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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스타 따라잡기’에 참여한 외국인 관광객
대구 찾는 외국인 관광객 가운데 44.7%가 대만인
대만 청년 린팅윈 씨는 한국을 매우 좋아해 해마다 한국 여행을 하고 싶어 했다. 2019년은 서울, 부산, 대구 등 한국 여행을 많이 다닌 뜻깊은 해였다. 그는 “특히 대구 여행이 인상 깊다”고 손꼽았다. “대구 한 카페에서 본 경치가 인상에 남아요. 알록달록한 가로수와 푸른 하늘, 흰 구름이 어우러져 종일 머물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게 기억납니다. 팔공산, 계산성당 청라지구, 김광석다시그리기길 등을 가봤는데 모두 다 좋았습니다. 전체적으로 대구까지 오는 항공이나 관광교통 시스템도 마음에 들고요. 또 가보고 싶은 곳입니다.”
이 청년처럼 한국에서도 대구 지역을 여행하고 싶다는 외국인 관광객이 최근 늘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대만 관광객의 대구 방문이 활발해지는 분위기다. 항공권 가격 검색사이트 스카이스캐너(Skyscanner)에 따르면 대구는 일본 오카야마, 베트남 다낭을 제치고 2018년 대만 관광객의 단거리 여행 선호 목적지 1위로 꼽혔다. 대구시 관광 전담기구 (사)대구관광뷰로에 따르면 2019년 1∼9월(구성비) 대구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전체 51만 7968명 가운데 대만에서 23만 1685명(44.7%)이, 일본에서 5만 7628명(11.1%), 동남아시아에서 5만 1353명(9.9%)이 온 것으로 집계됐다.
항공사 연계 특가 추진, 주간 이벤트 열고 홍보 박차
대구시는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을 잡기 위해 관광과 항공의 연계를 활성화하고 있다. 대구시와 대구관광뷰로는 대구 항공노선이 있는 항공사와 협력해 특가 프로모션을 추진하고, 여행과 문화 콘텐츠를 소개하는 다양한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다.
2019년 9월에서 10월 사이 45일 동안 진행한 ‘대구 와우 위크 2019(Daegu WOW Week 2019)’를 통해선 태국·대만 관광객 총 9935명(티웨이 6048명, 에어부산 3887명)을 유치했다. 대구관광뷰로 측은 “두 항공사에선 특가 항공권을 제공했고, 우리는 이 항공권을 이용해 대구에 온 관광객들이 ‘와우 위크’라는 이름으로 즐길 만한 관광거리를 제공하는 주간 이벤트를 펼쳤다”고 설명했다.
환영 주간 행사로 관광객들이 대구 길거리 음식을 체험하는 ‘스트리트 푸드 투어(Street Food Tour)’를 준비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메이크업을 가르쳐주는 ‘K-팝 스타 따라잡기’, 여행의 추억을 사진으로 남기는 ‘무료 여행 스냅숏 이벤트’ 등도 진행했다.
모객 시에는 항공사와 대구 온라인 채널을 통한 홍보뿐 아니라 프로모션 페이지를 개설해 각종 이벤트를 펼쳤다. 익스피디아, 스카이스캐너, 구글은 물론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누리소통망(SNS)을 통해 활발한 홍보도 병행했다. 한편, 대만 현지를 찾아 대구 관광에 대한 설명회를 하거나 미디어를 활용해 홍보하는 등 사전 분위기 조성에 힘쓴 것도 대구 관광을 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앞서 2월 한 달 동안에도 ‘유어 데스티네이션, 대구(Your Destination, Daegu)’라는 이름으로 태국 관광객 유치 캠페인을 벌였다. 티웨이항공과 진행한 이 캠페인에서 한 달 동안 태국 관광객을 2616명이나 유치했다. 이는 12월 3일 문화체육관광부와 국토교통부가 한국관광공사, 한국공항공사와 마련한 ‘제2회 관광·항공 협력 포럼’에서 ‘관광과 항공 협력을 통한 지방공항 및 지방관광 활성화’ 주제 우수 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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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여행의 추억을 사진으로 남겨주는 ‘무료 여행 스냅숏 이벤트’에 참여한 외국인 관광객
인기 여행 예능프로그램 통해 지역관광 홍보도 중요
지역관광지가 사랑받으려면 공항 직항편을 운항하는 주요 시장에 대한 집중적인 사전 홍보도 중요하다. 대구의 경우 지역관광지를 배경으로 하는 방송 프로그램 유치, 온라인 인플루언서 초청 홍보를 비롯해 대만과 일본 내 대구 관광 홍보책자 출간, K-팝 커버댄스 홍보 동영상 ‘라이키 대구(Likey Daegu)’ 제작 등 전방위로 사전 홍보 작업에 힘을 쏟았다.
최근(10월 말~11월 초)에는 대만 지상파 방송사 삼립도회대(三立都會台)의 인기 예능프로그램 <아이완커>(愛玩客, iWalker)의 제작팀이 대구를 찾았다. 아이완커는 현지 유명 연예인이 해외 특색 있는 관광과 문화자원을 체험하고 소개하는 여행 전문 프로그램. 자유 여행을 선호하는 대만 20, 30대가 즐길 수 있는 도심 속 활동과 실속 있는 관광지 정보를 연예인의 대사와 자막으로 상세히 소개하는데, 특히 ‘대구 특집’ 편은 대구 근대골목, 앞산전망대, 이월드, 팔공산, 치킨 만들기 체험 등 다양한 콘텐츠를 담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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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트 푸드 투어’에 참여한 외국인 관광객│대구관광뷰로
외국인 배려, 영어·일본어·중국어 안내표기
대구는 관광-교통 협력 차원에서 ‘교통개선시범사업’도 진행 중이다. 대구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교통안내판을 다국어 안내표기로 개선하는 내용의 사업이다. 2020년 2월까지 동대구역 광장 지하도 안내판, 동대구역 고가교 교각 안내판 등 신규 설치 및 개선 안내판 부착 등을 비롯해 KTX 동대구역 역사 내 안내·방향 표기를 개선할 계획이다. 대구시 측은 “이를 통해 외국인들이 공항에 내려서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으로 더욱 쉽게 관광지로 이동할 수 있게 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다국어 교통안내판은 영어, 일본어, 중국어로 표기할 계획이다. 대만 관광객이 늘어났다는 점을 반영해 중국어는 간체와 번체를 모두 표기하기로 했다. 한편, 장기적으로는 외국인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관광지를 더욱 쉽게 찾아갈 수 있도록 다국어로 이뤄진 대중교통 안내 관광지도 제작도 계획 중이다.
김청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