생 많았죠. 하지만 요즘은 밖에 나가 한강을 보면 보람을 느낍니다.”
한강살리기 사업 현장사무소 식당에서 일하는 김순자(60)씨는 인터뷰를 하면서도 계속 주방에서 식사 준비를 하기 바빴다. 이곳 현장사무소에서 1년6개월째 일하고 있는 김씨는 사업 마무리가 되어가는 요즘도 매일 60여 명의 식사를 하루 3번 준비하고 있다. 이곳 현장사무소에도 다른 현장사무소와 마찬가지로 숙식을 하는 직원들이 수십 명. 한때는 좀 더 많았지만, 요즘에는 50여 명이 이곳에서 숙식을 하며 일하고 있다.
다른 두 명의 주방식구와 함께 주방일을 맡아온 김씨는 대구에 집이 있다. 이곳 사무실에서 숙식을 하기에 한 달에 두 번 대구 집에 다녀온다. 김씨는 5년 전부터 대림산업의 현장사무소 주방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대구 지역 건설현장에서 일하다 집에서 떠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이곳 주방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현장직원들이 숙식을 현장에서 해결해 시간을 아껴가며 일을 하기 때문에 직원들을 위해 매일 정시에 따뜻하고 맛있는 식사를 준비하는 것이다.
하지만 사업 초기에는 촘촘한 일정의 주방일보다 바깥에서 있었던 시위와 반대여론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김씨뿐 아니라 이곳 현장 근무자들은 낯선 외부인들에게 4대강살리기 사업에 관한 얘기를 하는 것 자체를 꺼리게 됐다고 한다.
“사업이 완료되는 연말까지 이곳에서 일할 예정입니다. 이포보도 완공됐고, 마음고생에서도 벗어나 기쁩니다.”![]()
“완성된 강정고령보를 보면서 역사적 사업에 참여했다는 자부심을 갖습니다.”
K-water(한국수자원공사)의 최병습 강정고령보건설단장은 강정고령보 개방행사를 맞이한 감회를 이렇게 말했다. 최 단장은 16개보 가운데 규모 면에서 단연 ‘톱’인 강정보에 대해 “다른 보들이 ‘수퍼마켓’ 규모라면 강정고령보는 ‘백화점’”이라고 표현했다. “콘크리트 타설물량만 22만세제곱미터가 투입됐습니다. 다른 보 건설 현장의 경우 적으면 7만, 많아야 12만세제곱미터 정도입니다.”
최 단장은 “강정고령보는 자랑할 게 정말 많은 보”라며 “규모면에서 최고일 뿐 아니라 주위 사람들이 ‘강정고령보 봤으면 보 다봤다’고 말씀하실 정도로 아름답고 기능도 뛰어나다”라고 자랑도 잊지 않았다.
최 단장은 강정고령보가 그저 덩치만 큰 보가 아님을 강조했다.
“가야 유물과 섬유도시 대구 이미지를 첨단기술로 구현한 강정고령보는 가야금 12현을 본떠 만든 고정보 12개 곡선계단에서 물 흘러내리는 모습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첨단 정보기술(IT)이 적용된 물풍금이며, 강수욕이 가능한 낙락섬과 강 조망을 위한 탄금대는 어떻고요. 밤이 되어 조명까지 곁들이면 환상적입니다.”
공학박사 학위를 갖고 메콩강위원회사무국(MRCs) 파견근무 등을 통해 해외 40여 개국을 돌아본 최 단장은 “선진국으로 갈수록 물질적 욕구에서 한 단계 나아가 정신적 욕구가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나는데 그러한 욕구를 실현하는 방안이 수변공간 개발이었다”고 전했다.![]()
“완공된 걸 바라보니 신기하기도 합니다.”
낙동강살리기 사업 강정고령보 현장사무소(대구 달성군 다시읍 죽곡리) 사람들이다. 강정고령보 건설을 담당한 대림산업 직원들 가운데 ‘자칭 타칭’ 현장사무소를 대표하는 ‘얼굴’들이다. 가장 나이가 많은 ‘얼굴’이 임종식(40) 관리차장. 다음이 전태명(35) 공무과장, 그리고 강정고령보 현장의 동갑내기 꽃미남인 제치훈(28) 기사와 김재정(28) 기사다(사진 오른쪽부터). 이들 가운데 강정고령보 현장에 파견되자 아예 가족과 함께 서울에서 대구로 이사 온 전 과장을 제외하고 모두 현장사무소 숙소에서 숙식하며 근무하고 있다.
강정고령보 현장사무소에 상주하는 직원들은 현재 약 50명가량. 임 차장은 “현장직원들은 대림산업 소속인 경우 회사에서 발령을 내기도 하고 다른 건설 현장에서 관련된 경험을 쌓은 사람들을 새로 고용한 경우도 있다”며 “그러다 보니 여러 지역 사람들이 현장사무소에서 함께 숙식을 하게 된다. 집이 멀지 않은 분도 워낙 현장업무가 바쁘다 보니 현장사무소에서 숙식을 해결한다”고 사정을 설명했다.
이들은 그동안 고생스러웠던 일에 대해 “정말 많았다”고 입을 모았다. 다른 현장과 마찬가지로 초기의 반대여론에 마음고생 했다.
임 차장은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데, 칭찬받으며 일해도 시원찮은 마당에 반대단체들의 시위에 항의에 대처하느라 몸과 마음이 모두 힘들었다”고 말했다.
강정고령보는 이번 보 개방으로 전체공정의 98퍼센트가 끝났다.
이들도 곧 ‘고향 앞으로’ 가게 될 것이다.
글과 사진·박경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