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I를 찍고 있는 환자│한겨레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58세 A 씨는 허리 골절로 대구 소재 척추전문 W병원(간호 3등급)에 입원해 척추 성형술을 받았다. 입원 당일 다인실이 없어 2인실에 6박 7일간 입원했고 병실료 95만 6280원(약 16만 원×6일)을 부담해야 했지만, 7월 1일부터는 병실료 63만 840원(약 11만 원×6일)의 본인부담률 40% 수준인 25만 2300원만 부담하면 돼 약 70만 원의 부담이 줄어든다.
상급종합·종합병원 2·3인실 건강보험 적용(2018년 7월) 이후 후속 조치로 7월부터는 병원과 한방병원의 2·3인실 입원료에도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이에 2인실은 7만 원→2만 7000원, 3인실은 4만 7000원→1만 8000원으로 본인부담금이 줄어든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이 가져온 변화 중 하나다.
2017년 8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이 발표된 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원래 의료비 중 건강보험이 부담하는 보장률은 최근 10년간 60% 수준에서 정체돼 있었다. 이 건강보험의 보장률을 2022년까지 70%로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발표한 대책이 바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이다. 문재인정부는 ‘의료비 걱정에서 자유로운 나라’를 선언하며 2022년까지 건강보험 비급여 대상의 급여화 전환과 개인 의료비 상한액 관리를 통해 가계 의료비 부담을 줄이겠다는 내용의 ‘문재인 케어’ 실행계획을 내놓았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 발표 이후 달라진 서민들의 삶을 살펴보자.
일반병원·한방병원까지 2·3인실 건보
지난 2년 동안 건강보험의 적용 범위는 크게 늘어났다. 4대 중증질환자 등에 제한적으로 건강보험이 적용된 초음파는 간, 담낭 등 상복부(2018년 4월), 신장·항문 등 하복부, 비뇨기(2019년 2월) 등으로 확대됐다. 또 의사의 판단 아래 해당 부위 질환이 있거나 의심되는 경우 건강보험을 적용하며, 환자의 의료비 부담도 기존 대비 절반 수준으로 완화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중환자실·응급실 초음파, 전립선, 자궁 등 생식기 초음파 건강보험 적용이 예정돼 있다.
이와 함께 일부 중중질환자에만 건강보험이 적용된 MRI 검사도 2018년 10월 뇌·뇌혈관을 시작으로 보험 적용을 확대했다. 환자 의료비 부담은 기존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완화됐다. 올 5월에는 눈·귀·코 등 두경부 MRI, 올해 하반기에는 복부·흉부 MRI 건강보험 적용을 계획하고 있다. 향후 2021년까지 모든 MRI·초음파 검사에 건강보험 적용이 확대될 방침이다.
국민 부담이 큰 선택진료비(특진비)와 상급병실비(1~3인실 병실비) 문제도 해결됐다. 2018년 1월 1일부터 선택진료 의사와 선택진료비는 완전히 사라졌다. 기존에는 선택진료 의사에게 진료를 받는 경우 항목에 따라 15~50%의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4인실 이상의 일반 병실이 부족해 불가피하게 상급 병실을 이용하는 환자의 부담을 낮추기 위해 2018년 7월부터 상급종합병원·종합병원의 2·3인실에 대해 건강보험을 적용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병원과 한방병원 2·3인실도 건강보험을 적용할 계획이다.
335만 명 추가로 본인부담 상한제 혜택
노인·아동·여성 등 경제·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필수적 의료비 부담 경감에도 나섰다. 2017년 10월에는 중증 치매환자 진료비 본인부담률을 20~60%에서 10%로 대폭 인하하고 치매가 의심되는 환자의 심층 평가와 감별 진단을 위해 시행하는 신경인지검사에도 건강보험을 적용했다. 2017년 11월부터는 65세 이상 어르신의 틀니 본인부담률을 50%에서 30%로 인하했다.
