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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주변 스토리텔링화… 남도문화 산실로”




필자가 살고 있는 곳은 전라남도 함평군으로 4대강살리기사업이 가장 먼저 마무리되고 있는 영산강과 인접해 있다. 우리 지역은 학교면 일대가 영산강을 끼고 있고 이 일대는 옛날 후백제의 견훤과 태봉국의 장수 왕건이 치열한 싸움을 벌였던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이렇게 기름진 땅과 바다와 통하는 교통의 요지인 영산강은 지난 1976년에 나주댐과 담양댐, 장성댐이 들어섰고, 1981년 12월에는 목포시 옥암동과 영암군 삼호면 나불리 사이에 영산강 하굿둑이 생겼다. 덕분에 가뭄과 홍수, 염해로부터 벗어나기는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죽음의 강’으로 변하고 말았다.




목포에서 지금의 나주시 영산동을 오가는 뱃길은 1977년 10월 마지막 배가 떠남으로써 수운기능까지 완전히 중단되었다. 특히 영산포는 농산물의 집산지로서 이 지역 경제의 중심지역으로 부상해 목포와 함께 성장하다가 1970년대 후반부터 상류의 댐건설과 하류의 영산강 하굿둑의 건설로 지금은 얕은 여울이 되고 말았다.

지난 추석연휴 동안 준공을 앞둔 영산강 승촌보와 죽산보를 일반인에게 임시 개방해 무려 3천5백명이 방문했다. 이곳을 둘러본 사람들은 한결같이 천지가 개벽한 영산강의 새 모습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물이 썩어 흐르지 않던 죽음의 강물이 새롭게 생명의 강으로 부활한 것을 보고 감탄했다. 추억으로만 남아 있던 황포 돛배가 시원하게 물살을 가르며 영산강을 자유롭게 오르내리는 모습과 직접 이 배를 타고 영산강을 온몸으로 느껴보는 감동이 가슴을 설레게 하고도 남았던 것이다. 사람들이 푸근한 고향을 느끼고자 하는 생각은 도시에 살고 있든 시골농촌에 살고 있든 매 한가지다.

영산강살리기 사업은 4대강살리기 사업 가운데 가장 먼저 시작되어 가장 빨리 마무리를 하게 된 성공적인 사업이다. 이제 이 자원을 문화공간으로 최대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예를 들자면 ‘황포돛배와 함께하는 영산강 역사탐방’이라든지 ‘향토문화와 어우러지는 문화 한마당’ 같은 옛것과 현대를 아우르며 누구든지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고품격 문화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지역주민의 휴식공간으로서뿐만 아니라 외지에서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을 유치해 지역경제의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는 문화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영산강 주변을 스토리텔링화하여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역사와 문화를 배우고 작은 연주회를 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여 남도문화의 흥에 취할 수 있는 문화체험 프로그램도 좋겠다.

‘이제야 강다운 강이 된 것 같다’는 것이 다시 생명의 강으로 부활한 영산강에 대한 주민들의 공감대이다. 다음 달 일반인에게 완전 개방하는 영산강의 죽산보와 승촌보의 공식 개방행사가 있는 날을 손꼽아 기다려본다.

글·김철수 (아동문학가·한국문인협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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