아울러 올해 1월부터는 12세 이하 아동을 대상으로 광중합형 복합레진 충전(충치치료)에 건강보험을 적용 중이다. 환자 본인부담금은 치과의원 기준 치아 1개당 2만 5000원 수준으로 기존의 치아 1개당 평균 10만 원과 비교해 약 75% 줄었다. 소득 하위 계층이 내야 하는 건강보험 본인부담상한액도 낮췄다. 2018년 1월부터 소득하위 50%의 건강보험 의료비 상한액을 연소득 10% 수준으로 인하해 의료비 부담이 많은 가구는 연간 40만∼50만 원의 의료비가 줄었다.
본인부담상한제는 1년간 건강보험 본인부담금(비급여·선별급여 등 제외)이 개인별 상한액을 초과하는 경우 초과 금액은 공단이 부담하는 제도다. 정부는 이를 통해 향후 5년간 약 335만 명이 추가로 본인부담상한제 혜택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예기치 못한 질병 등의 의료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재난적 의료비 지원도 확대됐다. 4대 중증질환자에게만 제한적으로 지원되던 것을 2018년 7월부터는 소득하위 50%까지, 연간 최대 지원금액도 3000만 원으로 늘어났다. 2018년 7월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1단계 개편에 따라 저소득 지역가입자 568만 가구의 건강보험료는 평균 21% 인하됐다. 고소득 피부양자, 보수 외 고소득 직장가입자 등 상위 1~2% 계층(80만 세대)은 부담 능력에 맞게 적정 부담하도록 조정했다.
“국민이 아픈데 지켜주지 못하는 나라, 의료비 부담으로 가계가 파탄 나는 나라, 환자가 생기면 가족 전체가 함께 고통받는 나라, 이건 나라다운 나라가 아니다.” 문 대통령의 약속은 단계별로 충실히 이행되고 있다.
심은하 기자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방안
■ 2018년 1월 선택진료비 전면 폐지
■ 상복부 초음파는 3만~6만 원(2018년 4월), 상급종합병원 2인실(2등급)은
8만 원(2018년 7월), 뇌 MRI 9만~18만 원(2018년 10월)으로 경감
■ 중증 치매환자의 본인부담 10%(2017년 10월)로 크게 경감. 틀니(1악당) 본인부담은
33만~40만 원(2017년 11월), 임플란트 1개당 부담은 37만 원(2018년 7월)으로 축소
■ 난임시술 행위 표준화 및 필수 시술, 마취, 검사 약제 등에 건강보험이 적용돼
본인부담률 30%로 인하. 18세 이하 치아 홈 메우기 본인부담은 10%
(2017년 10월)로, 15세 이하 입원진료비 본인부담은 5%(2017년 10월)로 인하
■ 장애인 보장구 급여 대상자는 확대(2018년 7월)
■ 본인부담상한제는 소득하위 50%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항목 의료비
본인부담상한액을 연소득의 10% 수준으로 인하(연간 40만~50만 원)해
저소득 계층의 의료비 부담 경감
■ ‘재난적 의료비’를 통해 기준 중위소득 100% 이하 국민은 질환의 구분 없이
소득 대비 과도한 의료비가 발생한 경우 연간 2000만 원까지 의료비 지원
■ 12세 이하 영구치 광중합형 복합레진 충전(충치치료),
구순구개열 치아교정에 건강보험 적용(2019년 1월)
■ 하복부–비뇨기(콩팥, 방광, 항문) 초음파 검사(2019년 2월)
■ 한방 추나요법(2019년 4월)
■ 눈·귀·코·안면 등 두경부 MRI 검사에 건강보험의 보장성 확대(2019년 5월)
■ 병원급 의료기관 2·3인실 건강보험 적용(2019년 7월 예정)
■ 복부·흉부 MRI 검사, 전립선·자궁 등 생식기 초음파 검사에
건강보험 확대 적용(2019년 하반기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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